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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가 뜬다]① 코나아이 "핀테크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 오유신 기자
  • 입력 : 2016.11.07 09:12

    한국 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수출이 지난 21개월 동안 계속 감소하면서 전체 무역 규모는 6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최고의 경쟁력으로 세계를 누비는 강소기업들은 있다. 조선비즈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굳건한 성장을 이어가는 ‘월드 클래스’의 강소기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월드클래스가 뜬다]① 코나아이 "핀테크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올 12월, 한솔오크밸리 리조트에선 한 ‘실험'이 시작될 예정이다.

    지역 내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지역 카드'가 통용되는 것이다. 해외에선 특정 지방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화폐'를 쓰는 곳이 꽤 있다. 상점가들의 공통 상품권이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 좀 더 광범위하게 인정되면서 지역화폐가 생겼는데, ‘지역 카드'는 이런 지역 화폐가 카드 모양으로 변화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한솔오크밸리에선 스키 대여점, 편의점, 카페테리아 등에서 신용카드 대신 모바일 선불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했다. 해당 지역에서 운영하는 카드인 만큼 여러 가지 할인 혜택과 부가 서비스가 들어가게 된다.

    이 실험의 결제 시스템을 맡게 된 회사는 금융사가 아니다. 1998년 설립돼 IC칩을 주로 생산해온 코나아이다. 리조트 전체를 ‘코나머니 존’으로 만들었다. 코나머니(IC카드형 정액권)를 구매하거나, 코나머니 앱을 다운받아 일정 금액을 충전해서 화폐처럼 쓸 수 있다. 코나아이는 선불카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에 전자금융업 등록을 마친 상태다.

    조정일 코나아이 대표(54⋅사진)는 “이제 지역이나 업체들이 자신만의 혜택을 담은 카드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코나아이는 한솔오크밸리 리조트에 국내 1호 ‘코나머니 존’을 마련했다. /코나아이 제공
    코나아이는 한솔오크밸리 리조트에 국내 1호 ‘코나머니 존’을 마련했다. /코나아이 제공
    ◆ 지역 카드 시대 여는 시스템 기술

    코나머니는 누구나 모바일로 무료 발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일정 지역 내 업주들끼리 뜻을 모아 지역 내에서 사용 가능한 코나머니 카드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수수료도 1%로 기존 신용카드사(평균 2.5%)보다 낮다.

    단순 멤버십 카드가 아닌 일종의 카드 스토어로 보면 된다. 고객이 카드를 다운받는 것이 아니라 구매하는 것이다. 조정일 대표는 “매장 전용 선불카드는 일부 기업형 프랜차이즈들의 전유물이었다”면서 “소상공인들이 공동으로 코나머니를 발급하면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코나머니 앱 화면. /코나아이 제공
    코나머니 앱 화면. /코나아이 제공

    물론 신용카드 사용에 익숙한 고객들로선 별도 앱을 사용하는 게 번거로울 수 있다. 하지만 지역 카드들이 활성화할 경우 번거로움을 넘어서는 혜택이 경쟁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수수료가 낮기 때문에 좀 더 할인이 가능하다.

    ◆ 버스카드 시스템에서 ‘핀테크 플랫폼’ 기업으로

    대우정보통신 연구원 출신인 조 대표는 IMF 전부터 전자금융 시장을 예측하고 창업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1998년 설립한 회사는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유치를 받기 어려웠다. 결국, 전자금융과 비슷한 구조이지만 상대적으로 시장진입이 용이한 버스카드 시스템 사업부터 시작했다. 회사를 살리는 게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회사 설립 첫해 부산에서 버스카드 결제시스템을 제공했다. 토큰과 회수권을 이용했던 당시로선 획기적인 변화였다. 하지만 중소기업으로서 성장 한계를 느끼던 2004년 무렵부터 회사 체질을 바꾸기 위해 고심했다.

    마그네틱형 신용카드가 전부였던 시절, 한 발 빠르게 손톱 크기의 IC 칩에 회사의 미래를 담았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 사용 중이던 IC 카드를 보고 새 성장 동력으로 ‘칩 운영시스템(COS⋅Chip Operation System)’을 선택했다. 고객사들이 원하는 IC칩 프로그램 개발하고, 2005년 비자카드 등 세계적인 카드사들이 사용하는 결제 관련 국제 표준(EMV)을 획득하게 된다.

    사업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많은 개발 비용이 들면서 250억원의 적자를 봤고, 이때 직원들의 이동도 많았다. 조 대표는 “생존을 위해 변화할 수밖에 없었고, 회사 설립이후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코나아이는 현재 카카오뱅크 지분 4%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핀테크 플랫폼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동시에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IC칩을 통해 사물 간 인증과 보안, 결제가 이뤄지게 하는 플랫폼 사업도 추진 중이다.


    코나아이의 IC칩 기술은 ID 도용과 위조를 방지할 수 있는 전자여권 등 보안 솔루션에도 적용되고 있다. /코나아이 제공
    코나아이의 IC칩 기술은 ID 도용과 위조를 방지할 수 있는 전자여권 등 보안 솔루션에도 적용되고 있다. /코나아이 제공
    ◆ “코나아이의 경쟁력은 연구⋅개발(R&D)과 수출”

    전 세계 금융권은 2012년부터 보안성과 저장용량을 강화한 IC 카드로 교체하고 있다. 코나아이는 현재 미국, 중국, 인도, 브라질 등에 판매 법인을 두고, 90여 개국에 IC칩과 관련 시스템을 수출하고 있다. 국내 IC칩 시장점유율 1위, 세계 4위다.

    2007년엔 세계 1위 COS 기업 ‘게말토(Gemalto)’를 제치고 태국 정부가 추진하던 전자주민증 1차 공급사업을 수주했다. 2009년 2차 사업, 2012년 3차 사업까지 모두 따냈다. 2013년부터 중국 5대 은행 중 4개 은행에 IC칩을 납품하고 있고, 미국에선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월드클래스가 뜬다]① 코나아이 "핀테크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이런 성과는 오랜 연구⋅개발(R&D)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코나아이는 전체 직원 208명(2015년 기준) 가운데 R&D 인력이 절반에 가까운 100명에 달한다. R&D 비용도 2014년 144억원, 지난해 141억원을 들였다. 매출액 대비 6.75%에 이른다.

    실적이 쌓이자 거래처가 다변화됐다. 매출도 2013년 1718억원, 2014년 214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2167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달성했다. 2011년 전체 매출의 41%를 차지했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70%에 다가섰다.

    조 대표는 “현재 통신, 금융, 공공 부문의 IC칩 사업과 결제, 인증, 보안 관련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세계 결제 표준에 기반을 둔 최고의 보안 기술과 핀테크 솔루션을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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