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미국 투자 발표하나...잇따른 '백기투항'에 고민 깊어져

조선비즈
  • 김참 기자
    입력 2017.01.11 06:15 | 수정 2017.01.11 10:00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현대자동차의 미국 현지 공장 생산 확대 가능성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연산 35만대의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기아차도 조지아주에서 연산 35만대의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의 자동차 수요 전망 등을 감안할 때 2공장을 지을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미국 2공장 설립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 “신규투자 여부는 중장기적인 계획 아래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조선일보DB
    그러나 자동차업계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 과정에서 내건 보호무역 공약을 실행에 옮길 경우 현대차는 미국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미국 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을 막론하고 멕시코 등에 공장을 짓고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것에 대해 보복성 경고를 서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들은 미국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해당 국가나 기업의 물품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현대차는 미국 판매 물량 중 65%를 현지 생산으로 충당하고 있고 35%는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기아차는 미국 판매 물량 중 현지 생산 비중이 41%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해 지난해 9월 멕시코 공장을 짓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활용한 무관세로 미국에 우회 수출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미국에 판매될 경우 높은 관세(35%)를 물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로선 매우 난감한 상황이다.

    ◆ 트럼프, 미국에 투자 안하려면 세금 내라...잇따라 백기투항하는 자동차업체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일이 다가오자 보호무역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세우고 있다. 주타깃은 자동차업체들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5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토요타가 멕시코 바자에 미국 수출용 코롤라 모델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다"면서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막대한 국경세를 납부하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발언 이후 도요타 북미법인장 짐 렌츠는 9일 디트로이트 모토쇼에서 “앞으로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사실상 백기투항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8일 성명을 내고 총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들여 2020년까지 미국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의 공장 설비를 현대화하고 2000명을 추가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포드는 총 16억달러(1조9200억원) 규모의 멕시코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취소하고 미시간에 7억달러(8400억원)를 투입해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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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가 자국 기업인 GM, 포드에도 채찍을 휘두르는 상황에서 수입차 관세를 인상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고 봐야한다”며 “현대·기아차는 멕시코에 지난해 9월 공장을 준공한 상태라 고민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 LG전자와 마찬가지로 현대차도 모종의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 트럼프 등장 이전부터 제기된 현대차 미국 공장 생산 확대 필요성

    현대차의 미국 공장 생산 확대나 2공장 설립에 대한 필요성은 트럼프 당선인 등장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쏘나타와 엘란트라(아반떼) 등 세단 위주의 차량을 생산하는 앨라배마 공장이 풀(완전)가동 중일 뿐 아니라 미국 자동차 시장 트렌드가 세단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가 조지아공장에서 수탁 생산 중인 현대차의 싼타페 물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도 현대차로서는 부담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11월 유럽과 미국의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기업설명회에서 조지아공장에서 생산하는 싼타페 생산 물량을 줄이고 기아차의 미국생산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조지아공장에서 연간 35만대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0만 대가 현대차의 위탁생산 물량이다.


    현대 기아차의 북미와 남미공장./ 조선일보DB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에서 차지하는 미국 시장의 비중은 18%로 단일 국가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한편 현대차가 해외에 공장을 지으려면 노조와의 합의가 필요하다. 현대차와 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 내용에는 생산·연구·정비 부문 하도급, 공장 이전 및 축소, 공장별 생산 차종 이관 등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심의, 의결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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