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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월 전기차 판매 61% 급감...보조금 축소 영향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 입력 : 2017.02.15 11:53 | 수정 : 2017.02.15 13:40

    중국, 전기차 보조금 20% 축소...1월 낀 춘제연휴도 실적악화에 영향
    로봇 풍력 태양광 일부 신흥산업도 보조금 거품성장 우려 목소리


    중국의 전기자동차 충전소에서 대기하는 전기차 /블룸버그
    중국의 전기자동차 충전소에서 대기하는 전기차 /블룸버그
    중국의 1월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61% 감소했다. 작년 전체 59% 늘던 급증세가 급감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올해 20% 줄어든 것과 지방정부의 보조금 시행규칙이 뒤늦게 나온 탓이 겹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해 첫 성적표만으로 추세적 변화를 진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보조금에 기대 성장한 신흥산업의 성장 진통을 보여준다는 측면도 있다. 중국에서 산업용 로봇과 풍력 태양광 등 보조금에 기대 빠르게 성장해온 다른 신흥산업도 같은 노선을 걸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중국 전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의(승연회)가 최근 발표한 1월 중국의 전기차(승용차 기준) 판매량은 54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했다.

    승연회에 따르면 1월 기준으로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2012년 377대에 불과했지만, 2013년 1019대, 2014년 1893대,2015년 4861대에 이어 2016년 13748대로 급증했다. 작년 1월 182% 증가했던 추세가 올 1월 61%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중국에서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수입 포함해 54만1000여대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2015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가 팔린 나라가 된 것이다. 중국내 전기차 보유량이 100만대를 넘어서 전세계에서 현재 굴러다니는 전기차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있다는 추정도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최근 내놓은 통계에서도 1월 전기차(버스 트럭 포함) 판매량은 5682대로 전년 동기 대비 74.4% 감소했다. 중상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1월 전기승용차 판매는 66.2%, 전기버스는 97.3%, 전기트럭은 74.8% 감소했다. 올 1월만 놓고보면 미국은 전년 동기 대비 71% 급증한 1만615대의 전기차가 팔려 중국을 다시 앞질렀다.

    중국 1월 전기차 판매 61% 급감...보조금 축소 영향
    ◆중국 전기차 성장 거품빼는 과정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국의 새해 첫달 전기차 판매 급감은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있다. 우선 춘제(春節, 설)연휴가 올해 1월27일부터 시작된 게 1월 실적악화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는 2월7일이 춘제 연휴 첫날이었다.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줄인 것도 판매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전년 대비 20% 삭감하고, 지방정부의 보조금이 중앙정부 보조금의 절반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올해부터 시행중이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에 기대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보고 2020년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보조금 축소에 나섰다.

    중국언론에 따르면 한번 충전해서 250km이상을 달릴 수 있는 전기차의 경우 베이징에서 작년만해도 중앙정부 보조금 5만5000위안(약 935만원), 베이징시 보조금 5만5000위안을 받았지만, 올해엔 중앙정부 보조금이 4만4000위안(약 748만원)으로 깍였고, 베이징시 보조금도 2만2000위안(약 374만원)으로 내려갔다. 소비자들로서는 4만4000위안을 더 내게 된 것이다.

    중국 언론들은 전기차의 경우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지역에서 교통체증을 우려해 취하는 번호판 발급 제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데다 전기차 충전소가 꾸준히 늘고 있어 중장기 전망은 밝다고 내다본다.

    특히 지방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관련 새 시행세칙이 1월 이후 나오기 시작해 전기차 생산업체로서는 가격산정에 어려움을 겪어 판매를 늦춘 게 판매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도 있다. 판매 급감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 판매 상위권업체 가운데 장화이 등 일부 업체들의 1월 판매량이 사실상 제로인 게 이를 보여준다.

    1월 전기차 성적표가 나온 이후에도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올해 전기차 판매량 전망치 70~80만대를 유지한 배경이다. 중국이 2007년 신에너지자동차 인허가 제도를 도입한 지 10여년만에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으로 정책의 방향을 틀면서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에서는 전기차 생산기업이 200개를 넘어서면서 ‘무늬만 전기차 기업’이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중국 1월 전기차 판매 61% 급감...보조금 축소 영향
    ◆보조금에 기댄 신흥산업 거품성장 지속될 수 없어

    중국에서는 전기차 뿐 아니라 일반 자동차 시장의 성장도 세금 감면 등 정부 보조에 기대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와는 별개로 올 1월1일부터 배기량 1,600㏄ 이하의 소형차에 부과하는 취득세를 7.5%로 올리기 시작한 게 1월 전체 승용차 판매량이 221만82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것도 정부 보조 축소의 영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중국은 당초 소형차 취득세를 2015년 10월부터 10%에서 5%로 낮춰 2016년말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자동차 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자 취득세 감면을 2017년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그 대신 감면폭은 원래의 5%포인트에서 올해 2.5%포인트로 줄였고, 1월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중국에서는 전기차 외에도 디스플레이 로봇 풍력 태양광 등이 보조금에 기대 거품성장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인 징둥팡(京東方, BOE)은 보조금 왕(王)으로 불릴만하다. 증권일보에 따르면 2016년 1~9월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이 17억9200만위안(약 3046억원)으로 중국 상장사 가운데 보조금 수취 1위를 기록했다.

    과도한 정부 보조금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통상 공세 빌미를 줄 수 있는데다 지속성장을 가로막는 거품성장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신흥산업에 대한 보조금 정책도 구조조정을 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산업용 로봇의 경우 중국에서 지난해 전년 대비 34.3% 증가한 7만2400대 생산됐다. 하지만 “2015년 광둥성과 저장성 두 지방정부가 로봇 기업을 위해 안배한 보조금 예산만 총 21억위안(약 3570억원)을 넘어서 중국 전체 로봇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규모를 웃돌았다”(신랑재경)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작년 12월 발표한 13차 5개년 국가전략신흥산업 발전규획을 통해 차세대정보기술 첨단장비 바이오 디지털창의 등 8대 전략신흥산업의 경제 비중을 2020년 15%로 끌어올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전략신흥산업이 2015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였다. 중국이 거품없는 신흥산업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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