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수출이라는 3대 성장 기둥이 무너지는 '퍼펙트 스톰'(대재앙)이 오고 있다."

권태신〈사진〉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한미경제학회 조찬 포럼에서 '2017년 경제 전망과 위기 가능성 점검'이란 주제 발표를 맡아 이같이 주장했다.

권 원장은 먼저 국내 가계가 소비 여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는 1996년 44%였지만 2015년엔 85%에 달했고, 적자 가구 비중도 1996년 16.7%였지만, 2015년은 21.3%로 더 높다"며 "생산가능인구까지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활력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당분간 투자도 살아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권 원장은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를 인용, "한국의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IMF 외환 위기 때 150이었으나, 대통령 탄핵 심판 중인 지금은 3배 가까운 수준(약 420)"이라면서 "대선으로 인한 불확실성까지 커지고 있어 투자 역시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출 경쟁력도 하락하고 있다. 그는 "2015년 세계 상품·서비스 수요는 3% 증가했지만 우리나라 수출은 0.8%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세계 수요보다 2~3배 높았던 IMF 위기 때보다 수출 활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