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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를 주택으로 불법개조…개강철 근생빌라 주의보

  • 이진혁 기자
  • 강민지 인턴기자
  • 입력 : 2017.02.17 06:01

    경기도 고양시에 살던 이선민(32)씨는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직장까지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려고 최근 관악구 신림동에 원룸을 구했다. 집이 깔끔한데다 전세금이 시세보다 낮아 의아했던 이씨는 공인중개업자에게 “문제가 있는 집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공인중개업자는 “이 집은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돼 있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마음 한 구석이 찝찝했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3월 개강철을 앞두고 대학가와 업무시설 밀집 지역 주변에 전·월세 계약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근린생활시설, 즉 상가를 주택으로 불법으로 고친 이른바 ‘근생빌라’가 전·월세로 나온 경우가 많아 세입자가 꼼꼼히 따져보고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교가 밀집돼 있는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인근 거리 모습. 근린생활시설을 주택 용도로 개조한 집이 많아 전·월세 계약을 맺을 때 세입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민지 인턴 기자
    대학교가 밀집돼 있는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인근 거리 모습. 근린생활시설을 주택 용도로 개조한 집이 많아 전·월세 계약을 맺을 때 세입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민지 인턴 기자
    근린생활시설을 주택 용도로 개조한 집은 바닥 난방이 되고 싱크대가 있으며 집 안에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는 등 일반 주택과 겉으로는 다른 점이 거의 없다. 건축물대장을 떼어보지 않는 한 주택과의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게다가 근생빌라의 경우 전입신고를 할 수 있고, 확정일자도 받을 수 있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도 받을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미등기건물, 무허가건물, 옥탑방, 준공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건물, 상가로 허가받은 건물을 주거용으로 개조한 집 등도 세입자가 대항요건만 갖췄다면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입자들이 근생빌라에 대해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임대차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근생빌라와 일반 주택은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우선 근생빌라의 경우 전세자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건축물 대장에는 주택이 아닌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전세금 대출을 받으려는 세입자에게 근생빌라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구청에 불법개조가 적발될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이 경우 건물주는 즉각 원상복구를 해야 해 세입자가 큰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만약 원상복구를 하지 않을 경우 자치구는 시세의 10%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집주인에게 연 2회까지 부과할 수 있다. 그래도 집주인이 원래 용도로 집을 바꿔놓지 않으면 계속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고, 체납되면 건물이 압류될 수도 있다.

    애초 주택 용도로 건물을 짓지 않아 방음이나 단열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다. 근생빌라의 경우 준공 검사가 난 이후 주택으로 불법 개조를 하는 과정에서 목재나 합판 소재의 가벽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창천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신촌 일대는 10가구에 8~9가구 정도가 상가든, 주택이든 불법개조를 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집주인들이 준공허가를 받기 전에는 방을 5개로 만들어놓고, 준공허가가 떨어지는 순간 10개로 늘리는 이른바 ‘방 쪼개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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