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톡톡] '트럼프 당선이 호재?'... 웃지 못하는 방산업계

조선비즈
  • 윤희훈 기자
    입력 2016.11.11 10:48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방위산업체의 주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형 방산주인 한화테크윈(012450)의 주가는 10일 전일 대비 4.95% 올랐습니다. 9일(4.2% 상승)에 이어 연이틀 상승했습니다. 9일 1.91% 올랐던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의 주가는 10일 무려 11% 뛰었습니다. LIG넥스원(079550)역시 9일 5.56%에 이어 10일 2%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방산주 상승이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9일(현지시간) 미국의 록히드마틴과 노스럽그루먼, 레이시온 등 주요 방산기업들의 주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유럽 최대 방산업체인 BAE시스템즈의 주가도 올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 이미지 /그래픽=이진희 디자이너
    전세계적으로 방산기업의 주가가 연일 상승하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밝힌 외교안보정책 때문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자국 방위를 위해 방위비를 더 부담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IS(이슬람국가) 격퇴를 위해 군대를 파견해야 한다.”
    “서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이 보다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동안 상당수의 유럽 국가는 NATO를 활용해 안보비용을 절감했습니다. 일본과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이 안보를 지키는 버팀목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주한미군의 병력 규모는 2만8000여명, 이들이 보유한 무기만 30조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은 이런 비용을 ‘패권국가’로서 의무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눈엔 ‘사치세’로 보일 뿐입니다. 트럼프 주장의 골자는 ‘수익자 부담 원칙’입니다. 주한미군의 혜택을 보는 한국이 주둔비용을 전액 지불하라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은 2014년 체결한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따라 주한미군 주둔비용의 절반 가량을 내고 있습니다. 올해 분담금은 9441억원입니다. 트럼프의 요구대로 전액을 내야한다면 9000억원 이상을 더 내야하는 상황입니다. 비용 부담도 문제지만 여소야대 국회에서 이를 수용할지도 미지수입니다.

    트럼프와 오바마의 대외정책 비교./조선일보DB
    트럼프의 솔루션은 단순합니다. “돈을 못내겠다면 병력을 줄이겠다.” 주한미군 병력이 빠지면 당연히 물자와 무기도 함께 빠집니다.

    국내 방산주 주가가 오르는 것은 정부가 이런 상황을 대비해 국산 무기 개발 지원을 대폭 강화하지 않겠느냐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맞춰 방산업계에서도 “이참에 신무기 기술 개발을 늘리고, 자주국방을 실현하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하지만 쉬운 길은 아닙니다. 한국의 방산 기술력이 방산 선진국인 미국의 수준에 이르기에는 멀었다는 현실적인 부분도 있을 뿐 아니라, 돈과 시간을 들인다고 신무기가 ‘짠'하고 나타나는 것도 아닙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을 볼모로 삼아 미국산 무기를 강매하려는 경우도 가정할 수 있습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가장 큰 정책 기조는 보호무역 강화다. 그 밑바탕엔 미국 이익을 최대로 늘리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오르고 있음에도 방산업체들이 제대로 웃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팀과의 대화를 통해 ‘속내’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합니다.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한국경제연구원이 10일 개최한 ‘미국 대선과 한국경제·외교안보 시사점 정책좌담회’에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트럼프는 대외정책의 비전문성과 구체성 결여를 드러냈다”며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진용이 꾸려지는 대로 조속히 협의해 우리의 입장과 정책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경제산업, 외교안보 분야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와 상황 판단’입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분석만 있다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참에 방위산업 정책도 산업적 측면에서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