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조선] 삼성·인텔 메모리 전쟁…모바일로 추격·중국 투자로 반격

조선비즈
  • 장시형 차장
    입력 2016.09.16 09:00

    삼성전자 vs 인텔 대격돌
    메모리반도체 삼성, 인텔의 시스템반도체에 도전
    인텔은 중국에 메모리 공장 지으며 삼성에 맞서

    삼성전자와 인텔이 세계 반도체 1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인텔은 메모리반도체에 주력하고 있다. 각자 상대방의 주력 사업 영역 진출에 화력을 쏟아붓고 있어 양 사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를 집중 육성해 인텔을 넘어선다는 전략이다. /조선일보 DB
    특히 삼성전자는 기술력을 앞세워 인텔을 꺾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블룸버그는 8월 26일 “삼성전자가 과거 반도체 사업에서 인텔을 우러러보는 입장이었지만 빠르게 성장해 점차 확실한 경쟁구도를 갖춰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PC에서 모바일과 자동차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자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시리즈의 성능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이던 D램 등 메모리반도체의 업황이 악화하고 경쟁사들이 빠르게 기술을 추격해 오자 시스템반도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양산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14나노대 미세공정 AP다. 애플 아이폰의 ‘A9’과 세계 주요 업체들의 스마트폰에 탑재된 퀄컴 ‘스냅드래곤820’이 모두 삼성전자에서 위탁생산된다.

    ◆ 낸드플래시 호황 삼성전자, 인텔과 격차 좁혀
    최근 시장 분위기는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과 매출이 증가하는 반면, 인텔은 소폭 감소하고 있다. 인텔의 주력 사업인 PC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삼성은 모바일 분야에서 매출을 빠르게 늘리며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이 인텔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진단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11.6%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14%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인텔과 삼성전자의 매출 점유율 격차는 2014년 5.1%포인트에서 지난해 3.9%포인트로 줄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2014년보다 11.6% 증가한 반면 인텔은 1.2% 줄었다.

    하지만 올 2분기 양 사의 격차는 더 좁혀졌다.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매출은 10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인텔의 2분기 매출은 129억5000만달러로 삼성보다 25%가량 많았다. 이는 1분기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1분기 인텔의 매출은 131억1000만달러, 삼성은 93억4000만달러로 인텔이 40%나 많았다. 인텔이 2분기 매출에서 전 분기 대비 1%가 줄어든 반면, 삼성은 11%가량 성장했다. 삼성이 한 분기 사이 절반가량 격차를 줄인 셈이다.


    ◆인텔, 최대 시장인 중국 투자로 반격

    삼성이 인텔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었던 것은 주력인 D램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으로 고전하다가 2분기에 낸드 플래시 중심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부문 실적의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던 낸드 플래시는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수요 증가에 힘입어 크게 성장했다. 하반기에는 64단 V낸드 등 혁신 제품을 내놓으며 인텔을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2013년 이후 성장이 정체된 낸드 플래시 시장은 2020년 495억달러를 기록, 글로벌 최대 반도체 시장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낸드 플래시 산업 규모는 반도체 단일 품목 기준 D램(450억달러), CPU(448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308억달러)로 집계됐다.

    인텔은 기존에 주력했던 시스템반도체 외에 메모리반도체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며 삼성전자의 추격에 맞서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부터 중국 대련에 55억달러 규모의 메모리반도체 전용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 중국 공장 투자 규모는 인텔이 수년 동안 해왔던 투자 가운데 최대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중국 공장을 통해 차세대 낸드 플래시 분야에서 성장을 노릴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공급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인 ‘엑시노스’. /삼성전자 제공
    하지만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원래 인텔의 반도체 투자 규모는 세계 어느 경쟁사들과 비교하기 힘들었다”며 “하지만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를 공격적으로 집행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인텔이 각각 연간 12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며 경쟁사보다 앞선 성능을 갖춘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영역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고객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8월 30일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하이실리콘, 미디어텍, 스프레드트럼 등 중국계 반도체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 설명회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수년 전부터 최대 고객사인 애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신규 고객사를 끌어들이기 위해 파운드리 기술력을 키워왔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이유는 이 시장의 수익성이 계속해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미세공정 전환이 점차 한계 수준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설계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칩을 위탁생산하는 비용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해 반도체 전체 시장이 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파운드리 분야는 9%대의 성장세가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인텔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인텔이 세계시장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서버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이를 위해 인텔과 경쟁할 수 있는 서버용 반도체 기술 확보에 이미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키워드
    시스템반도체(system semiconductor)
    다양한 기능을 집약한 시스템을 하나의 칩으로 만든 반도체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데이터를 해석, 처리하는 비메모리반도체다. 모바일 기기, 디지털 가전, 자동차 등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된다.

    AP(application processor)
    모바일 메모리 칩으로 각종 애플리케이션 작동과 그래픽 처리를 담당하는 핵심 반도체다.

    낸드 플래시(nand flash)
    메모리반도체의 한 형태로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데이터를 자유롭게 저장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 휴대용 저장장치, 컴퓨터 등에 폭넓게 쓰인다.

    SSD(solid state drive)
    차세대 대용량 저장장치다. 하드디스크드라이버와 달리 자기디스크가 아닌 반도체 메모리를 내장하고 있다. 하드디스크보다 읽고 쓰는 속도가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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