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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은 지역주택조합, 소비자 권리 강화로 잡음 줄어들까

  • 이진혁 기자
  • 입력 : 2017.01.12 09:15

    A씨는 2013년 11월 부산의 한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에 가입하면서 계약금 3700만원을 냈다. 하지만 사업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아 해당 사업을 알아본 결과 애초 아파트가 지어지기로 한 위치에 설립인가를 받은 다른 조합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구청에서는 기존 조합 해산 전까지 조합 인가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A씨는 3700만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지역주택조합은 2006년 국방부로부터 사업과 관련한 국유지 양도가 다 됐다고 속이고 조합원을 모집했다. 조합원들로부터 1인당 계약금과 조합비 수천만원을 받았으나, 국방부 소유의 부지는 확보되지 않고 있으며 국방부는 수차례에 걸쳐 군부지를 넘겨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오는 6월 3일부터 주택법 개정에 따라 말 많던 지역주택사업에 대한 소비자 권리가 강화된다. /조선일보DB
    오는 6월 3일부터 주택법 개정에 따라 말 많던 지역주택사업에 대한 소비자 권리가 강화된다. /조선일보DB
    주택법 개정에 따라 올해 6월 3일부터 잡음 많던 지역주택조합사업에 대한 소비자 권리가 강화된다.

    이에 따라 조합원의 조합 탈퇴와 환급 청구가 가능해진다. 기존에는 조합에 가입하면 탈퇴가 어렵고, 그동안 냈던 돈을 돌려받을 수 없었던 경우가 많았다. 이제 조합원은 조합규약에 따라 비용 환급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6월 3일 이후 주택조합 업무대행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

    조합원 모집 신고와 공개모집도 의무화된다. 국토교통부는 조합원 모집시기, 모집방법, 모집 절차 등에 대한 사항을 국토부령으로 정한다. 다만 이 법 시행일 이전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한 경우나 주택조합설립인가 신청을 위해 일간신문에 조합원 모집 공고를 내 조합원을 모집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시장・군수・구청장은 ▲이미 신고된 사업 대지의 일부 또는 전부가 중복되는 경우 ▲이미 수립됐거나 수립 예정인 도시・군계획 ▲이미 수립된 토지이용계획 또는 이 법이나 관계 법령에 따른 건축기준 및 건축제한 등에 따라 해당 주택건설 대지에 조합주택을 건설할 수 없는 경우 조합원 모집 신고를 수리할 수 없게 된다.


     서울의 한 지역주택조합이 추진하던 주택조합아파트 사업 부지 전경. /고성민 기자
    서울의 한 지역주택조합이 추진하던 주택조합아파트 사업 부지 전경. /고성민 기자
    업계는 지역주택조합과 관련한 피해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조합의 전문성이 부족해 사업 자체가 지연되거나 좌초되는 경우가 많았고, 조합설립인가 전까지 실체가 없는 임의단체가 조합원을 모집해 조합원이 사업 계획이나 과정에 대해 잘 모르거나, 허위·과장 광고로 피해를 보는 일이 많았다.

    다만 그동안 추진됐던 지역주택조합사업에는 변경된 법이 적용되지 않아 기존 소비자들에 대한 피해가 여전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2015년과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지역주택조합도 많이 늘어났는데, 이런 소비자들의 피해는 여전할 것이란 설명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5년 6월까지 155개 조합(7만5970가구)에 대해 조합설립 인가가 났다. 다만 이 기간 입주가 완료된 가구는 34개 조합(1만4058가구)에 불과하다. 2015년 한 해 동안 설립인가가 난 조합만 106개 조합(4만6819가구)에 달한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법 개정으로 조합원의 알 권리가 강화되는 건 맞다”라면서 “하지만 사업관리주체가 누구인지, 인허가 상황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토지 확보가 어느 정도 됐는지 등의 자료를 언제 공개하고 소비자가 원할 땐 어떻게 제공해야 하는지 등의 규정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법이 개정되기 이전에 설립된 지역주택조합들도 소급해서 적용해야 조합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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