기업

'JY 방어벽 무너졌다' 꽁꽁 얼어붙은 재계…SK·롯데·CJ도 불똥튀나 '초긴장'

  • 설성인 기자

  • 입력 : 2017.02.17 09:27 | 수정 : 2017.02.17 11:29

    재계는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충격에 빠졌다.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이 총수 부재로 경영시계가 ‘올스톱’되면서 우리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구속이라는 최악의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골몰하고 있다.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입장만 밝혔을뿐, 향후 그룹 경영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SK, 롯데, CJ 등 특검이 대가성 뇌물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는 기업들도 초긴장 상태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기업=피해자’라는 논리가 깨진 상황이라 언제 불똥이 자신들을 향해 튈 지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

    17일 새벽 전해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소식에 재계가 충격에 빠졌다. 사진은 삼성 서초사옥 1층 출입구./조선일보DB
    17일 새벽 전해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소식에 재계가 충격에 빠졌다. 사진은 삼성 서초사옥 1층 출입구./조선일보DB
    ◆ 경영계 “이재용 구속,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큰 부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영계를 대표해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의 11.7%,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대표 기업”이라며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경영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신인도 하락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경영계는 “이건희 회장이 3년째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그룹의 사업계획 차질뿐 아니라 25만명 임직원과 협력업체, 그 가족들까지 불안감이 가중돼 충격이 매우 클 것”이라고 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법원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인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무협은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 부진 속에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안보위기 고조 등 대내외 악재에 가로막혀 있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은 한 기업인의 구속과 기업 이미지 훼손에 그치지 않고 전체 기업인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확대하고 기업가정신을 후퇴시킬 것”이라고 했다.

    재계는 삼성의 경영시계가 올스톱되면서 투자, 채용 전망을 어둡게 해, 내수경기 침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재계 관계자는 “법원이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여 대한민국 대표 기업 최고경영자를 구속한 것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간과한 것”이라며 “삼성이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국가 브랜드는 물론 대외신인도 하락이라는 유무형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박영수 특별검사./조선일보DB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박영수 특별검사./조선일보DB


    ◆ SK·롯데·CJ “불똥 어디로 튀나” 노심초사…투자심리 위축 등 악재

    SK·롯데·CJ 등 특검이 대가성 뇌물 혐의를 조사 중인 기업은 ‘JY 방어벽’이 무너졌다는 사실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동안 ‘기업=피해자’라는 논리를 앞세워 검찰·특검 수사에서 무죄를 주장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특검이 “(삼성 외) 다른 대기업 조사는 시간상 불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수사기간이 연장되거나 향후 검찰로 수사권이 넘어간다면 어느 기업도 앞으로 일어날 일을 장담할 수 없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놓고 박 대통령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2013년 1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는데,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사면 직전 최 회장과 당시 김영태 SK 사장이 의정부교도소에서 나눈 대화록에는 ‘왕회장’, ‘귀국’, ‘숙제’와 같은 수상한 단어가 등장한다. 이를 놓고 대통령이 사면을 이유로 SK가 치러야 할 대가를 요구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3월 박 대통령과 독대한 후 K스포츠·미르재단 출연을 요구받았다. 특검은 롯데가 2015년 말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뒤 다시 사업권을 얻기 위해 K스포츠·미르재단 추가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CJ의 경우 이재현 회장이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배경이 조사대상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넉달째 출국금지 조치를 당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경영에 막대한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투자심리 위축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오는 28일 진행되는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최순실씨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돼 법정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