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Study

[Weekly BIZ] 내·외부 소통 없이 회사 틀어쥔 창업자 독단주의 고집하다 한순간에 추락

  • 김남희 기자

  • 입력 : 2017.02.11 03:00

    [실패연구] 美 생명과학업체 테라노스

    에이미 윌킨슨은 미국 생명과학업체인 테라노스를 재앙적 실패의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특히 현명하게 실패하고 다시 일어선다는 성공 DNA를 실천하지 못한 케이스로 거론한다. 테라노스는 혈액 몇 방울로 수십 가지의 질병을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약 혁신 기업으로 떠올랐다. 기존 혈액 진단 검사보다 빠르고 정확하면서도 검사 비용은 훨씬 적게 든다는 점 때문에 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창업자인 엘리자베스 홈스(Holmes·33)가 19세에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테라노스를 창업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더해져 테라노스는 날아올랐다. 그러나 추락은 한순간이었다. 2015년 10월 월스트리트저널이 테라노스의 혈액 검사 기술이 과장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후 회사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때 홈스는 미국 최연소 여성 억만장자로 이름을 올렸으나 작년 6월 자산 평가액은 0원이 됐다. 테라노스가 혁신 기업에서 사기꾼으로 추락한 이유는 뭘까.

    테라노스의창업부터몰락까지
    테라노스는 창업 후 10년 넘게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테라노스의 핵심 기술은 의학계에서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홈스는 데이터 공개를 하지 않고 연구와 경영을 불투명하게 했다. 2015년 초 존 로아니디스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는 미국 의학협회저널에 '테라노스는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의학 저널에는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10년 넘게 연구소를 비밀스럽게 운영해왔다'고 지적했다. 테라노스는 내부적으로도 막혀 있는 조직이었다. 부서 간 소통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비전문가들 영입해 조언 못 받아

    홈스는 2007년 서니 발와니를 회장으로 영입했다. 발와니는 전자상거래 회사를 창업한 경험은 있었으나, 의학·과학 분야 경력은 전혀 없는 인물이었다. 이사회도 미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와 조지 슐츠,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중부사령부 사령관(현 미 국방장관) 등 각계의 유명 인사들로 채워졌지만, 헬스케어 분야에 조언해줄 수 있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거액을 투자한 벤처캐피털 중에도 이 분야의 기업을 제대로 평가할 만한 곳은 없었다.

    홈스가 저지른 치명적 실수는 회사가 무너져가는 와중에도 회사를 독단적으로 끌어나갔다는 것이다. 경험과 연륜이 있는 '어른의 감독'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혼자 회사를 틀어쥐고 결정권을 놓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마크 저커버그가 셰릴 샌드버그를 최고운영책임자로 데려온 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구글도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에릭 슈밋을 영입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홈스는 지금도 최고경영자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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