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 일반

현대산업개발, 지주사 전환하나…11년만에 자사주 사는 속내는

  • 온혜선 기자
  • 입력 : 2017.01.12 07:07

    현대산업개발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부쩍 높아졌다. 현대산업개발이 11년만에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 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012630)은 자사주 200만주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취득예정 금액은 924억원으로, 오는 11일부터 4월 11일까지 사들일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이 마지막으로 자사주를 사들인 때는 2006년이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각각 100만주, 80만주를 매입했다.

    증권가는 현대산업개발의 자사주 매입이 겉으로는 주주와 주가 안정을 위한 결정으로 포장됐지만, 실제로는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둔 포석이 깔렸다고 해석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최대주주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 특별관계자가 지분 18.57%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9.98%)를 비롯해 외국계 투자가인 템플턴(8.83%), 블랙록(5.03%) 등이다. 현재 자사주 비율은 2.39%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특수 관계자인 아이콘트롤스가 보유한 현대산업개발 지분 3.38%는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매각해야 한다”며 “이 경우 대주주의 지배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콘트롤스의 최대 주주는 정몽규 회장(29.89%)이다.

    현대산업개발, 지주사 전환하나…11년만에 자사주 사는 속내는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 먼저 현대산업개발이 자사주를 매입한 뒤 아이콘트롤스와 합병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현대산업개발이 자사주를 9% 이상 보유해야 합병법인의 대주주와 자사주의 지분율이 30%를 넘긴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주가가 오르면 합병비율이 현대산업개발에 유리하게 결정될 수 있고, 대주주의 합병법인 지배력이 예상보다 약화할 수 있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은 현대산업개발이 자사주를 매입한 후 현대산업개발을 지주사로 인적 분할하는 시나리오다. 현대산업개발이 자사주를 9% 이상 갖고 있는 상태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를 설립한 뒤, 이를 아이콘트롤스와 합병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자사주 의결권을 살려낼 수 있어 30%에 가까운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상법상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인적 분할 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간 주식을 교환하면 다른 회사 주식으로 보기 때문에 의결권을 가질 수 있다.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자사주를 매입하면 지배구조 변화에 대비해 여러 선택의 폭을 가질 수 있다”며 “자사주를 추가로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현대산업개발이 뚜렷한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해 자사주 매입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2월 파인리조트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우선협상자 선정에서 밀려나는 등 뚜렷한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현대산업개발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풍부한 현금을 동원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조윤호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2014년 이후 주택 시장 호황으로 현대산업개발의 현금 사정이 좋아졌다”며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산업개발은 주택분양 시장 둔화에 대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며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와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투자, 수도권∙지방 개발사업을 위한 용지 매입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