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캐나다 30%, 홍콩은 15%…" 글로벌 주택시장 하락 경고등

  • 진중언 기자

  • 이송원 기자

  • 입력 : 2016.12.27 03:00

    [IMF "집값 떨어져도 2008년 같은 전면 붕괴는 없을 전망"]

    초저금리 대출이 끌어올린 집값… 미국 금리인상發 불안감 확산

    주요 국가의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
    "앞으로 2년간 홍콩 부동산 가격은 최대 15% 떨어질 수 있다."(골드만삭스)

    "금리가 급작스레 오르면 집값이 30% 폭락할 수 있다."(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

    미국에서 시작한 금리 인상이 글로벌 부동산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홍콩·캐나다 등이 금리 인상 대열에 동참하면서 그동안 초저금리로 지탱했던 '집값 거품'이 꺼지고 가계 부채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는 분위기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에 대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와 상황이 다르다"며 과도한 비관론을 차단하고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추세가 주택 시장에 '악재(惡材)'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 홍콩 금융관리국은 곧바로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올렸다. 캐나다 주요 은행들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3%포인트씩 상향 조정했다. 최근 10년 사이 부동산 호황으로 가구당 평균 부채액이 2배가 된 홍콩이나 실소득 대비 가계 대출 비율이 173%에 달하는 캐나다 모두 이자 부담 증가로 부동산 시장은 물론, 실물 경기 위축까지 우려하고 있다.

    범(汎)유럽 금융감독 기구인 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ESRB)는 최근 영국·덴마크·스웨덴·네덜란드·벨기에 등 8개국 주택 시장의 취약성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냈다.

    이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지난 수년간 대도시 집값이 연간 10% 안팎 오르면서 가계 부채가 급증했다. ESRB 의장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이들이 당장 유로존 금융 시스템을 위협하진 않겠지만, 경제에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디폴트(부채 상환 불이행)와 부동산 가격 폭락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의 글로벌 주택 가격지수 외
    사실 세계 주택 시장은 그동안 저금리를 등에 업고 고공 행진을 했다. IMF가 세계 57개국 집값을 조사해 이달 초 발표한 '글로벌 주택 가격 지수'는 올 2분기 기준 153.8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미국 9월 평균 집값(S&P 케이스 실러 지수)은 이전 최고였던 2006년 7월을 넘어서기까지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상하이(상승률 32.7%), 선전(34.1%) 등 중국 대도시 집값이 1년 사이 폭등 현상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대부분 국가에서 저리(低利)로 빚을 내 너도나도 집을 사들인 탓에 주택 시장이 금리 인상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중국인민은행은 올해 9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6조8000억위안(약 2900조원)으로 1년 전보다 34.9% 늘었다고 밝혔다. 김경환 부산대 중국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집값 상승과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내수 촉진을 위한 소비로 연결돼야 하는데 실제는 자산 거품만 유발하고 있다"면서 "집값이 내리면 부실 채권이 늘면서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미국 금리 인상과 '11·3 부동산 대책' 여파로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얼어붙고 재건축 아파트값이 1억~2억원씩 내리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처럼 세계적으로 집값이 10~20%씩 떨어지는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IMF는 "집값 상승은 대도시 위주 국지적 현상이고, 캐나다·미국·스웨덴·덴마크 등은 이민자 유입 등 인구 증가에 따른 주택 부족이 가격을 끌어올렸다"면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처럼 과도한 융자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각국 정부가 주택 시장 감시를 강화해 부동산 거품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금융 위기 때와 다른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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