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동력으로서 헬스케어 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차기 정부에서도 육성해야 할 단 하나의 산업을 꼽는다면, 헬스케어 산업일 겁니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의 연구개발(R&D)의 대세로 떠오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주목하고 제도적 여건을 마련해야 합니다.”

15일 오전 열린 헬스케어 리더스 포럼에 참석한 국내 헬스케어 리더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15일 오전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주최한 ‘헬스케어 리더스 포럼’에 참석한 국내 의료·제약·바이오 주요 리더들은 한국의 미래 성장을 책임질 핵심 방안이라며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새 도약을 이뤄내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헬스케어 리더스 포럼은 국내 주요 제약사, 다국적 제약사, 주요 병원 등 의료기관, 바이오 벤처,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대표와 임원들이 정보 공유와 정책 제언을 통해 관련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모임이다.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는 인사말에서 “정치, 경제, 안보 등 안팎으로 중요한 사안이 많은 상황에서도 이번 포럼을 마련한 목적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헬스케어 산업에서 정부와 기업, 정치권을 연결하는 공론과 네트워킹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며 “두 달 간격으로 진행되는 이번 포럼을 통해 헬스케어 산업이 진정한 성장동력으로 자리잡는 데 미력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무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보건산업의 정책은 ‘허가냐 금지냐’는 이분법적 관점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여러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기업의 애로사항도 적극적으로 듣고 산업계와도 유기적인 협력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 정국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열린 첫 포럼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주요 3당의 보건의료정책 전문위원들이 참석해 각 당의 보건산업 정책의 방향성을 발표했다. 각당 전문위원들은 보건산업을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산업으로 설정하고 향후 대선에서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은 대통령 직속 미래산업발전위원회를 설치하고 제약·바이오 산업 분과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조원준 민주당 정책위원회 보건의료 전문위원은 “민주당이 그동안 복지 분야에만 신경을 쓰고 보건산업 진흥 정책에는 고민이 적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이를 적극 반영해 보건복지부 장관을 사회부총리로 승격하고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제약·바이오 산업 분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첫 포럼에 참석한 리더들은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세계적인 트렌드에 부합하는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헬스케어 행사 ‘JP 모건 콘퍼런스’에는 바로 앞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쇼인 CES에 들렀다가 오는 사람이 적지 않을 정도로 헬스케어 분야의 기술 융합 속도에 가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JP모건 콘퍼런스에 최근 다녀온 류준수 녹십자 상무(사업개발본부장)는 이날 열린 스몰 토크(small talk) 세션에서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협업(콜라보레이션)과 오픈 이노베이션이 안되면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느꼈다”며 “CES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빠지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JP모건 콘퍼런스에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빠지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석 다국적의약산업협회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려면 정부의 지원과 정책, 규제도 글로벌 수준으로 높여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정책과 제도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수용할 수 있도록 보조를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국내외 제약사 및 바이오 벤처, 스타트업, 의료기관, 정부 등에서 60여명의 리더가 참석했다. 헬스케어 리더스 포럼은 이날 첫 포럼을 시작으로 연중으로 진행되며 보건복지부, 미래창조과학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제약협회,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한국바이오협회가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