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캐릭터, 모바일로 돌아오다

조선일보
  • 성호철 기자
    입력 2016.12.27 03:00

    - 수퍼마리오 런, 4일간 4000萬 다운
    포켓몬 고, 5개월 만에 1兆 매출
    리니지2 레볼루션도 선풍적 인기

    - 인기 캐릭터·스토리 재활용
    개발기간 짧고 인지도 높아… 메신저 캐릭터 게임도 강세

    일본 닌텐도는 지난 22일 신작(新作) 모바일게임 '수퍼마리오 런(Run)'이 출시 4일 만에 내려받기 4000만 건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일본·영국 등에서 수백만명씩 이용자가 몰렸다. 이곳은 1980~90년대 콘솔게임(console game·TV와 연결해서 즐기는 비디오게임) 시절에 수퍼마리오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지역이다. 닌텐도는 나흘 동안 약 2800만달러(약 34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에서는 닌텐도가 이 게임만으로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수퍼마리오 런처럼 예전 인기 게임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재활용한 복고(復古) 게임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포켓몬·리니지·뮤·열혈강호·던전앤파이터 등 예전 콘솔게임과 PC게임 시대의 인기 게임들이 속속 모바일게임으로 재탄생해 흥행몰이에 나선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최근 3~5년 새 영화·방송·음악 등 콘텐츠 시장에 불어온 복고 바람이 게임 시장까지 강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게임 캐릭터 활용해 재탄생한 모바일 게임
    게임업계 관계자는 "요즘 히트치는 게임은 대부분 이런 복고게임"이라며 "이런 게임들은 기존 캐릭터·스토리를 활용하기 때문에 개발 기간이 짧은 데다 높은 인지도 덕분에 출시 초기부터 이용자의 관심을 끌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모바일게임으로 부활한 포켓몬·리니지… 쏟아지는 복고게임

    복고 게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올 7월 출시된 '포켓몬 고(Go)'다. 증강현실(AR·현실 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을 활용한 이 게임은 출시 2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다운로드 5억 건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수퍼데이터는 포켓몬고가 출시 5개월 만에 7억8800만달러(약 94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조원대 게임 등극을 눈앞에 둔 것이다. 무명(無名)의 나이앤틱은 이 게임의 성공으로 단숨에 세계 최고 게임개발사로 등극했다.

    국내에서는 넷마블게임즈가 선보인 '리니지2 레볼루션'이 14일 출시하자마자 하루 동안 200만명이 내려받으며 단숨에 최고 인기 모바일게임(구글과 애플의 앱 장터 게임 순위 동시 1위)에 올랐다. 이 게임은 2000년대 최고 인기를 누린 엔씨소프트의 PC 온라인게임 '리니지2'를 모바일용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 게임에 앞서 이달 8일에 엔씨소프트가 출시한 또 다른 리니지의 모바일버전 '리니지 레드나이츠'도 이용자 170만명에 달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모바일메신저를 통해 유명해진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도 강세다. 카카오의 신작 '프렌즈팝콘'은 최근 출시 2개월 만에 350만 내려받기를 돌파했다. 이 게임에는 라이언(사자)·콘(악어) 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7종이 등장한다. 카카오는 내년에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모바일게임 3~5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네이버의 모바일메신저 자회사 라인은 브라운(곰)·샐리(병아리) 등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9개 게임을 동남아시아에 출시해 대박을 터뜨렸다.

    영화·방송·음악에 이은 게임산업의 복고… 콘텐츠 과잉 시대에 역설적인 강세

    게임업계에서는 복고게임의 강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 세계가 하나의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묶여 한 달에 1000개가 넘는 모바일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인기 캐릭터의 영향력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신작(新作) 제작에 100억원 넘게 쏟아부었다가 실패했을 때의 부담도 크게 덜 수 있다.

    이 같은 복고현상은 영화·방송·음악·출판 산업에서 한발 먼저 나타났다. 1000만 관객을 모은 국제시장과 tvN이 제작한 응답하라 시리즈 등은 모두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분야별로 선택이 힘들 만큼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데다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자 소비자들이 과거의 향수에서 위안과 편안함을 찾는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학평론가인 진종훈 경기대 교수는 "불황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이 아날로그 감성의 향수를 선물하는 복고 문화에 열광하고 있다"며 "다만 복고 문화 상품은 예전과 똑같은 반복이어서는 안 되며 새로운 현상과 기술을 접목해 어떻게 재창조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정태명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예전 캐릭터를 인공지능·가상현실·증강현실 등 신기술에 접목해 재창조한 복고 게임은 앞으로도 기술의 변화를 반영하며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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