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Report

트럼프 시대 3개월 高手는 3가지로 돈 벌었다

  • 정한국 기자
  • 입력 : 2017.02.10 03:01

    수익률 상위 100위 펀드 전문가들, 어디에 투자했을까

    3大 키워드는 '러시아·日·원자재'
    포트폴리오 1~3위는 러시아, 원자재·일본 펀드도 고수익

    90%는 해외 펀드에
    올해 말까지 가입하면 비과세, 변동성 큰 펀드는 주의해야

    역발상 투자 기억하라
    최근 5년 새 바닥 친 펀드 주목… 모두가 투자하라고 할 때 팔기도

    투자자들에게 지난 3개월은 격동의 시기였다. 11월 초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소식이 들렸고, 12월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년 만에 다시 금리를 올리면서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하면서 불확실성을 키웠다.

    변수가 많아 투자 가시거리가 짧았던 이 시기 '고수'들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본지는 온라인 펀드 직접 구매 사이트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최근 3개월간 가입자들의 투자 동향을 분석했다. 전체 가입자 6만8000여명 중 이 기간 펀드에 한 번이라도 투자한 사람은 3만1060명이었다. 이들 중 3개월 평균 수익률이 가장 좋은 '고수' 100명을 추렸다.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16.6%로 전체 투자자 수익률(0.3%)을 압도했다. 투자 키워드는 '러시아와 원자재, 일본' 3가지였다.


    트럼프 시대 3개월 高手는 3가지로 돈 벌었다
    러시아·원자재 펀드 담아 고수익

    수익률 상위 100위의 펀드 고수들이 많이 투자한 펀드 상위 10개를 뽑아봤더니, 1~3위를 포함해 총 4개가 러시아 관련 펀드였다. 원자재 관련 펀드가 2개, 일본 관련 펀드가 2개로 뒤를 이었고, 중국·브라질 펀드가 1개씩 포함됐다.

    고수들이 가장 많이 포트폴리오에 담은 1~3위 펀드는 'JP모간러시아[자](주식-재간접)S-P'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자](주식)C-C-e'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자]1(주식)C-S'였다. 3개 펀드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6~20% 안팎이다.

    8위에도 '신한BNPP봉쥬르러시아[자](H)(주식)(C-S)'가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는 원유 수출 비중이 높은데, 작년 초 배럴당 20달러에 머무르던 유가가 50달러 안팎까지 치솟은 것이 인기몰이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또 장기간 경제 침체를 겪은 뒤 제조업 육성 등 산업 다각화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수들은 또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물가 상승 기대감이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란 점도 놓치지 않았다. 고수들이 가장 눈여겨본 원자재 펀드는 '블랙록월드광업주[자](주식-재간접)(H)(S)'와 'JP모간천연자원[자](주식)S' 펀드였다. 지난 3개월간 14%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자]1(주식)C-S' 같은 브라질 펀드도 브라질이 원자재가 풍부한 나라라는 점 때문에 고수들의 투자 대상이 됐다.

    그 밖에 일본 펀드로는 하이일본고배당포커스[자]H(주식)S, 신한BNPP일본인덱스[자](H)(주식)(C-S)가 순위에 올랐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이 6~8%에 달한다.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오르면서(엔화 가치 하락)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다만 최근엔 상황이 다소 달라졌다. 김재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가치가 추가로 더 떨어지기는 쉽지 않은 데다, 기대감보다는 일본의 경제 지표가 실제로 상승세를 보일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수익 100명, 해외 펀드 비중이 평균 90%

    온라인 펀드 고수들은 투자 침체기에 해외 펀드에서 활로를 찾고 있었다. 최근 3개월간 고수 100명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해보니 해외 펀드 비중이 평균 90%에 달했다. 반면 전체 투자자는 국내 펀드 비중이 평균 55%로 해외 펀드(45%)보다 더 높았다. 작년 2월 도입된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단 분석이다. 올해 말까지 해외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가입일로부터 10년간 주식 매매 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베트남 펀드에 투자해 1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40대 주부 김모씨는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국내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나라도 많고 떠오르는 유망 분야도 많아 선택지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펀드 고수들을 따라 무턱대고 러시아·원자재·브라질 관련 펀드에 가입하는 건 위험 부담이 따를 수 있다. 김승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마케팅팀장은 "펀드 고수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변동성이 큰 펀드가 많은데 원금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펀드를 집중적으로 담았다는 뜻"이라며 "브라질·러시아·원자재 펀드는 한동안 손실이 크게 나 천덕꾸러기 신세였다"고 말했다.

    수익률 상위 100위 펀드 전문가들, 어디에 투자했을까
    바닥을 친 자산을 찾아라

    펀드 고수들의 선구안 비결은 무엇일까. 고수들은 "최근에 인기를 얻고 있는 자산보다 값이 많이 떨어진 자산이 무엇인지 잘 살펴본다"며 역발상 투자를 강조했다. "바닥을 다진 자산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블랙록월드광업주 등 3개 펀드에 투자한 50대 고수 김모씨는 "최근 10년간 운용 성적이 좋은 운용사 3개를 정하고, 그 회사가 굴리는 규모가 큰 펀드 중에서 현재 기준 가격이 최근 5년 새 가장 많이 떨어진 펀드를 사는 게 나의 비법"이라고 말했다. 5500만원가량을 펀드에 투자해 수익률 30%를 기록하고 있는 김모(56)씨도 "최근 값이 떨어진 자산이 있으면 지난 3년간의 추이를 살펴 반등할 수 있을지 검토해 본다"고 했다. 김씨는 "일단 적은 금액으로 펀드에 투자한 후 내가 생각한 대로 수익률이 움직이면 그때 투자액을 늘리는 방법을 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다 투자하라고 할 때는 환매할 때"라는 조언도 나왔다. 중국 펀드에 가입해 20%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직장인 한모(28)씨는 "진짜 지금 투자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때는 오히려 투자 과열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