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Study

[Weekly BIZ] 멀리·빠르게·눈에 띄게·현명하게… 창업 성공 4대 DNA

  • 스탠퍼드(미국)=김남희 기자

  • 입력 : 2017.02.11 03:00

    '크리에이터 코드' 저자 에이미 윌킨슨
    "창업 성공한 사람들 공통된 생각과 태도… 누구나 연습하면 적용 가능

    창업 기업 연구자인 에이미 윌킨슨은 “세상의 변화를 끊임없이
    창업 기업 연구자인 에이미 윌킨슨은 “세상의 변화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빠르게 움직여야 남들보다 앞서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에이미 윌킨슨
    한국에선 매년 평균 70만~80만 기업이 새로 생겨난다. 신생 기업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집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창업 후 5년간 생존할 확률은 25%에 불과하다. 4곳 중 1곳만 5년 후에도 살아남는다는 얘기다. 창업 후 3~5년째에 접어들면 대부분이 '데스 밸리(죽음의 계곡)'를 벗어나지 못한 채 기업 수명이 끝난다. 미국에서도 창업 기업의 40% 정도가 3년 후 문을 닫는다. 그렇다면 창업 후 맞닥뜨리는 온갖 장애물을 넘어서고 회사를 키워 성공을 거두는 기업은 어떤 곳일까.

    '크리에이터 코드(The Creator's Code)' 저자인 에이미 윌킨슨(Wilkinson)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회사를 지속시키고 성장시킨 창업자들은 몇 가지 공통된 생각과 태도가 있다"며 "이는 누구나 배우고 연습해서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윌킨슨은 연간 매출이 1억달러를 넘는 기업의 창업자 200명을 만난 후 이들의 창업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현재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기업가 정신과 리더십을 강의하고 있다. 윌킨슨이 제시한 창업 기업가들의 성공 DNA는 네 가지다.

    성공 DNA 1
    멀리 내다보며 문제 해결하라


    "기업들이 아주 빠르게 방향 감각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멀리 내다보는 시야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중간에 구덩이에 빠지지 않는다. 기회를 발견했다면 마음속으로 장기적 미션을 되새기고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숙박 공유 회사인 에어비앤비가 좋은 예다.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이 숙박 공유 사업을 떠올린 것은 2007년 살던 집 월세가 올라 월세를 감당할 수 없는 처지가 됐을 때였다. 이들은 마침 집 근처에서 열리는 디자인 콘퍼런스 기간에 호텔 객실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됐고 자기 집 거실을 돈을 받고 빌려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더니 월세 문제도 해결됐고 사업 기회가 보였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공유 경제'는 낯선 개념이었다. 특히나 낯선 사람과 내 침실을 공유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은 투자금을 대 줄 사람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자기 돈을 쓰다 보니 신용카드 한도도 초과했다. 주위에서 실패라고 생각했지만 이들은 버텨냈다. 자신들의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장기 비전을 그리면서 눈앞의 장애물을 통과할 방법을 계속 찾았기 때문이다."

    창업자들의성공요인
    성공 DNA 2
    경쟁자보다 빠르게 움직여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세상에선 변화를 관찰하고 신속히 결정을 내려 행동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는 뭔가를 발견해냈다면 빨리 결정을 내리고 재빨리 움직여야 한다. 이렇게 하면 아이디어를 즉시 진전시키고 경쟁자를 제압할 수 있다.

    온라인 결제 회사 페이팔은 18개월간 다른 비즈니스 모델 여섯 가지를 거쳤다. 피터 틸과 맥스 레브친은 처음에는 암호화 소프트웨어 아이디어를 추진했는데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금융 정보를 저장하는 전자 지갑과 금융 거래용 차용증 아이디어 역시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들이 팜 파일럿(초창기 PDA) 기기 간에 무선으로 바로 돈을 보낼 수 있도록 개발한 기술은 자금 유치에 성공했지만, 이후 사업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 기술을 알리기 위해 만든 시연용 웹사이트에서 팜 파일럿 기기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금융거래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틸과 레브친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서 물건을 팔고 사는 사람들조차 자신들이 만든 웹사이트에서 결제를 처리하는 것을 보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했다. 두 사람은 일론 머스크가 만든 온라인 결제 회사 엑스닷컴과 합병해 페이팔을 세웠다. 이어 페이팔은 이메일로 돈을 주고받는 결제 시스템을 만들었다. 위협을 느낀 이베이가 페이팔의 경쟁사를 인수해 반격에 나섰을 때도 페이팔은 더 빨리 움직여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페이팔은 닷컴 거품이 꺼져 수많은 기술 기업이 문을 닫던 2002년 이베이에 15억달러에 인수됐다."

    성공 DNA 3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라

    "지금껏 없던 시장이나 소비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는 먼저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소비자에게 다가갈 때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릭 요거트(우유를 농축·발효해 유당이 적고 식품 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요거트) 회사 초바니는 2005년 설립 후 짧은 시간 안에 미국 제조업 성공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창업자인 함디 울루카야는 터키 출신으로 1994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우연히 유가공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2005년 뉴욕에서 크래프트푸드의 공장을 사들였다. 지은 지 100년이 넘어 허물어져 가다시피 하는 공장이었다. 울루카야는 크래프트푸드에서 일했던 직원 4명에 레시피 담당자 등 5명과 공장에서 함께 살며 18개월간 레시피를 개발했다. 불경기에 어려움을 겪던 지역 낙농업자들과도 제휴했다. 2007년 첫 제품을 출시했을 때 울루카야는 공격적으로 판매에 나섰다. 당시 그릭 요거트는 미국 전체 요거트 시장에서 비중이 0.2%에 불과할 정도로 존재가 미미했다. 울루카야는 수퍼마켓에서 인지도가 없는 초바니 제품이 맨 아래에 진열될 것이 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소비자의 시선을 끌 수 있도록 용기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소비자가 내려다보면 눈에 확 들어오도록 용기를 밝은 색으로 제작하고 뚜껑에 로고를 넣었다. 소비자들은 초바니 제품에 열광했고 회사는 창업 5년 만에 매출이 10억달러가 넘는 회사로 성장했다."

    성공 DNA 4
    현명하게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라

    "실리콘밸리에서는 그동안 빨리 실패를 겪고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라는 얘기가 많았다. 그러나 창업의 열매를 맺은 창업자들은 단순 실패가 아닌 '똑똑한' 실패를 자양분으로 삼아 일어선다.

    직장인 SNS인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만은 '실패 한도를 정해두고 거기까지 갔으면 멈춰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끝까지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돌려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호프만은 처음에 소셜넷이란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공통 관심사로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웹사이트로, 현재 링크드인의 초기 버전이다. 첫 사업이 잘 풀리지 않고 실패한 후에 호프만은 페이팔에 합류했다. 페이팔에서 경력을 쌓고 나와 링크드인을 창업했는데, 처음부터 잘된 것은 아니었다. 매일 몇 사람만 가입할 정도로 성장이 느렸고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는 평이 나왔다.

    호프만은 운영 방향을 바꿔 사람들이 가입하기 전에 내가 아는 사람 중 누가 이미 등록했는지를 알아볼 수 있게 했다. 투명하지 않던 모델을 투명하게 바꾸고 개방하면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2008년 금융 위기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구직에 나서면서 링크드인은 큰 성장 기회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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