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10兆 혈세 낭비하고도… 억대 연봉 받겠다는 産銀·輸銀

  • 김은정 기자

  • 입력 : 2016.11.01 03:05

    [혁신위 '눈 가리고 아웅'대부분 직원으로 구성]

    - 産銀·輸銀 '맹탕 혁신안' 발표
    산은, 임원 13명 연봉만 5% 감소
    정년퇴직자도 인력 감축에 포함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과 해운업 부실에 책임이 있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31일 '환골탈태하겠다'며 조직 개편 등 혁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직원 3000여명 중 10여명에 불과한 행장·부행장 연봉만 5%를 삭감하겠다거나, 자연 발생하는 정년퇴직자까지 인력 감축 규모에 포함시켜 눈가림식 '맹탕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산업은행 혁신위원회가 발표한 혁신안의 골자는 퇴직 임직원의 구조조정 기업 낙하산(재취업) 전면 금지, 출자회사 신속 매각, 인력 축소와 보수 삭감 등 자구 노력 등이다. 그러나 대표적인 쇄신안으로 제시한 낙하산 철폐부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면 금지라고 하지만, '퇴직 후 3년간'이라는 단서가 달려 있는 조건부다.

    부실기업 관리를 잘못해 약 10조원의 세금(재정투입)을 낭비하는 중대 과오를 저지르고도 국책은행 임직원들은 앞으로도 계속 억대 연봉을 누릴 전망이다. 산업은행 정규직의 1인당 평균 연봉은 9385만원(지난 9월 기준)에 달한다. 혁신위는 "올해 임원 연봉을 전년 대비 5% 삭감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행장과 수석부행장, 10명의 부행장, 감사 등 단 13명의 연봉만 5% 깎겠다는 것으로, 나머지 99.6%의 직원 임금에는 손대지 않았다. 혁신위는 "인력 축소와 연봉 삭감으로 2021년까지 총 351억원을 절감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앞으로 5년간 발생할 인건비 부담(1조5000억원)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조직·인력 부분 개혁안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다. 혁신위는 2021년까지 현재 정원(3193명)의 10%인 319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연간 64명꼴인데, 정년퇴직자(80명 선)와 신규 채용 인원(70명선) 등을 감안하면 순수하게 감축하는 인원은 연 50명 선도 안 될 전망이다. 이날 나란히 쇄신안을 발표한 수출입은행 경영혁신위원회는 "2021년까지 전 직원의 5%(48명) 감축, 해외사무소 10% 축소, 내년 예산 3% 감축 등을 추진하겠다"며 산은 혁신위와 대동소이한 수준의 혁신안을 내놨다. 지난 10년간 산은과 수은에 투입된 재정은 총 9조700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혁신위 구성에서부터 맹탕 혁신안이 예고됐다고 지적한다. 민간 전문가들이 주축이 돼야 했는데 혁신위원 대부분을 내부 직원들로 채웠다. 산은은 민간위원 7명에 산은 직원 34명, 수은은 민간위원 6명에 수은 직원 46명으로 구성됐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모든 것은 때가 있으며, 제때 못 바꾸면 무너진다"며 혁신을 강조했지만, 금융권에서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금융인들의 박근혜 후보 지지 선언을 주도한 덕에 산은 회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이 혁신을 주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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