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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DMC 월매출 1억 가게도 여럿"…임대료 상승은 '복병'

  • 이상빈 기자
  • 입력 : 2016.11.24 10:00

    강남 뺨치는 임대료와 저조한 매출에 울상을 짓던 상암 DMC 상인들 얼굴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서쪽과 DMC 홍보관 인근 상암동 주민센터 주변에 맛집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상암 DMC 주변 일대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마땅한 맛집이 없어서 주말 가족 외식이라도 하려면 차를 타고 주변 지역으로 빠져나갔던 동네 주민들도 이젠 집 앞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썰렁했던 상암동 DMC 상권이 자생력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권 활성화는 곧바로 임대료 상승과 맞물리는 터라, 일대 상인들은 상권 열기를 마냥 기쁘게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임대료는 오르고 또 오르고

     상암동 MBC 신사옥. /이상빈 기자
    상암동 MBC 신사옥. /이상빈 기자
    지난해만 하더라도 DMC 상권은 한가하다 못해 썰렁했다. KBS, MBC, SBS 등 방송사와 삼성·LG 등 대기업 계열사 건물들이 잇따라 자리를 잡으면서 유동인구 증가로 상권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주변 직장인들의 점심 손님만 많았을 뿐, 저녁이면 직장인들이 상암동을 빠져나가 퇴근 시간 후 일대 상권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기대는 컸으나 돌아온 것은 임대료 부담뿐이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1분기 상암동 상가의 평균 임대료는 1㎡당 3만4300원이었다. 당시 1㎡당 3만5500원 선이던 강남역 일대 임대료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높은 임대료에 비해 상권은 미약했다. 당시 상인들은 강남 뺨치는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불평하기도 했다.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있다. 2016년 3분기 상암동 상가의 평균 임대료는 1㎡당 4만9900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45% 상승했다. 특히나 지난 3분기 상암DMC 상권의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20%나 오르면서 서울에서 임대료가 가장 많이 오른 곳으로 꼽혔다.

     2014년 4분기부터 2016년 3분기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가 임대료 추이. /부동산114 제공
    2014년 4분기부터 2016년 3분기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가 임대료 추이. /부동산114 제공
    권리금도 여전히 높다. MBC가 상암동으로 사옥을 이전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권리금은 최대 2억원(1층 33㎡ 점포 기준)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금은 조금 내렸으나 여전히 최대 1억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상암동 S공인 관계자는 “MBC 사옥이 시공에 들어간 2014년 8월쯤이 피크였고, 현재는 권리금이 약간 내려간 상태”라며 “여전히 인근 상권보다는 비싸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하는 최모씨는 “작년보다 매출이 1.5배 정도 올라 일할 맛이 난다”며 “전에 있던 곳도 그랬지만, 장사가 조금만 되는 것 같다 싶으면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기 때문에 앞으로 또 얼마나 월세가 오를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했다.

    ◆ DMC 동·서 외곽으로 상권 형성 중

    점심시간에 MBC 사옥과 주변 건물들에서 나온 회사원들은 양방향으로 흩어졌다. 한쪽은 MBC 서쪽의 사보이시티 건물로, 다른 한쪽은 길을 두 개 건너 DMC홍보관 동쪽의 상암동 주민센터 방향으로 발걸음을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올해 4월 입주한 상암동 사보이시티. /이상빈 기자
    올해 4월 입주한 상암동 사보이시티. /이상빈 기자
    올해 초 입주한 사보이시티는 오피스텔과 오피스동으로 구성된 주상복합 건물이다. 신촌·강남·홍대 등지에서 유행하는 ‘맛집’ 프랜차이즈 등이 입점해 주변 직장인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 인근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는 유민석(31)씨는 “신촌에서 유행했던 태국 음식점이나 논현동에서 유행했던 고깃집 등이 있어 종종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상암동 주민센터 인근 상권은 6호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가 지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쪽에서 형성됐다. 지하철역과 업무지구 사이에 있어 점심은 물론 퇴근길에도 들러 저녁을 먹고 ‘2차’까지 가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최근엔 홍대 분위기가 나는 선술집과 카페 등도 들어서고 있다.

    이곳에서 식당을 하는 한선희(35)씨는 “예전엔 상암동에 먹을 게 별로 없었다”며 “최근엔 맛있고 특이한 것을 찾으러 오는 직장인들이 이쪽으로 찾아온다”고 했다.

     서울 상암동 DMC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상암동 주민센터 방향으로 길을 건너가고 있다. /이상빈 기자
    서울 상암동 DMC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상암동 주민센터 방향으로 길을 건너가고 있다. /이상빈 기자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최근 이 주변에 치킨, 호프, 일식, 고깃집 등이 많이 들어서고 있고, 월 매출 1억원 이상을 올리는 가게들도 생겨나고 있다”며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가게 주인이 직접 상호를 만든 가게들이 늘어나는 모습은 홍대 상권이 형성되는 모습과 유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새 건물이 임대료 상승 견인해

    권리금과 임대료를 보면 사보이시티는 신축 건물이라 처음 입주한 상인들은 권리금 없이 들어갔지만 최근 7000만원 정도에 거래된 사례가 있었다. 인근 L부동산은 “임대료의 경우 30㎡대 상가가 월 300만원, 40㎡대가 월 500만원, 50~60㎡대면 최대 700만원까지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 상가의 경우는 60㎡대 상가 기준 권리금이 1억2000만~1억3000만원, 임대료는 3.3㎡당 15만원까지도 받는다고 했다.

    상암동 우리공인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상권이라 이름을 붙이기가 민망할 정도였는데, 요즘은 프랜차이즈와 개인 가게들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상권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최근 새 건물에 들어선 점포 임대료가 비싸게 책정되면서 주변 상가 임대료들도 따라서 올라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누리꿈스퀘어, KGIT 빌딩 등 대형 빌딩 및 대기업 사옥들은 16.5㎡(5평)짜리도 월세 300만원을 내야 한다”며 “새 건물이 잇따라 임대료를 비싸게 정하자 33㎡(10평) 기준 월 50만~60만원을 받던 기존 건물주들도 월세를 100만~150만까지 올려 받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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