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비서로 일해온 이봉재 의전실장(이사)이 최근 갑작스럽게 인사 발령났다. 이 전 실장은 컨테이너 등을 만드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법인 자회사 현대트랜스리드(HT)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이 전 실장은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95년 현대정공(현대모비스(012330)전신)에 입사해 구매부와 현대자동차홍보실 등을 거쳐 2001년부터 정몽구 회장의 수행비서로 일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2005년에는 35세의 나이에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면서 이사로 승진, 최연소 임원의 타이틀을 달았다. 당시 이 전 실장은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고려대 동기인 데다, 함께 최연소 임원으로 임명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 전 실장은 오랜 기간 정 회장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보좌하며 의전을 총괄해 왔던 인물”이라며 “이번 인사는 경질성이 아니라 15년간 정 회장을 모시고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전 실장이 오랜 시간 동안 정 회장을 보필해 왔기 때문에 다시 주요 직책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끝나고 21일 이 전 실장에 대한 인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 전 실장의 경력 관리 차원에서 이번 인사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