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림욕을 할 때 얻는 피톤치드가 진정 및 수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연구단 이창준(사진) 박사 연구팀과 한국식품연구원 특수목적식품연구단 조승목 박사 연구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소나무 피톤치드의 진정·수면 개선 효과와 작용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그동안 피톤치드는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진정작용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소나무 피톤치드의 가장 대표적인 성분인 ‘알파-피넨(α-pinene)’에 주목했다. 알파-피넨에 진정 및 수면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동물 실험을 통해 진정 및 수면효과 관련 신경세포를 분석했다.
연구팀이 동물에 알파-피넨을 투여한 결과 낮은 농도(25mg/kg 이상)에서 진정작용을 보였으며 높은 농도(100mg/kg)에서 수면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면제(졸피뎀)와 달리 수면의 질을 낮추지 않고 수면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알파-피넨이 ‘GABA A형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GABA에 의한 신경전달 과정을 연장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는 뇌 혈류개선, 산소 공급 증가, 뇌세포 대사기능을 촉진해 신경안정작용 및 스트레스 해소 등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졸피뎀 계열의 수면제는 GABA A형 수용체에 결합해 수면 개선 효과를 높인다.
이창준 KIST 박사는 “천연물 성분의 수면 개선 효과와 작용 기전을 처음으로 행동학적, 전기생리학적, 구조학적으로 접근한 연구”라며 “향후 천연물 기반 수면제 개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약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분자약리학’ 최신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