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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에 불어닥친 거센 세대교체 바람…이경호 제약협회장, 임기 1년 남기고 돌연 사의 표명

  • 강인효 기자
  • 입력 : 2017.01.12 17:58 | 수정 : 2017.01.12 18:16

    4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지난 7여년간 국내 제약업계 수장(首長)을 맡아온 이경호(67·사진) 한국제약협회장이 임기 1년을 남겨둔 상황에서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사임 배경이 최근 국내 제약회사(협회 회원사) 오너의 세대교체 바람이 일면서 새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제약협회 제공
    한국제약협회 제공
    이경호 회장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협회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제약협회에 온지 벌써 7년이 다 돼간다”면서 “오는 2월 정기 총회를 마지막으로 제약협회장직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처음 제약협회에 왔을 때는 약가 인하 등의 문제로 정부와의 갈등 속에 굉장히 힘들고 바쁜 시간을 보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정부와의 관계가 대화와 협력으로 이어져 최근 2~3년간 제약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게 되면서 합리적인 파트너로서 제약협회하고 정부와의 관계 설정이 잘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약산업이 ‘평화의 시대’라는 새로운 환경을 맞이한 만큼 새로운 리더십으로 좀 더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펼칠 때도 됐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회장은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 보건복지부 차관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인제대 총장을 역임한 후 2010년 6월 제20대 한국제약협회 회장으로 추대됐다. 이후 7년여간 4연임에 성공하면서 국내 제약업계를 대표하며 제약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이 회장은 제약업계 수장으로서 제약산업 육성지원 특별법 제정 요구, 일괄 약가인하 저지 운동, 저가 구매 인센티브제 폐지, 불법 리베이트 척결 등 제약산업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1980년대말 복지부에서 약무정책과장을 맡았을 때부터 신약 개발의 중요성을 알리려고 노력했다”며 “당시 우리나라 제약산업도 신약 개발이 아니면 국제 무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제약업계와 상당한 인연이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우수한 연구개발(R&D) 인력과 맨파워(Man Power)를 갖추고 있어 제약업계와 정부가 잘 협력하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2010년 제약협회에 와서 정말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던 만큼 보람된 6년이었다”고 덧붙였다.

    2년이라는 임기가 보장된 제약협회장 자리를 돌연 사퇴한다고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밝히면서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경호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정말 열심히 일하고 많은 성과를 거둔 인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분”이라면서도 “최근 여러 회원사에서 경영진의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아름다운 퇴진’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경호 회장은 오래 전부터 신약 개발만이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국내 제약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설파했던 사람”이라며 “최근 몇년 간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신약 개발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돌연 사퇴하는 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경호 회장은 “회원사들과 리더십 교체에 대한 자연스러운 공감대가 형성돼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국내 제약산업이 자리잡아 가고 있고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의 차원에서 봤을 때 새로운 리더십과 변화가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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