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허송세월 '르까프·머렐' 화승…실내스포츠·트레일러닝시장 도전장

조선비즈
  • 안재만 기자
    입력 2016.11.15 06:35 | 수정 2016.11.16 14:03

    신발 브랜드 ‘르까프’로 유명한 화승이 실내 스포츠활동 시장을 공략해 스포츠·아웃도어업계 1위를 되찾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화승은 2011년까지만 해도 매출 5000억~6000억원에 영업이익 200억원가량을 내는 국내 대표 스포츠 용품 및 의류 업체였다. 하지만 고가 아웃도어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이 과정에서 해외 직구 등이 활성화되면서 2013년부터 급격히 위축됐다. 2013년에는 11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쳤고, 급기야 2014년에는 147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5년에는 매출 2362억원, 순손실 185억원을 기록했다.

    르까프 러닝화 ‘박스터’ /화승 제공
    경영난을 겪는 와중에 주인은 화승알앤에이에서 2013년 경일로 바뀐데 이어 2015년에는 KDB KTB HS 사모펀드(PEF)로 교체됐다. 지난해 말 주채권은행 산업은행은 한때 워킹화시장을 꽉 잡았던 화승의 경쟁력을 고려해 기업 살리기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KTB투자증권 계열사 KTB PE와 PEF를 만들어 지분 100%를 인수했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각각 1120억원, 800억원을 재투자했다.

    그러나 화승이 지난해말 자금을 수혈받은 이후 최근까지 1년 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주요 타깃 연령대를 40대 이상으로 잡았다가 최근에는 20~30대로 바꾸는 등 전략상 혼선을 빚었고, 그 여파로 주목할만한 신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화승은 최근 실내 스포츠활동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을 새로 마련했다. 지난 10일 ‘2017 Re:Invent the HWASEUNG’이란 이름의 브랜드 쇼 케이스도 열었다. 화승의 브랜드는 르까프, 케이스위스, 머렐 등이다. 신상운 대표는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해 2017년에는 국내 1위 스포츠, 아웃도어 업체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 화승, 쇼 케이스 열고 “실내스포츠·트레일러닝 공략하겠다”

    지난 4월 화승에 영입된 신 대표는 이랜드, 리바이스트라우스코리아를 거쳐 올해 초까지 시계 전문회사 파슬코리아 파슬브랜드 총괄을 역임한 바 있다. 화승은 다수의 패션 브랜드를 총괄한 신 대표를 회사 정상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신 대표는 신규 시장을 뚫는 방식으로 3개 브랜드의 입지를 탄탄히 하겠다고 밝혔다. 르까프의 경우 배드민턴, 탁구, 볼링 등 인코트(In-Court) 시장에 진입해 실내 스포츠 활동에 적합한 의류나 신발, 용품을 내놓기로 했다.

    또 테니스 대회 유치, 테니스 아카데미 등의 마케팅을 통해 케이스위스 시장을 넓히고, 아웃도어 머렐의 경우 프로선수 후원, 트레일러닝 대회 유치 등의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르까프 관계자는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 속에 실내 스포츠활동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면서 “이르게 찾아온 추위 또한 실내 스포츠활동 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보고 이쪽 시장을 공략하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화승은 트레일러닝 인구를 올해 3만명, 내년 10만명으로 추정했다. 주로 낮은 등산로를 달리는 트레일러닝은 등산을 대체하는 스포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상운 화승 대표이사 /화승 제공
    ◆ 30년 된 ‘르까프’, 20·30시장 공략 아직 한계

    관련 업계에서는 화승이 실내스포츠, 트레일러닝 등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선 것에 대해 “다소 위험할 수 있지만 맞는 방향”이란 평가를 하고 있다. 초기 시장에 뛰어든 만큼 리스크는 있지만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면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브랜드 이미지다. 르까프는 출시된 지 30년이나 됐다. 주 소비층인 20~30대에 오래된 브랜드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르까프는 2015년 tvN의 ‘꽃보다 할배’에 출연한 이서진을 모델로 추억의 80년대 광고를 선보였는데, 비록 광고는 인기를 끌었지만 오래된 브랜드라는 이미지는 오히려 더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르까프가 선보였던 이서진의 ‘바람막이’ 광고. 이 광고는 80년대 광고를 패러디하는 식으로 인기몰이했지만 실제 제품 판매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조선DB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화승은 30년 된 르까프의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40대를 주 공략층으로 잡겠다고 했다가 최근엔 다시 20~30대 시장에 주력하겠다고 하는 등 다소 오락가락하는 듯한 행보를 보인다”면서 “40대라고 해서 촌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최근 광고나 디자인을 보면 거꾸로 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화승 관계자는 “르까프는 주력 시장을 40~50대로 가져가되, 일부 품목은 20~30대를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라며 “전략상 혼선이 있다는 것은 외부의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어 “20~30대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디자인 요소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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