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에 새로 뛰어들 사람이나 지금 있는 곳에선 장사가 잘 안 돼 가게를 옮길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핫플레이스'(hot place)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핫플레이스란 20~30대 젊은이들이 저녁이나 주말에 자주 찾는 곳을 의미한다. 이런 곳에 가게를 내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20일 KB국민카드와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지난해 1월부터 올 7월 말까지 1년 7개월간 인터넷 블로그상의 모든 게시물 2억3153만4002건을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서울의 성수동(성동구)과 여의도(영등포구), 망원동(마포구), 익선동(종로구)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급부상한 '성수동·여의도·망원동·익선동'

조사 방법은 인터넷 블로그상의 게시물에서 '핫플레이스' 또는 이와 유사한 의미의 '힙(hip)플레이스'라는 말(각 단어의 줄임말인 '핫플'과 '힙플' 포함)과 함께 특정 장소가 언급된 것을 추출한 다음, 과거 데이터와 비교해 언급 빈도 수가 확 늘어난 지역을 뽑았다. 올 들어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한 성수동·여의도·망원동·익선동은 지난해(1~7월)에는 언급 횟수 '상위 15개 지역'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한 곳들이다. 네 지역 중 가장 많이 언급된 곳은 성수동(449건)으로 전체 핫 플레이스 등수는 7위였다. 이어 여의도(172건·11위), 망원동(165건·12위), 익선동(150건·15위)의 순이었다.

올 들어 신흥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서울 종로3가 낙원상가 인근 익선동 한옥마을. 북촌(삼청동)과 서촌(통의동·효자동)에 이어 서울 제3의 한옥마을로 꼽히는 곳이다.

네 곳의 신흥 핫플레이스 중 사람들에게 가장 덜 알려진 곳은 서울 종로3가 낙원상가 인근의 익선동이다. 익선동은 북촌(삼청동)과 서촌(통의동·효자동)에 이어 서울 제3의 한옥마을로 꼽힌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익선동은 작고 소박한 한옥 구조를 살린 카페와 공방이 많아 최근 젊은층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상권"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 말 '수제화의 메카'였던 구두 골목 성수동은 창고를 개조해 만든 카페 등 특색 있는 인테리어의 점포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명동(13위), 압구정동(14위), 청담동(9위)보다 순위가 높은 서울의 명소로 떠올랐다.

◇이태원·홍대·강남·가로수길, 식지 않는 인기

망원동은 3~4년쯤 전부터 임대료 비싼 홍대를 떠난 젊은 예술가들이 둥지를 트면서 망원시장 등을 중심으로 급부상했고, 금융 투자의 중심지 여의도는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밤도깨비 야시장이 새로운 즐길 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자료를 보면 망원동과 익선동은 올해 초부터 핫 플레이스라는 말과 함께 언급되기 시작했고, 성수동과 여의도는 지난해 4~5월 이후 조금씩 언급되다가 올해 3~4월을 기점으로 언급 횟수가 크게 늘었다.

이태원·홍대·강남역·가로수길은 지난해 1~7월과 올해 같은 기간을 비교한 결과, 꾸준히 '메가(mega) 핫플레이스'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네 지역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핫 플레이스라는 말과 함께 언급된 '상위 4개 지역'으로 꼽혔다. 올해 1~4위는 이태원(1155건), 홍대(1130건), 강남(820건), 가로수길(698건)이었다. 작년에는 1~4위가 홍대(1343건), 이태원(1334건), 가로수길(745건), 강남(742건)이었다.

최엄문 국민카드 빅데이터센터장은 "메가 핫플레이스는 인근 지역이 함께 언급되는 등 특정 장소보다는 '지역권'의 특성을 보이는 반면 최근 뜨는 핫 플레이스들은 지역권보다는 특정 장소가 화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핫 플레이스에 창업을 계획 중인 사람은 지역마다 다른 분위기와 이미지〈〉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