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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의 리더의 언어] 혹시 우리 사장님이 유체이탈 화법? 신년 인삿말에 리더 등급 나온다

  •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 입력 : 2017.01.12 07:00 | 수정 : 2017.01.12 07:58

    리더의 신년사 ‘유체이탈형 화법’은 금물…‘청유형 어미’ 사용해 솔선수범해야
    어려운 사자성어로 ‘잘난 체’ 말고, 간결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

    구성원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신년사를 쓰기 위해서는 구태의연한 덕담보다 리더만의 특색 있는 스토리가 필요하다./픽사베이 제공
    구성원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신년사를 쓰기 위해서는 구태의연한 덕담보다 리더만의 특색 있는 스토리가 필요하다./픽사베이 제공
    연초가 되면 최고경영자들이 신년사를 발표한다. 새해 우리 조직의 현재 좌표와 미래 목표를 제시하는 중차대한 메시지다. 그런데도 회사 이름만 지우면 우리회사 것인지 아닌지 헷갈린다. 실컷 멋있는 이야기는 다 모아놓았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모를 때 그 신년사는 실패한 신년사다.

    신년사를 잘 쓰기 위해 머리를 싸매야 한다. 읽지도 않고 스팸메일함으로 직행하는 불운한 신년사도 많다. 오죽하면 신년사의 유효기간은 하루, 아니 반나절이란 슬픈 전설이 존재하겠는가? 귀에 쏘옥, 가슴에 푹 박히는 신년사를 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신년사의 명심사항을 알아보자.

    ◆ 예측 가능한 ‘새해 덕담’은 식상하다…“독창적인 도입부로 영혼을 담아라”

    첫째, 신년사 서두: 범용성 덕담형은 No, 구체적 예화형은 Yes!
    뻔한 이야기를 하느니 차라리 “꼬끼오” 새해 닭울음소리로 시작하라. 익숙한 인사말로 서두를 시작할수록 주목도는 급전직하, 영혼 없는 신년사가 되기 쉽다.

    구체적 친밀함, 최고경영자의 시각으로 시작해야 주목도를 높인다. 강방천 에셋플러스 자산운용회장의 신년사가 돋보였다. 강회장은 자신이 최근에 본 TV다큐의 북극곰 이야기와 위기를 감지하지 못해 몰락한 기업 코닥의 몰락을 연관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의 변화와 참여 요구를 당부했다. 복사판없는 독창적 신년사가 탄생했다.

    ◆ “채찍 보다는 당근” 사랑과 자랑으로 새해 ‘분발의 에너지’ 이끌어내라

    둘째, 신년사 본론
    ①유체이탈은 No, 솔선수범은 Yes!
    작년에 구설수에 오른 최고경영자들은 대부분 유체이탈화법을 구사해 아쉬움을 준다. 검찰에 들락날락거리는 경영자가 자신의 과오에 대한 자책과 자성의 일언반구 언급도 없이 구성원에게 ’준법경영‘ ’도덕성‘ ’자율성‘에 대한 사자후를 토한들 설득력이 있을 리없다. 적어도 ’나부터 잘하겠다‘는 한줄의 자책 내지 자성의 말이라도 집어넣는게 필요하다.

    대부분의 신년사가 ‘하라’는 당부, ‘바란다’는 소망형 일색인데 반해 김신SK증권 사장의 신년사는 동참, 솔선수범을 가시화해 돋보였다. 그는 ‘...합시다’로 청유형 어미로 자신을 포함, 동참을 담고 있는 것부터 여느 경영자의 신년사와 구별됐다. 또 “경영자로서 VWBE(Voluntarily·Willingly Brain Engagement, 자발적·의욕적 두뇌 활용)와 패기로 매사에 솔선수범하겠습니다”라며 솔선수범하겠다는 맹세를 명문화했다.

    요구는 No, 사랑과 자랑은 Yes! 흔히 위기의식과 변화를 강조하다가 범하는 신년사의 함정은 촉구와 요구 일색으로 채찍질 일변도가 되는 것이다. 위기상황에 대한 장황한 설명은 안해도 잘안다. ‘적자’상황이라고 몰아붙이기 보다 마음에 빨간약을 발라주며 공감과 감사를 표하는 것을 잊지 말라.

    미용기업 준오의 강윤선 대표가 시무식 신년사에서 매번 강조하는 것은 “여러분이 얼마나 애썼는지, 얼마나 노력했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압니다. 정말 수고했고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는 것이다. 그리고 직원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일일이 공로를 치하해주고 힘든 노고의 눈물을 닦아주고 포옹해주는 것이다.

    미래상황 예측과 위기 진단은 컨설턴트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공감과 위로, 감사는 당신, 최고경영자만이 해줄 수 있다. 사랑과 자랑, 아낌없이 표하라.

    리더는 신년사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새해의 각오를 전한다./픽사베이 제공
    리더는 신년사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새해의 각오를 전한다./픽사베이 제공
    구슬은 No, 사슬은 Yes! 신년사는 지도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간결하되 기승전결 구슬을 꿰는 줄이 있는 사슬형으로 연결시키라. 개념있는 사슬형 신년사로 눈길을 끈 것은 한동우 신한금융지주회장의 2017 신년사다. 한회장은 올해 신한의 경영슬로건으로 ‘선(先), 신한’을 제시하고, 그 아래 선견(先見), 선결(先決), 선행(先行)의 경영이 필요하다고 제시해 개념화했다.

    반면에 D기업의 신년사는 손실 Zero 리스크 관리,절대경쟁력 확보, Cash-flow 중심 경영, 최적의 인재 양성, 기본이 혁신인 의식개혁으로 키워드만 제시하고, 세세한 사항은 각 계열사가 구체화라라고 하달했다. 이는 간결함이 아니라 무성의함으로 구성원들이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신년사는 리더의 메시지이지, 메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마무리는 간결하게…“신년사를 통해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해라”

    셋째, 신년사 결론, 마무리. 과시형은 No, 가시형은 Yes!
    고사성어가 즐겨 쓰이는 것은 간결하면서도 강한 스토리텔링 때문이다. 문제는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H금융의 신년사에선 낯선 고사성어가 5개나 나와 거의 ‘불수능’ 고문(古文)시험을 방불케할 정도였다. 여기에다 시사용어 신조어 풀이가 나열돼 정작 주메시지가 무엇인지 가늠이 안됐다. 스토리가 없이 문장만을 따오거나, 전후 맥락과 연관성에 대한 설명없는 고사성어는 효과 꽝이다.

    신년사는 구성원들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새해의 각오를 대내외에 천명하는 리더의 메시지다. 구름(과시성 현학)에 달(메시지)이 가리지 않도록 하라. 잘난 것을 과시하기 보다, 잘되기 위한 것을 가시화하라.

    [김성회의 리더의 언어] 혹시 우리 사장님이 유체이탈 화법? 신년 인삿말에 리더 등급 나온다
    ◆ 리더십 스토리텔러 김성회는 ‘CEO 리더십 연구소’ 소장이다. 연세대학교에서 국문학과 석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언론인 출신으로 각 분야 리더와 CEO를 인터뷰했다. 인문학과 경영학, 이론과 현장을 두루 섭렵한 ‘통섭 스펙’을 바탕으로 동양 고전과 오늘날의 현장을 생생한 이야기로 엮어 글로 쓰고 강의로 전달해왔다. 저서로 ‘리더를 위한 한자 인문학’ ‘성공하는 CEO의 습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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