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에쓰오일의 전략은 '저렴한 기름에서 고부가가치 기름을 만드는' 기술 확보다. 중질유 분해 시설과 복합 석유화학 시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갖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잔사유 고도화(高度化) 콤플렉스(RUC·Residue Upgrading Complex)와 함께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Olefin Downstream Complex) 프로젝트를 통해 정제 설비 고도화 비율을 높이고 있다.
◇벙커시유에서 고부가가치 프로필렌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는 원유 정제 과정을 통해 원유에서 가스·휘발유 등을 추출한 뒤 남는 저렴한 잔사유를 다시 투입해 휘발유, 프로필렌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얻어내는 공정을 일컫는다. 이를 통해 에쓰오일은 벙커시유와 같은 저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중을 12%에서 4%로 낮춰 수익성을 높였다.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는 중질유 분해 시설에서 생산되는 프로필렌(올레핀 기초 유분)을 투입해 올레핀 계열 제품인 프로필렌옥사이드(PO)와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프로필렌옥사이드를 통해 자동차, 가전제품, 정보·기술과 생명공학 등에 적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첨단 소재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또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폴리프로필렌은 저렴하면서 탄성이 뛰어나 자동차 범퍼 등에 활용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통해 자동차와 정보·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소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며 "이를 통해 수익성 높은 에너지 기업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에쓰오일은 기존의 정유, 윤활 및 석유화학 사업이 균형 잡힌 사업구조 속에서 안정적인 영업 성과 창출을 목표로 한다.
◇서울에 대규모 연구소 건립
에쓰오일은 지난 2014년 2월 마곡산업단지에 2만9099㎡ 규모 연구소 부지를 확보해 TS&D(Technical Service&Development) 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신설되는 TS&D 센터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의 개발, 핵심 기술 연구·개발 및 석유화학 제품 관련 고객 지원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연구소를 통해 각종 아이디어를 신사업으로 구체화시킨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정유 부문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신산업으로 역량을 강화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글로벌 유가 움직임에 따라 등락이 심한 정유 부문의 의존도를 줄이고, 윤활기유와 석유화학 비중을 늘린다는 것이 에쓰오일의 전략이다. 2011년 81.3%에 달했던 에쓰오일 정유 부문 매출 비중은 지난해 78.6%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석유화학 사업 비중은 10.9%에서 14.0%로 높아졌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연구소를 서울에 유치해 우수한 연구 인력 유치와 연구네트워크 구축에 유리할 것으로 본다"며 "이 연구소를 통해 석유화학 업계 전반의 TS&D 기능을 정립하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울산공장 시설 개선 추진
에쓰오일은 공장 설비 개선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수익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울산공장 시설 개선 사업 추진을 통해 정유·석유화학 등 핵심 사업 분야의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능력 증대를 추진하여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시행 중인 시설 개선 프로젝트에 약 2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벙커시유 등 저부가가치 제품 생산은 줄어드는 반면 부가가치가 높은 초저유황 경유는 약 10% 증가한다"며 "파라자일렌은 5%, 벤젠은 8% 이상 생산량을 늘릴 수 있게 된다"고 전망했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2018년의 경우 추가로 약 1000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