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블랙홀' 인터넷 포털 규제案 만든다

  • 김강한 기자
  • 입력 : 2017.02.15 03:00

    네이버·카카오 광고 매출, 신문·지상파3사 합친 것보다 많아
    사실상 미디어인 포털, 규제 안받아… 방통위, 올 하반기 '밑그림' 발표
    미래부 "인터넷광고 규제 사례 없어", 네이버 "구글 등 규제 힘들어 역차별"

    방송통신위원회가 국내 광고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인터넷 포털 기업에 대한 규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방통위는 방송·신문 등 전통 미디어는 촘촘하게 규제를 받는 반면 온라인 뉴스 유통 등 사실상 미디어 역할을 하는 인터넷 포털 기업이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게다가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국내 광고 시장에 대한 인터넷 포털 기업의 독점력이 갈수록 강화되는 것도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올해 하반기쯤 포털 광고를 규제하는 밑그림을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방통위의 규제 방침이 실현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인터넷 업무를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과도한 시장 규제"라고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데다 현 방통위원들의 임기가 오는 3월 말쯤 대부분 만료되기 때문이다.

    방통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올해 들어 잇따라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넷 기업은 그동안 자율 규제만 있었고 거의 규제가 없었다"면서 "규제가 아예 없으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만큼 올해 구체적으로 규제안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기업들이 검색·메일·커뮤니티·콘텐츠·쇼핑·동영상 등으로 사업 영역을 급속히 확대하며 국내 광고를 독식하는 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카카오는 지난해 우리나라 모든 신문과 지상파3사(KBS·MBC·SBS)의 광고 매출을 더한 액수보다 1400여억원 많은 2조9232억원을 국내 광고로 벌었다.

    인터넷 기업 광고 규제 찬반 의견 정리 표
    방통위는 이미 지난해 4~7월 미래부·행정자치부·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체를 구성해 국장급, 실무진급 회의를 세 차례 진행했다. 장봉진 방통위 방송광고정책과장은 "현재 광고 관련 규정이 여기저기 다른 법령에 흩어져 있고 기준도 제각각 다르다"면서 "인터넷·디지털 옥외 광고 등 새로운 유형의 광고 규제 문제를 모두 논의해보자는 취지로 협의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도 지난해 8월부터 광고 규제 개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작년 12월 개최한 공개 토론회에서 나온 전문가 의견 등을 바탕으로 이달 중 최종 보고서를 낸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KISDI 보고서에 대한 관련 부처의 의견을 수렴해 하반기쯤 규제의 큰 그림을 마련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포털에 대한 역차별 논란도

    방통위 뜻대로 규제가 도입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인터넷 기업의 사업 영역이 광범위해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사업 영역을 획정하기 어려운 데다 구글·페이스북 등 해외 인터넷 기업과의 역차별 논란도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송상훈 미래부 인터넷제도혁신과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인터넷 기업의 광고 규제를 도입한 사례가 없다"면서 "광고총량제 도입 등 방송 규제는 완화하면서 포털 기업에 대한 광고 규제를 만드는 것은 규제 완화 분위기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이버 최인혁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말 실적 발표에서 광고 규제에 대해 "구글·페이스북 등 외국 사업자는 국내 매출을 공개하지 않아 (포털 기업의) 정확한 점유율을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외의 모든 사업자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구글·페이스북은 한국에서 유한회사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을 포함해 방통위원 5명의 임기가 상반기에 모두 만료된다는 것도 변수다. 포털 규제 방침이 차기 방통위 체제에서 뒤집힐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KISDI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방통위와 미래부 간 의견 차이가 커서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광고 시장의 독과점 문제가 심각한 만큼 규제 필요성 등을 점검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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