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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인간과 神 경계 없어진다… 4차 산업혁명은 '기하급수적 변화'

  • 전성철 IGM 세계경영연구원 회장

  • 입력 : 2017.01.14 03:00

    레고 블록 100개 가지고 놀던 아이가 별안간 1억개 블록 조립

    전성철 IGM 세계경영연구원 회장
    전성철 IGM 세계경영연구원 회장

    4차 산업혁명이란 한마디로 100개의 레고 조각으로 놀던 아이가 1억개의 레고 조각으로 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만일 1억개의 레고 조각에 각각 센서가 붙어 있고 그들이 자신이 어떻게 처신, 즉 어디에 가서 붙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 또 그 하나하나에 자율주행 역량이 있어 그 판단에 따라 자신을 움직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그 전체를 인공지능(AI)이 조감하고 조율하고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런 정도의 변화를 우리는 '기하급수적 변화'라 부른다. 우리가 한 걸음에 1m씩 걸어서 30 발자국을 떼면 우리는 30m를 간다. 이것이 산술급수적 변화이다. 그러나 우리가 만일 기계의 도움을 얻어 첫걸음에는 1m, 두 번째 걸음에는 2m, 세 번째 걸음에는 4 m, 이런 식으로 2배씩 30번을 걷는다면 우리는 얼마나 걷게 될까. 한마디로 10억m, 즉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2.6배 거리를 걷게 된다. 이런 것이 '기하급수적 변화'이다.

    사진은 레고 조각으로 만든 조형물.
    4차 산업혁명은 100개의 레고 조각으로 놀던 아이가 다양한 기능을 갖춘 1억개의 레고 조각을 갖고 놀게 되는 수준의 변화에 비유할 수 있다. 사진은 레고 조각으로 만든 조형물. / 블룸버그

    인류가 개발한 모든 기술을 융합

    4차 산업혁명이 무서운 것은 그것이 기하급수적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왜 1차, 2차, 3차 산업혁명과 달리 이것만 기하급수적 변화일까. 그 이유는 이것이 '융합의 혁명'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모든 기술이 한꺼번에 융합되는 혁명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융합된다는 말인가. 크게 4가지이다.

    첫째, 인간과 기계의 융합이다. 기계가 너무 똑똑해지고 그 똑똑해진 기계가 인간과 융합되면서 인간은 머지않아 한 사람 한 사람이 수퍼맨과 같은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기계의 잠재력은 사실 무한대이다. 인간은 부모로부터 받은 지능(IQ)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야 하지만, 컴퓨터는 학습을 통해 계속, 거의 무한대로 똑똑해질 수 있다. 또 기계는 인간보다 수천, 수만 배의 정보를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다. 이 세상의 모든 기기가 사물인터넷으로 컴퓨터에 연결되고 그 컴퓨터가 인간과 융합되면서 인간의 힘도 거의 무한대로 커질 것이다.

    둘째,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융합이다. 인간은 지금 사실 또 하나의 우주를 창조하고 있다. 바로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우주다. 야외 골프장에서가 아니라 스크린골프장에서 골프를 하듯이 앞으로 인간의 모든 활동이 가상 세계에서도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것은 훨씬 더 편안하고 아름다운 세상이다. 이 융합은 인간에게 무한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다. 인간이 하는 실수도 다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하고 실수에서 새롭게 배우기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의 실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줄게 될 것이다.

    셋째, 공학적인 것과 생물학적인 것의 융합이다. 지금까지 인간은 공학적으로 물건을 만들었고 신은 생물학적으로 물건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제 소위 '합성생물학'이란 기술을 통해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생명과 사물을 만들기 시작할 것이다. 야광을 발하는 해파리의 DNA를 고양이에게 주입하여 야광을 발하는 고양이를 만든 것은 그 시작일 뿐이다. 머지않아 동네 의사가 사람의 기관지를 3D 프린터로 만들어 이식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 문자 그대로 인간과 신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이다.

    잔인한 경쟁이자 축복

    마지막으로, 조직과 비조직의 융합이다. 지금까지는 대기업만이 가질 수 있었던 모든 자원이 소위 공유 경제라는 것을 통해 평범한 소시민들도 가질 수 있게 됨으로써 지금까지는 거대 조직만이 할 수 있었던 거의 모든 일을 몇 명의 개인이 할 수 있게 됐다. 크라우드 소싱과 3D 프린팅 등은 개인의 힘을 거대 조직의 힘만큼 올려 주기 때문에 조직의 힘이 점점 무의미해질 것이다. 이제 얼마나 큰 회사인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것은 이 4가지 각기 다른 융합이 또 서로 융합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개별 기업에는 잔인한 경쟁을 의미하지만 궁극적으로 인류에게는 너무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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