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

[법조 업&다운]㊽ 현대차 의왕연구소 증축 취득세 취소소송... 의왕시 대리한 원, 태평양 꺾고 승소

  • 최순웅 기자

  • 입력 : 2016.10.17 17:36 | 수정 : 2016.10.17 17:43

    현대자동차 등 현대자동차그룹 5개사가 의왕시와 현대자동차 의왕연구소 증축 후 취득세 부과 대상을 놓고 벌인 소송에서 의왕시를 대리한 법무법인 원이 국내 2위 로펌인 태평양을 꺾고 승소했다.

    현대차와 현대위아는 2013년 12월 의왕연구소를 16~22층 증축하면서 16층을 사용하는 현대위아는 2억여원의 취득세 등을 납부했다. 현대위아보다 5배 넓은 증축 부분을 사용하는 현대차는 기업부설연구소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취득세를 면제받는 지방세특례 제한법의 조항을 이용해 면제받았다.

    그러나 의왕시는 2014년 10월 현대차의 취득세 면제를 인정하지 않고, 공동 명의자인 현대차, 현대위아,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오토에버 등 5개사 모두가 취득세 부과 대상이라고 판단해 총 10억7000여만원의 세금을 물렸다.

    이에 반발해 현대차 등 5개사가 낸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수원지법 행정1부(재판장 이성철)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위아가 돈을 들여 의왕연구소를 증축했다고 해도 공동소유 건물이기 때문에 현대차 등 5개사 모두 취득세 대상”이라며 이들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증축 전 현대자동차 의왕연구소 전경/ 현대로템 제공
    증축 전 현대자동차 의왕연구소 전경/ 현대로템 제공
    현대차 등 5개사는 지분율에 따라 의왕연구소를 공동으로 소유해 사용해 왔는데, 공동 소유 상태에서 현대차와 현대위아가 돈을 들여 증축했다고 해서 증축한 7개 층에 대한 ‘취득’을 공동이 아닌 현대차와 현대위아의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이번 소송의 쟁점이었다.

    현대차와 현대위아는 다른 계열사의 동의를 받아 증축했고 비용도 현대차와 현대위아가 부담했기 때문에 두 회사가 취득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왕시는 아파트처럼 호실 등으로 구분해 소유하지 않고 지분율로 공동 소유하고 있는 의왕연구소는 현대차와 현대위아가 돈을 들여 증축했다고 해도 5개사 전체가 취득했다고 봐야한다고 맞섰다.

    ◆ 2008년 공유지분 비율로 소유한 것이 화근

    현대차 등 5개사는 2008년 건축허가를 받아 의왕시에 지하 3층, 지상 15층 규모의 의왕연구소 연구동을 신축했다. 이들은 각 층을 구분해 소유하지 않고 공유지분(현대자동차 40.26%, 현대위아 7.21%, 현대모비스 28.83%, 현대로템 21.63%, 현대오토에버 2.07%)으로 소유했다.

    이들은 2012년 8월 20일 증축 허가를 받아 1층 일부와 16층부터 22층까지 총 2만973㎡를 증축해 2013년 11월 5일 사용 승인을 받았다. 현대차가 증축 부분 중 1층 일부와 17~22층(1만7425㎡)을 사용하고, 현대위아는 16층(3416㎡)을 사용하기로 하고 증축 공사를 발주했다. 현대차와 현대위아가 증축 비용을 냈다.

    의왕시는 증축에 대한 사용 승인 등과 관련해 5개사 공동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2014년 10월 10일 증축의 총 취득가액 418억4029만원에 건물의 종전 공유 지분 비율로 나눈 가액을 각 과세표준으로 계산해 모두 10억7000만여원의 취득세를 5개사에 부과했다.

    5개사는 이같은 처분에 불복해 2015년 1월 2일과 8일 경기도지사에 각각 이의신청했으나 2015년 3월 30일 모두 기각됐다. 이후 이들은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했지만 2015년 12월 모두 기각되자 정식 재판을 제기했다.

    [법조 업&다운]㊽ 현대차 의왕연구소 증축 취득세 취소소송... 의왕시 대리한 원, 태평양 꺾고 승소
    ◆ 태평양 “건물은 공동소유지만 증축은 구분소유”...법원 “소유권과 취득세는 별개”

    현대차 등 5개사는 국내 2위 로펌인 태평양을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태평양은 조세 전문 조일영(51·사법연수원 21기) 변호사 등을 투입했다. 조 변호사는 태평양 행정조세그룹 조세팀 구성원 변호사로 1992년 청주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 조세전담부 부장판사를 지냈다. 조 변호사는 2013년 태평양에 합류해 현재 세무조사·사전세무진단, 조세소송, 조세심판 등의 소송을 맡고 있는 조세 분야 간판 변호사다.

    조 변호사는 2013년 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고, 기존 건물과 구분해 소유하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하면 취득이 인정된다’고 한 판례를 전면에 내세웠다.

    16층은 현대위아가, 나머지 증축 부문은 현대차가 이용하는 등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췄고 건축물 대장상의 소유자 현황을 변경해 구분소유 의사를 외부에 표시했다는 주장이었다.

    조 변호사는 ‘구분소유 의사가 외부에 객관적으로 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의왕시가 구분소유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구분소유권의 외부 표시는 그 시기나 방식에 특별한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고 처분권자의 구분의사가 객관적으로 외부에 표시되면 인정된다”는 판례로 반박했다.

    조 변호사는 “의왕시는 5개사가 당초 지분 비율에 따라 소유하는 것을 전제로 건축물대장의 소유자 현황을 정정한 것은 의왕시의 일방적 행위에 불과하다. 구분 행위를 이미 밝혀 문제 없다”는 논리를 폈다.

    태평양 조일영 변호사/태평양 홈페이지 캡쳐
    태평양 조일영 변호사/태평양 홈페이지 캡쳐
    조 변호사는 현대차와 현대위아가 각자 비용으로 증축한 점과 현대모비스와 현대로템, 현대오토에버는 증축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특히 조 변호사는 증축 당시 현대차 계열사 사이에 현대차와 현대위아가 증축 부분을 구분소유하는 내용의 합의와 대지사용권에 관한 합의를 부각시켰다.

    하지만 재판부는 태평양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증축 전후로 원고들의 건물에 대한 지분과 대지에 관한 지분이 일치하지 않고 계열사간 합의에 의하더라도 원고들 사이의 신축과 증축 전후 성립된 구분소유 약정에는 대지권사용에 대한 합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법조 업&다운]㊽ 현대차 의왕연구소 증축 취득세 취소소송... 의왕시 대리한 원, 태평양 꺾고 승소
    ◆ 원, 부동산·조세 전문 변호사로 맞서 승소

    의왕시를 대리한 법무법인 원은 부동산과 건설 관련 분쟁, 조세 분야 등에서 활동한 서순성(45·33기) 변호사 등으로 맞섰다. 원은 부동산과 조세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서 변호사를 적임자로 판단했다. 서 변호사는 국세청과 감사원 상속세 및 증여세법 완전포괄주의 TFT 자문위원을 역임했고, 국세공무원에 대한 자본거래조사실무 과정 강의를 하고 있다.

    서 변호사는 “증축 전 구분 소유가 성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 지은 부분에 대한 구분 소유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서 변호사는 “계열사 간 합의가 있었다는 태평양의 주장은 공유지분의 변화만 있을 뿐 구분 건물로 하겠다는 구분 의사가 객관적으로 표시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평양이 제출한 자료를 역으로 이용했다.

    [법조 업&다운]㊽ 현대차 의왕연구소 증축 취득세 취소소송... 의왕시 대리한 원, 태평양 꺾고 승소
    태평양은 구분 의사를 명백히 했다는 근거로 “현대차와 현대위아가 증축에 관한 사용승인신청을 의왕시에 내면서 증축부분을 2개사로 구분소유하겠다고 기재했다”고 했다. 그러나 서 변호사는 “사용승인신청서에 현대차와 현대위아가 구분의사를 밝혔다는 특정한 위치 면적이 표시돼 있지 않다”고 역공했다.

    사용승인신청서 내용 만으로 증축이 얼마나 됐는지도 알 수 없는데 구분 의사를 명백히 했다는 주장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원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용승인신청 자체를 두고 증축 부분에 대한 구분 의사가 객관적으로 표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취득세는 본래 재화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에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으로, 당사자들이 가진 소유의사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의왕시가 원고들이 가진 소유권과 달리 취득세를 부과했다고 해사 이를 두고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