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돋보기]① 차기작 G6에 엣지·메탈바디 도입 난항..."안풀리네"

조선비즈
  • 황민규 기자
    입력 2016.09.28 06:00

    지난 1958년 ‘금성사’로 시작한 LG전자는 한국 전자산업의 역사를 이끈 산증인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 가전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영업이익률을 자랑한다. 든든한 동생인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액정표시장치(LCD) 기술력에 힘입어 전 세계 TV 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1998년 정부의 대기업 간 '빅딜' 추진의 희생양이 돼 당시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사업을 넘긴 건 굴곡의 역사다. ‘휴대폰 빼고는 다 잘 만드는 기업’이라는 말엔 스마트폰 사업 진출을 주저하다 삼성, 애플에 뒤진 ‘만년 2등 기업’에 대한 뼈아픈 평가가 녹아 있다. LG전자의 현주소와 잠재력, 숨겨진 뒷 이야기들을 집중 조명하는 ‘LG전자 돋보기’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G5는 결론적으로 실패했다. 초기 반응이 뜨거웠지만 초기 수율이 따라오지 못해 모멘텀(성장동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코너에 몰렸다. 올해 야심차게 내놓은 세계 최초의 모듈형 스마트폰 ‘G5’가 기대 이하의 판매실적을 거두며 실패했다. 조준호 LG전자 대표이사 MC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 9월 7일 LG전자 서초 R&D캠퍼스에서 열린 V20 공개행사에서 G5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면서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과 MC사업본부는 내년 상반기 LG전자의 실적을 책임질 차기작 ‘G6’를 통해 전자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가 당초 계획했던 엣지형 디스플레이, 메탈 바디, 공진형 고속 무선충전 등 핵심 기술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수뇌부의 고민도 그만큼 깊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내년에 출시할 플래그십 스마트폰 G6에 엣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탑재 계획을 취소하고 기존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평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적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가 OLED 생산능력 부족으로 납품이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전했기 때문이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LG전자 제공
    현재 LG디스플레이는 파주의 4.5세대 OLED 생산 라인인 E2 공장에서 소형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용 패널로 사용하기에는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는데다 애플의 ‘애플워치2’에 탑재될 OLED 패널을 생산하기도 벅찬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의 E2는 4.5세대 공장으로, 원장 하나에 5인치용 스마트폰 80여개를 생산 가능하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운용하고 있는 6세대 공장은 원장 하나에서 350~400개 수준의 패널을 만들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6세대 신공장인 경북 구미 E5에 생산 장비 반입을 시작한 상황이지만 본격 가동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하다.

    당초 G6의 후면에 적용하려고 했던 메탈 바디 디자인도 강화유리 마감을 적용한 글래스(Glass) 바디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LG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 메탈 소재의 후면 디자인을 적용해보니 제품 단가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려 결국 하드웨어 디자인 계획을 변경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개발해 온 공진 방식 무선충전도 G6에는 도입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 완성도가 아직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LG전자 가산R&D캠퍼스에 위치한 MC연구소에서는 최대 7㎝까지 떨어져 있는 제품을 충전할 수 있는 자기공진 방식 무선충전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개발해왔지만, 이 기술은 내후년에 출시할 G7에나 적용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공진 무선충전은 충전 패드와 기기가 밀착해야 하는 기존 자기유도 방식 무선충전과 달리 충전기와 기기가 떨어져 있거나 동시에 여러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한동안 기술적 난제에 봉착하며 2~3㎝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제품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일부 업체가 7㎝ 이상까지 자기장 파급 범위를 늘릴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기존 5와트(W)급보다 충전이 훨씬 빠른 7W급 충전기술도 확보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 스마트폰 G5에는 실험적 요소가 많았지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LG전자가 상품기획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진 모양새"라며 "중국의 스마트폰 기업들이 올해 말부터 내년 사이 엣지형 디스플레이, 메탈 유니바디, 무선충전 등을 탑재한 하이엔드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차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LG전자가 G5에 도입했던 모듈형 스마트폰 구조를 G6에도 적용할 것인가 여부다. LG전자 내부적으로는 독자 개발한 모듈형 스마트폰을 1년 만에 폐기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도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공개적으로 개발 방향을 밝히지는 않았다.
    >조준호 LG전자 사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G6에 모듈형 구조를 적용할지) 내부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고 가닥을 잡았다”면서도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겠다”고 즉각적인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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