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만은 못하지만… 금융권 '챗봇' 도입 붐

조선일보
  • 양모듬 기자
    입력 2017.01.25 03:00

    [금융상품 질문하면 알아서 응답… 기술력 어디까지 왔나]

    24시간 고객 응대 가능하고 스트레스 안 받는 게 장점
    年 수백억원 콜센터 비용 절감

    초기 단계라 때론 엉뚱한 답변
    아직 10대 청소년 수준이지만 내년 초엔 AI 상담원 등장할 듯

    "대출 심사는 얼마나 걸리나요?"(고객)

    "심사는 보통 3~4일 걸립니다."(챗봇)

    "평균 대출 금리는요?" (고객)

    "금리는 5~18퍼센트이고, 대출한도는 개인은 최대 3000만원까지, 사업자는 3억원까지, 부동산은 LTV를 감안하여 최대 100%까지 적용합니다."(챗봇)

    챗봇 대화 내용 예시
    금융권에서 인공지능(AI) '왓슨'을 벤치마킹해 고객과 소통하는 '챗봇(ChatBot)'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챗봇은 '고객과 채팅을 주고받을 수 있는 로봇'의 줄임말이다. 고객이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금융 상품과 관련한 질문을 하면, 챗봇이 자동으로 응답을 해주는 식이다. AI가 챗봇에 탑재되는 등 기술이 고도화되면 금융권 콜센터가 챗봇 등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속속 입성하는 '왓슨' 친구 '챗봇'

    현재 금융권에서 서비스 중인 챗봇은 NH농협은행 '금융봇', 동부화재 '프로미 챗봇', 라이나생명 '챗봇', P2P업체 8퍼센트의 '에이다' 등이다. 이외에도 우리은행, 기업은행, 신한카드 등 다양한 금융회사에서 챗봇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챗봇의 장점으로 24시간 고객 응대가 가능하고, 상담원의 감정 노동을 경감시켜 준다는 점을 꼽는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고객 질문이 금리 수준과 대출 한도, 대출 소요기간 등 엇비슷하기 마련"이라며 "이러한 반복 업무만 챗봇이 커버해도 상담원의 수고를 상당 부분 덜 수 있다"고 했다. 또 은행마다 차이는 있지만 콜센터 유지·운영 비용으로 연간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만큼, 인건비도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의 경우 콜센터 직원이 1600명, 하루 통화 건수는 총 13만건에 달한다"며 "AI를 도입하면 콜센터 운영을 효율화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업체와 협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 엉뚱한 답변도 많아

    하지만 국내 챗봇은 아직은 초기 단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다수의 챗봇은 고객이 질문을 던지면, 챗봇이 미리 입력돼 있는 답변을 객관식으로 나열한 뒤, 고객에게 필요한 답을 고르도록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나생명 '챗봇'은 "부모님 보험을 추천해주세요"라고 입력하자, '보험금 상속 문의' '치아보험급여금 청구 안내' 등 엉뚱한 답변들을 내놨다.

    반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자가 학습 알고리즘'이 탑재된 8퍼센트의 '에이다'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에이다는 생소한 문의가 10여번 반복되면 챗봇이 자동으로 20분 정도 학습을 한다. 실제 8퍼센트 페이스북 페이지에 "평균 대출금리가 얼마인지"를 묻자, "5~18퍼센트이고, 대출한도는 개인은 최대 3000만원까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해당 챗봇을 개발한 데이터나다(DATANADA)의 존박 대표는 "현재 챗봇은 10대 중반 청소년 수준이지만, 학습이 누적되는 내년 3월쯤엔 8퍼센트 고객응대의 30% 이상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콜센터 대체할 것"

    이웃 일본의 보험업계에선 AI가 상담뿐 아니라 보험 설계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본 후코쿠(富國) 생명은 올해부터 보험금 지급 심사에 '왓슨'을 투입해 의사의 진단서를 바탕으로 지급 보험금을 산정할 방침이다.

    우리나라에선 AI 챗봇이나 AI 상담원이 올해부터 본격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왓슨'의 국내 사업 파트너사인 SK C&C는 외국 보험사의 '차세대 콜센터 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내년 3월이면 국내 보험사에서 인공지능 상담원이 등장할 전망이다. 왓슨의 한국어 인식 정확도는 96% 정도로, IT업계는 2020년이면 왓슨 같은 인공지능이 콜센터 인력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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