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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인사이드]② 남성 화장품 시장 1조 5000억원 시대…‘남성 뷰티 유튜버’ 인기

  • 조현정 인턴 기자
  • 조선비즈 문화부

  • 입력 : 2017.02.01 06:00 | 수정 : 2017.02.06 08:18

    방송인 김기수, 뷰티 유튜버로 전향해 제2의 전성기 맞아 “남자에게도 외모는 경쟁력”
    해외도 남성 뷰티 유튜버 열풍…커버걸·메이블린 등 유명 브랜드 모델로 발탁
    국내 남성 뷰티 유튜버들 “아직 편견 남아있어”…사회 인식 변화도 필요

    방송인 김기수는 뷰티 유튜버로 전향해 SBS 모바일 브랜드 모비딕의 ‘방송국에 사는 언니들’에서 신규 콘텐츠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를 진행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김기수 제공
    방송인 김기수는 뷰티 유튜버로 전향해 SBS 모바일 브랜드 모비딕의 ‘방송국에 사는 언니들’에서 신규 콘텐츠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를 진행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김기수 제공
    방송인 김기수(39)는 지난해 11월부터 뷰티 유튜버로 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자칭 ‘코덕(화장품 애호가)’이었던 그는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때문에 30년 동안 숨어서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의 권유로 용기를 내 뷰티 유튜버를 시작한 그는 첫 뷰티 동영상에서 조회 수 30만명을 달성하며 인기 유튜버로 발돋움했다.

    김기수는 “최근 미용실에 가보면 두피 케어부터 눈썹 정리까지 받는 남자가 많다”며 “이제는 남자도 자신을 꾸미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남자 뷰티 유튜버 중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건 뷰티 브랜드를 만들어 보는 것이 꿈”이라며 “남자에게도 외모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루밍족(Grooming·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이 늘어나면서 남성 화장품도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남성 화장품 시장은 작년 1조 3000억원에서 올해 1조 5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화장품에 문외한인 남성들에게 각종 화장법과 제품 추천을 해주는 ‘남성 뷰티 유튜버’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트렌드 분석가이자 경영전략 컨설턴트인 날카로운 상상력 연구소 김용섭 소장은 “자신을 꾸미는 건 남녀 모두의 보편적 선택이 됐다”고 강조한다. 그는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한 한국에서 외모는 또 하나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20대는 취직을 위해서 40대는 직장생활을 더 길게 하려고 외모에 투자하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에게 투자하는 ‘그루밍 족’도 증가했지만, 경쟁시대 생존을 위한 절박한 변신으로 화장을 선택하는 이들도 많아졌다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 뷰티 유튜버 매니 쿠티에레스(왼)는 유명 화장품 브랜드 메이블린의 첫 남성 모델로 발탁됐다./유튜브 캡처
    미국의 유명 뷰티 유튜버 매니 쿠티에레스(왼)는 유명 화장품 브랜드 메이블린의 첫 남성 모델로 발탁됐다./유튜브 캡처
    ◆ 국내외를 넘나드는 ‘남성 뷰티 유튜버’ 열풍…“뷰티 브랜드 모델부터 홈쇼핑 출연까지”

    해외의 경우 남성 뷰티 유튜버가 한 메이크업 브랜드의 남성 모델로 발탁되는 등 한국보다 한발 앞서 주목받고 있다. 유명 남성 뷰티 유튜버인 제임스 찰스는 미국 뷰티 브랜드 ‘커버걸’의 남성 모델에 최초로 발탁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미국 유명 화장품 브랜드 ‘메이블린’ 또한 유명한 남성 뷰티 유튜버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매니 구티에레스를 브랜드의 첫 남성 모델로 선정했다. 구티에레스는 2014년부터 메이크업 강의를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해 현재 200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인기 유튜버가 됐다.

    한국 또한 남성 뷰티 유튜버들이 점차 큰 인기를 얻으면서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CJ오쇼핑은 인기 남성 뷰티 유튜버 레오 제이(LEO J)와 손잡고 뷰티 상품 전문 프로그램인 ‘뷰티의 신’을 선보였다. 레오제이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8만 7000명에 이르며, 누적 조회수만 270만 회에 달한다.

    뷰티 유튜버 원딘(위)과 김상준(아래)은 일상적인 메이크업부터 특수한 커버 메이크업까지 다양한 화장 튜토리얼을 보여주며 인기를 얻고 있다./원딘·준이 제공
    뷰티 유튜버 원딘(위)과 김상준(아래)은 일상적인 메이크업부터 특수한 커버 메이크업까지 다양한 화장 튜토리얼을 보여주며 인기를 얻고 있다./원딘·준이 제공
    뷰티 콘텐츠의 주된 구독자가 여성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남성 구독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뷰티 유튜버 원딘(19)은 “2015년 8월 처음 뷰티 유튜버를 시작했을 때는 남자 뷰티 유튜버가 2~3명이었는데 1년 사이에 많이 늘었다”며 “화장을 처음 시작하는 남성들이 제품을 추천받거나 화장법을 문의하는 연락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 MCN을 통해 뷰티 유튜버를 시작한 준이(18) 씨 또한 “제 영상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해주는 남성 구독자가 많다”며 “유튜브 통계를 보면 총 조회 수 100만회 중 약 20%는 남성 구독자가 시청한 것이기 때문에, 꾸미는 남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걸 체감한다”고 밝혔다.

    ◆ 악성 댓글에 상처받는 남성 뷰티 유튜버들…‘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

    ‘화장하는 남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은 남아있다. 뷰티 유튜버 원딘과 준이는 “뿌듯할 때도 있지만 심한 악성 댓글때문에 힘든 부분도 있다”며 “‘남자인데 왜 화장을 하느냐’며 편견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아직도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방송인 김기수 또한 심한 악성 댓글을 보고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과거 DJ 활동을 하며 진하게 화장한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갔는데, 이후 심한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며 “‘성괴(성형 괴물)같다’, ‘어머니는 그러고 다니는 걸 아느냐’ 등 인신공격성 댓글에 상처를 받아서 가벼운 대인기피증을 겪기도 했다”고 밝혔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남성 스타일 박람회 ‘맨즈쇼(Men’s Show) 2017’이 열렸다. 지난 13일부터 열린 이 행사에는 사흘간 남성 4만명이 방문했다./사진=김연정 객원기자
    15일 오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남성 스타일 박람회 ‘맨즈쇼(Men’s Show) 2017’이 열렸다. 지난 13일부터 열린 이 행사에는 사흘간 남성 4만명이 방문했다./사진=김연정 객원기자
    그는 “움츠러들지 않고 오히려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당당히 보여줬을 때 사람들이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뷰티 유튜버로 전향한 이후 여러 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악플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들도 꾸미는 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사회의 인식 변화와 남성 화장품 시장의 확대 등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섭 소장은 “화장하는 남자가 확산되는 것과 유튜버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각기 따로 존재하는 흐름”이라며 “두 가지 흐름이 맞닿아 남성 뷰티 유튜버가 약진했고,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호의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여성 뷰티와 패션 유튜버가 더 활발하지만, 남성 뷰티 유튜버는 앞으로 가장 필요한 콘텐츠 생산자 중 하나로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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