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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성공한 CEO, ‘이번 한번만’…작은 것에 혹(惑)했다가 한방에 ‘훅’ 간다

  • 김성회 김성회CEO리더십 연구소장

  • 입력 : 2016.09.27 06:00

    명문대 경영대학원 졸업 후 5년 만의 동창회 자리, 야심만만한 전도양양 동창생들의 활기찬 대화가 넘쳐흐른다. 결혼, 직장 모든 면에서 성공가도에 들어선 동창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그로부터 10년 후 동창회, 직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사생활과 사회생활의 불일치로 불행하고 지쳐 보이는 동창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30년 후 동창회! “누구는 교도소에 있고, 누구는 부도가 났고, 누구는 성(性)스캔들로 가정이 풍비박산이 났대.” 분식회계, 주가조작, 부도 등 잘 나가던 동창들의 몰락소식이 들리기 시작한다. 일의 불안과 불만, 가족의 해체, 험난한 사회생활, 심지어 범죄행위까지 저지른 동창들의 뒷이야기가 무성하다.

    타락의 전조는 폭풍우처럼 몰아치며 오지 않는다. 가랑비처럼 젖어들고, 귀엣말로 속삭이며 다가온다. ‘이번 한번, 이쯤이야’ 하며 무시해도 좋을 것처럼 다가와 ‘경계’의 장벽을 살며시 허문다. 눈앞의 유혹에 혹하다 ‘훅’ 간다. 쌓는 것은 힘들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타락의 전조는 폭풍우처럼 몰아치며 오지 않는다. 가랑비처럼 젖어들고, 귀엣말로 속삭이며 다가온다. ‘이번 한번, 이쯤이야’ 하며 무시해도 좋을 것처럼 다가와 ‘경계’의 장벽을 살며시 허문다. 눈앞의 유혹에 혹하다 ‘훅’ 간다. 쌓는 것은 힘들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소개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동창생들의 졸업 5, 10, 30년 후 풍속도다.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만은 않다. 국내에서도 세상의 갈채를 받던 인재들이 인재(人災)가 돼 ‘날개 없는 추락’을 하는 모습을 본다. 이들의 타락에 대해 한편으론 분노가 일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연민의 마음이 들기도 한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늘어놓는 추레한 모습을 보며, 나는 새도 떨어뜨릴 것처럼 기세등등하던 ‘정의의 사도’ 그때 그 인물이 맞나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정의와 개혁의 기치를 내걸었던 이들의 몰락 원인은 무엇인가. ‘본립도생(本立道生·뿌리, 즉 기본이 똑바로 서면 길이 생긴다)’의 기치를 내걸고 사회 정의를 외치던 그 말은 위선이었던가. 아마도 그 당시는 진실이었을 것이다. 단지 그때 그 마음을 지키지 못했을 뿐이다. 초심이었을망정 본심으로 만들지 못해서였을 것이다. 될성부른 리더와 될 리 없는 리더는 위대한 신의 한수가 아니라 사소한 한 끗을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에서 갈린다.

    ◆ 타락의 단초는 사소한 유혹


    [이코노미조선] 성공한 CEO, ‘이번 한번만’…작은 것에 혹(惑)했다가 한방에 ‘훅’ 간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날개 없는 추락’의 대비책을 이렇게 말한다. “이번 한번만이란 유혹을 이겨내라. 인생에서 불편한 도덕적 양보를 했을 때 초래되는 결과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보다 처음부터 그런 양보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타락이라 하면 엄청난 경고음을 울리며 올 것이라 예측하지만 사실은 조용히, 친근한 얼굴로 사소하게 술 한번, 밥 한번에서 시작된다. ‘작은 돌부리’의 사고를 조심하는 것이 타락과 추락에 대비하는 비결이다. 타락의 미끼로 오는 당장의 대가는 그 뒤에 감수할 비용을 생각하면 새발의 피다. 이 정도는 괜찮을 것이라고?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세상에 비밀은 없고, 공짜는 없는 법이다. 이를 명심하는 이는 자리와 명예를 지키고, 그렇지 못한 이는 한순간에 일패도지한다. 이는 동서고금 만고불변의 진리다.

    중국 춘추전국 시대 노(魯)나라의 재상 공의휴(公儀休) 이야기다. 그는 생선을 즐겨먹는 미식가였다. 한 손님이 이런 취향을 저격해 귀한 생선을 상납했다. 공의휴는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지금 재상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충분히 생선을 살 수 있는 형편이오. 그런데 그대가 주는 생선을 받고 내가 이 자리에서 쫓겨난다면, 그때는 누가 내게 생선을 보내 주겠소? 그래서 받지 않는 것이니 어서 가져가시오.”

    그깟 생선 한 마리의 뇌물과 재상자리를 바꿀 수 없다는 답변이다. 한번 먹으려면 유혹에 넘어가고, 오래 유지하려면 유혹을 넘겨라. 이 같은 쉽고 간단한 ‘초딩의 바른생활’ 아니 산수를 왜 천하의 리더들이 잊어버리는가. 타락의 전조는 폭풍우처럼 몰아치며 오지 않는다. 탱크 소리처럼 떠들썩하게 굉음을 울리지도 않는다. 가랑비처럼 젖어들고, 귀엣말로 속삭이며 다가온다. 악마의 얼굴이 아니라 친구의 얼굴로 가장한다. ‘이번 한번, 이쯤이야’ 하며 무시해도 좋을 것처럼 다가와 ‘경계’의 장벽을 살며시 허문다. 둑은 한번 무너지기까지가 어렵지, 그 이후론 쉽게 무너진다. 옛말 ‘우리를 넘어뜨리는 것은 큰 산이 아니라 작은 돌부리다’란 말과도 통한다. 눈앞의 유혹에 혹하다 ‘훅’ 간다. 쌓는 것은 힘들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 ‘성공 후’ 준비에 소홀하다 실패

    필자가 아는 H사장은 인쇄업을 해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으로 인정받다가 본업 밖으로 눈길을 돌려 과도한 부동산 투자로 부도가 났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창업할 당시의 원점에서 시작하게 된 H사장은 “실패에 대비하라는 말도 많이 듣고, 경계는 했다. 그런데 성공에 대비할 생각은 하지 못한 게 실패의 결정적 원인”이라며 “대개의 사람들이 실패를 대비한다. 나 역시 그러면서 정작 성공을 준비하지는 못했다. 성공은 운이지만, 실패는 윤리성이더라”며 자책했다. ‘이번 한번만, 이쯤이야’라는 생각이 몰락을 자초했다는 이야기다.

    타락하면 엄청난 범죄와 연관시켰지, ‘성공하면 파리 꾀듯 다가오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하는 사소한 일상의 결정’이 타락의 원인이 된다는 생각도 못하고 대비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유혹은 가랑비 젖듯 젖어들어 타락하기 시작했다는 고백이었다. 외부의 경기 상황과 상관없이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는 I사장에게 그 비결을 물어보니 이렇게 답했다. “초심은 바랠 수도, 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본심은 변하지 않는 법이다”라고. 뿌리깊은 나무여야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본립도생, 뿌리가 흔들리면 나아갈 길은 막힌다.

    혹(惑)하면 한방에 훅 갈 수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라. 뿌리가 서야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당신의 본심은 안녕한가. 다음의 질문을 해보라. 나의 뿌리가 되는 가치관은 무엇인가?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것만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마지노선은 무엇인가?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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