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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환보유액 3조달러 붕괴...자산거품 억제 딜레마 직면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 입력 : 2017.02.08 06:03 | 수정 : 2017.02.08 06:19

    中,1월말 외환보유액 2조9982억달러 6년여만에 최저...WSJ “금융사 자금경색 심화”
    자산거품 억제위한 정책금리 인상 충격이 배가될 수 있어...미중 환율전쟁 우려도 키워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1월에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통하던 3조달러 밑으로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1년 2월(2조 9914억달러) 이후 5년 11개월만에 처음이다.

    7일 인민은행은 외환보유액이 1월말 2조9982억달러로 작년 12월말(3조105억달러)에 비해 123억달러(0.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예상치(3조4억달러)를 밑도는 것으로 7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외환보유액 3조달러 붕괴는 위안화 절하 가속화에 따른 미∙중간 환율전쟁 우려와 자산거품 억제에 나선 중국 당국의 통화정책 딜레마를 부각시킨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외환시장의 수급균형을 위한 외환 공급(위안화 절하를 막기 위한 시장개입을 의미)이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주요인이라며 춘제(春節, 설) 연휴 해외여행과 소비가 늘고 기업부채 상환이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도 외환 수요를 늘려 외환보유액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외환관리국은 그러나 달러 약세로 국제금융시장에서 비 달러 통화들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달러 대비 상승하면서 달러로 환산한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는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달러 이외 다른 통화 표시 자산으로도 외환보유액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까닭이다. 궈타이쥔안증권은 이로 인한 외환보유액 증가분이 250억달러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주요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는 1월 2.75% 하락했고, 이 때문에 같은 기간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1.04% 상승한 달러당 6.8780위안(1월26일 종가)으로 1월 거래를 끝냈다. 위안화가 반짝 강세를 보인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1월에 외환보유액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통하던 3조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고 7일 발표했다. /블룸버그
    중국 인민은행은 1월에 외환보유액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통하던 3조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고 7일 발표했다. /블룸버그
    ◆외환보유액 지속 감소-위안화 추가 절하-미중 환율전쟁 시나리오 가능성

    중국 외환보유액 3조달러 붕괴...자산거품 억제 딜레마 직면
    중국에서는 당국이 외환보유액 3조달러를 사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3조달러 붕괴가 이뤄질 경우 위안화 절하가 빨라질 것이고, 이는 자본유출을 가속화하는 악순환 시나리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탓이다.

    이같은 우려는 “외환보유액이 심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3조달러 밑으로 내려가면서 중국 당국자들은 추가적인 외환보유액 감소를 막아야하는 압력을 더욱 많이 받게됐다.중국이 추가적인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거대한 전투에 직면하고 있다”(IHS글로벌인사이트의 라지프 비스와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진단과 맥이 통한다.

    톰 오릭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수석아시아이코노미스트도 “위안화 강세와 강화된 자본통제 그리고 큰폭의 외환자산 재평가도 외환보유액 감소를 막지 못했다”며 “3조달러 붕괴는 당국자들이 자본유출과의 전쟁을 일시적으로도 중단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외환보유액 감소 지속-위안화 추가 절하-미국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환율전쟁 격화 등의 시나리오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1월 외환보유액 수치가 발표된 뒤 역내외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떨어진 것은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향후 구체화하게 될 대중 통상정책과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등도 위안화 환율과 외환보유액 추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외환관리국 “위안화 안정적인 강세 통화 될 것”

    중국 외환보유액 3조달러 붕괴...자산거품 억제 딜레마 직면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 보다 감소폭이 줄고 있는 추세를 봐야한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해리슨 후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모든 댓가를 치르고서라도 3조달러를 사수하려고 하지는 않았다”며 “외환보유액이 안정되는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환관리국도 1월 한달간의 외환보유액 감소폭 123억달러가 전년 동월의 감소폭에 비해 872억달러가 적고, 작년 12월에 비하면 288억달러가 더 적은 수준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감소폭이 뚜렷히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당국자들과 관영 매체들은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 밑으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라는 점과 적정 외환보유액을 훨씬 웃돈다는 지적도 부각하고 있다. 최소 3개월 수입물량을 지불할 수 있는 수준(4000억달러)과 단기외채 100%를 갚을 수 있는 수준(9000억달러)을 합쳐도 1조3000억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액을 2조6000억~2조8000억달러로 본다.

    외환관리국은 “중국 경제의 중고속성장 유지,경상수지 흑자 유지, 비교적 좋은 재정상황, 금융시스템의 안정적인 펀더멘털 불변 등이 위안화가 안정적인 강세 통화가 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외환보유액이 합리적으로 충분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촉진할 수 있는 요인들”이라고 강조했다.

    궈타이쥔안증권은 과도한 유동성이 줄고, 자본통제를 위한 감독이 강화되고,위안화 절상에 대한 해외의 압박이 커지는 점 등을 들어 향후 1~2분기 내에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7위안대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외환보유액과 위안화 환율 예측은 엇갈리지만 자본유출 억제를 위한 자본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한다. 국제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통화정책의 독립성 환율 안정 등 3가지를 동시에 이룰 수 없는 트릴레마 속 중국이 꺼낸 카드는 자본흐름에 대한 규제라는 지적이다.

    ◆꼬이는 자산거품 억제 대책...정책금리 인상 따른 유동성 위축 충격 증폭 우려

    다시 상승하는 중국 국채금리 파란색은 1년만기, 빨간색은 10년만기./화얼제젠원
    다시 상승하는 중국 국채금리 파란색은 1년만기, 빨간색은 10년만기./화얼제젠원

    중국의 외환보유액 감소가 야기하는 또 다른 우려는 이미 자산거품 억제를 위한 정책금리의 잇단 인상으로 불거진 금융사의 자금경색 심화-개인과 기업 자금조달 비용 상승-부동산 거품 붕괴-실물경제 타격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환보유액 감소가 유동성 위축을 불러와 결과적으로 기업과 개인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일 수 있다며 유동성 위축 충격없이 자산거품을 억제하려는 중국 당국의 접근을 꼬이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금융리스크 방지와 자산거품 억제를 올해 경제운용 우선순위에 올린 뒤 최근 자금시장에서 잇따라 취한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위축 충격이 배가될 수 있다는 우려다. 외환보유액 3조달러 붕괴가 중국의 자산거품 억제 딜레마를 부각시킨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인민은행은 춘제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3일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역레포(역RP) 금리를 0.1%포인트 올렸다.같은 날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익일물 7일물 1개월물 3종의 금리 밴드 상한선도 0.35%포인트, 0.1%포인트, 0.1%포인트씩 인상했다. 앞서 1월24일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6개월과 1년 만기 금리를 각각 0.1%포인트 올렸다. MLF가 2014년 9월 처음 도입된 이후 첫 인상이다.

    금융사를 상대로 한 이들 정책금리 인상은 은행의 예금과 대출금리인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과 다르다. 교통은행(交通銀行)의 롄핑(连平)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금융회사가 정책금리 인상을 자체 소화할 경우 기업이나 개인은 금리인상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금시장의 정책금리 조정이 금융사의 자금경색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기준금리 조정에 따른 영향에 비해 크게 낮다는 설명이다.

    인민대 충양(重陽)금융연구원 동시먀오(董希淼)객좌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충격완화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줌으로써 거시경제와 금융안전에 비교적 큰 충격이 가는 것을 막는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UBS는 2016년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277%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는 부채비율이 당국자들로 하여금 더 높은 금리를 용인하도록 하는 것을 제한하지만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자산거품을 막기 위해 시장의 금리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2014년 10월 금리인하를 시작으로 작년 3월까지 금리와 은행 지급준비율을 각각 6차례 내렸다. 외환보유액 감소로 유동성이 크게 줄어든 시기이다. 하지만 지난해 외환보유액이 3198억달러 줄었음에도 중국 당국은 유동성을 확충할 수 있는 기준금리와 지준율 인하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유동성 확충이 되레 자산거품과 기업부채 증가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은 되레 작년 10월 이후 통화완화에서 긴축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자산 거품과 부채 급증이 주요 리스크로 부각된 탓이다. 하지만 긴축이 미칠 충격을 감안해 자금시장의 금리를 높이는 형식을 통한 점진적인 긴축으로 방향을 잡았다.

    자금시장의 금리인상은 우선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016년 8월중순 2.64%에서 현재 3.42%로 올라설 만큼 긴축 흐름이 채권시장에 우선 반영된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이 통화긴축 주기에 진입했다는 진단에 고개를 젓는 것은 긴축 가속화가 외환보유액 감소에 따른 유동성 위축과 맞물릴 경우 경기침체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신화통신은 “온건한 통화정책이 더욱 중성(中性)적일 필요가 있다”며 “향후 통화정책이 형세 변화에 근거에 더욱 신중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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