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독주와 질주]① 검색시장 장악한 네이버의 광고 오염...윤리 의식 실종에 '가짜 전문병원'도 버젓이 노출

조선비즈
  • 노자운 기자
    입력 2017.01.17 10:25

    한국 인터넷 사용자들은 네이버에 대해 ‘양가감정(兩價感情)’을 갖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공룡들이 활개치는 디지털 세계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는 점에서는 박수를 보내면서도, 시장 독점 행위로 국내 생태계를 교란하는 포식자(捕食者)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국내 인터넷 업계 대표주자인 네이버가 전체 생태계를 활성화하며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려면 무엇을 개선해야 할까. 세계 최대 디지털 제국을 건설한 구글의 명암을 조명해 온 조선비즈는 새해 ‘네이버 독주와 질주’ 시리즈를 새롭게 시작한다. 국내 디지털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생태계 참여자와 독자의 아낌없는 조언을 기다린다. [편집자주]

    국내 인터넷 검색 시장은 지난 13년 간 ‘네이버 (NAVER(035420)) 천하’였다. 2004년 다음을 누르고 1위 검색 엔진으로 등극한 뒤, 네이버가 쌓은 철옹성은 해를 거듭할 수록 더 굳건해졌다. 현재는 전체 쿼리(검색 질의)의 75% 이상이 네이버에서 나오고 있다.

    네이버의 검색 권력 독점은 결과적으로 네이버 스스로에도 해악이 됐다. 이용자가 지나치게 몰리다보니, 광고가 개입되지 말아야 할 서비스마저도 광고판으로 전락했고 자격이 미달된 병원의 광고까지 검색 결과에 그대로 내보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국내 인터넷 ‘공룡’ 네이버의 독점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시장은 물론 광고와 커머스 시장도 독점하며 국내 인터넷 생태계의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조선일보DB
    ◆네이버 검색 살린 ‘지식인’ 오염 심각...광고 대행업체도 성행

    현재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2위 업체인 다음의 5배에 달한다.

    17일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네이버의 PC 검색 쿼리는 총 26억5100만개로 다음(5억4000만건)을 크게 앞질렀다. 네이버와 다음의 PC 검색 쿼리 점유율은 각각 75.3%, 15.4%였다. 닐슨코리안클릭은 모바일 쿼리에 대한 자료는 일절 제공하고 있지 않다.

    페이지뷰(특정 웹사이트를 열어본 횟수)의 차이는 더 크다. 네이버의 페이지뷰는 32억5000만건, 다음 페이지뷰는 5억7300만건이었다. 네이버가 약 6배나 많다.

    네이버의 검색 시장 독점이 초래한 대표적인 부작용은 이용자 스스로 묻고 답하는 지식인 서비스의 변질이다.

    지식인은 사용자 간 질문·답변 서비스다. ‘지식 나눔’을 표방하는 이 서비스는 2002년 처음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네이버를 포털 업계 1위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었다.

    이제 지식인에서 순수한 지식·상식 콘텐츠를 찾아보기 힘들다. 특정 업체의 상호명을 광고한다든가 홍보할 홈페이지로 연결하는 등 선의를 가장한 홍보성 글이 답변을 채우고 있다. 질문 내용 자체에 특정 키워드를 반복 입력해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시킨 뒤, 답변을 통해 광고하는 노골적인 방법도 있다.

    지식인에 올라온 질문·답변. ‘부평’이라는 지역명과 ‘필러’를 결합한 ‘부평필러’라는 키워드를 질문에 반복 입력해 검색 결과 상단에 표출되도록 했다. 답변의 네임카드를 누르면 특정 성형외과의 카페로 이동한다. /네이버 지식인 캡처
    네이버는 현재 지식인 답변에 특정 상호명이나 연락처를 기재하는 것을 금지하며, 적발될 경우 즉시 삭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네임카드(지식인 답변자의 아이디와 간략한 소개가 적힌 이름표)를 통해 특정 업체 홈페이지 접속을 유도하는 행위도 지양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은 네이버의 단속망을 피해 지식인을 통한 광고를 계속하고 있다. 지식인에 광고를 대신 올려주는 광고 대행 업체들까지 성행하고 있다.

    한 검색 광고 대행 업체 관계자는 “네이버 이용자가 지식인에서 특정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광고물이 페이지 상단에 노출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준다”며 “키워드 한개에 대한 광고 대행 비용은 월 30만~5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들 대행 업체는 파워블로거(영향력이 큰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과 손잡고 블로그를 통한 검색 광고를 대신해주기도 한다. 이 경우 수익은 대행 업체와 파워블로거가 임의로 나눠 갖는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식인을 통한 광고를 지양하고 있지만, 법적 처벌 근거가 없고 규정 위반 사례가 너무 많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일일이 삭제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식인의 오염을 막기 위해 최근 순수 답변과 광고용 답변을 따로 분리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광고용 답변에 ‘비즈니스카드’를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시범 적용 중이다.

    ◆ 검색광고로 가짜 전문병원 추천...4년째 해결 안 돼

    이 같은 서비스의 변질은 검색 광고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파워링크’라는 이름의 검색 광고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파워링크로 등록된 업체의 이름과 홈페이지 주소는 네이버 검색 결과 상단에 표출된다. 문제는 거짓된 정보를 담고 있는 검색 결과가 많으며, 더 나아가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네이버에서 ‘전문병원’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보건복지부가 전문병원으로 공식 인증하지 않은 ‘ㅇ’ 병원의 파워링크가 페이지 상단에 표출된다.

    네이버에서 ‘전문병원’을 검색하면 ‘파워링크’라는 이름의 광고가 표출된다. 이 중에는 대한전문병원협의회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지 않은 병원의 광고도 포함됐다. /노자운 기자
    전문병원이란 의료법 제3조5항의 ‘전문병원의 지정 및 평가 등에 관한 규칙’에 의거, 병원급 의료기관 중 난이도가 높은 의료 행위를 하는 병원을 말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1년부터 3년에 한번씩 심사해 지정하고 있으며, 현재 총 111개 의료기관이 전문병원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보건복지부로부터 공식 지정을 받지 못한 병원은 전문병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가짜 전문병원’ 검색 논란은 지난 2013년부터 계속돼왔다. 당시 대한전문병원협의회는 전문병원 비지정 의료 기관이 인터넷상에서 전문병원이라는 이름으로 광고하는 것이 불법 행위에 해당되며, 불법 행위를 방관하고 광고를 실어준 네이버도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문제가 지속될 경우 사법 기관에 고발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가짜 전문병원 검색 광고가 위험한 이유는 환자들에게 자격이 미달된 병원을 추천해 부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중국에서는 대학생 웨이쩌시(魏則西)가 바이두에서 추천한 병원을 찾아갔다가 엉터리 치료를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물론 이는 극단적인 사례지만, 병원 추천과 같이 사람의 목숨을 좌우할 수 있는 문제의 경우 검색 엔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지난해 4월 바이두에서 추천해준 병원에서 엉터리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중국인 대학생 웨이쩌시(魏則西)의 부모가 아들의 영정을 안고 슬퍼하고 있다. /사진=ET투데이
    전문병원협의회측은 네이버에서 가짜 전문병원 광고가 발견될 때마다 법무법인을 통해 내용증명을 보내고 있지만, 똑같은 문제가 4년째 되풀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네이버가 내용증명을 받고 난 뒤 한동안은 단속하는 듯하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네이버의 전문병원 키워드 광고때문에 피해를 본 환자들이 많았다”며 “포털 사이트의 불법 광고 방관이 계속된다면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 의도가 흐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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