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ASML 대표 "괄시받던 차세대 반도체 장비 'EUV', 삼성·인텔 필두로 꽃핀다"

조선비즈
  • 황민규 기자
    입력 2017.02.10 15:36 | 수정 2017.02.16 14:55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상용화를 위한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내년부터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많은 기업이 연구개발(R&D)이 아닌 실제 생산라인에 EUV 장비를 도입하게 될 것입니다."

    김영선 ASML코리아 사장(사진)이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상용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영선 사장은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미콘코리아 2017' 행사에 참가해 내년 초부터 삼성전자를 필두로 인텔,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EUV 도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UV 노광장비란 유력한 차세대 반도체 생산장비로, 가시광선보다 짧은 13.5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파장을 이용한 리소그래피(집적회로 설계) 기술을 활용한다. 기존 반도체 장비로 10나노 이하 공정에 적용하면 공정 단계가 늘어나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에 삼성전자, 인텔, TSMC 등은 대안을 찾기 위해 수년 전부터 EUV 노광장비를 개발해온 ASML과의 협력을 통해 10나노 이하 공정 이후 대안을 모색해 왔다.

    ASML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 회사다. 주로 반도체 생산 공정의 핵심인 광학 리소그래피 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회사로 이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약 78%로 사실상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대형 반도체 제조업체, 장비회사들 중 ASML의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회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2000년대 들어 삼성, 인텔 등의 지원을 받아 EUV 노광장비를 개발해 왔다.

    김영선 사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수년 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이제 끝이 보인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까지만 해도 ASML은 EUV 노광장비를 상용화하기 힘들 것이라는 업계의 부정적 전망에 시달렸다.

    일례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ASML 보유 지분 3%의 절반인 1.5%를 매각하자 사실상 ASML과 EUV 장비 공동 개발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루머가 퍼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ASML에 대한 재투자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삼성이 EUV 도입을 포기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SK하이닉스 고위 임원은 작심한 듯 공개 석상에서 ASML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임원은 지난해 8월 열린 '모바일·IoT 포럼 2016'에서 300여 명의 반도체 업체 관계자들을 앞에 두고 "ASML은 (EUV 장비 상용화 시기와 관련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우선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시스템반도체 라인 7나노 공정에 EUV 노광장비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반전됐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부터 시험 양산될 예정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에 EUV를 활용한 7나노 공정을 도입한다.

    SK하이닉스 역시 기조를 바꿨다. 홍성주 SK하이닉스 부사장은 9일 세미콘코리아 2017 기조연설에서 "10나노 이하 미세공정 도입을 위해 EUV 노광장비가 조속히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하며 ASML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마틴 반 덴 브링크 사장을 '불굴의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세계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많은 EUV 노광장비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인텔 역시 내년부터 본격화할 7나노 공정에 EUV 장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은 EUV 장비를 활용해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영역에 활용될 슈퍼컴퓨터용 칩을 소량 생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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