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와치]⑦ 지도 반출 허용 여부 D-1, 불허에 무게…구글세·국내 기업 역차별 문제 점화

조선비즈
  • 김범수 기자
    입력 2016.08.23 06:57 | 수정 2016.08.23 09:53

    우리 정부가 구글이 요청한 한국 정밀 지도의 반출 여부를 24일 결정한다. 정부 결정 하루를 앞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가 ‘안보’ 위주의 협의체를 운영하는 데다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로 정부가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을 불허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구글이 막대한 돈을 벌면서도 세금을 거의 내고 있지 않다는 이른바 ‘구글세’ 문제도 불거져,이번 정부 결정 이후에도 구글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가 주도해 구성한 정밀지도 국외 반출 협의체는 구글이 요청한 한국의 5000대 1 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에 대한 최종 결론을 24일 발표한다. 해당 협의체는 국토교통부와 산하 기관인 국토지리정보원을 비롯해 미래창조과학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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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가까이 끌어온 정밀 지도 반출, 결론 도출 D-1

    구글은 지난 6월 1일 국토지리정보원에 한국의 5000대 1 비율의 초정밀 지도 데이터를 요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비율의 지도 데이터는 관리부처가 국토지리정보원이지만 국외 반출은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미 구글은 약 9년 전인 2007년 국가정보원에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한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2008년 한·미 통상회의 등 기회가 있으면 구글은 해외 IT 기업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정밀 지도 해외 반출 불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즉 국토지리정보원은 2010년 구글 측에 국내에 서버를 두고 구글 지도를 서비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구글 측은 이를 거절했다. 이후 2011년에는 구글이 한국의 법률사무소인 ‘김앤장’에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과 관련한 법률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권범준 구글 지도 프로덕트 매니저가 국회 토론회에 나서 구글의 지도반출에 대한 입장과 산업에 미치는 효과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정엽 기자
    구글은 한국 정부에 5000대 1 축적 지도 정보를 반출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요청했고 정부는 정밀지도 국외 반출 협의체를 구성, 이 문제의 결론을 내린다는 전망이다.

    지난 8일에는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과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문제를 두고 토론회를 열었으며 이 자리에는 유관 부서 관계자와 전문가, 구글 관계자까지 참석해 열띤 공방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권범준 구글 지도 프로덕트 매니저는 “세계적으로 구글이 서비스하는 한국 지도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데이터를 반출해야 하고, 이는 한국의 증강현실(AR), 자율주행 등의 산업을 활성화 시킬 기반이 될 수 있다”며 “정밀 지도의 해외 반출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피해자 코스프레(흉내 내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구글은 구글지도가 활성화하면 관광업계에 도움이 되고 새 산업 창출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었다. 소프트웨어 벤처 생태계에 도움이 된다는 게 구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구글은 국내에 서버를 두는 의무를 다한 뒤 (클라우드 서비스로 인한) 정밀지도의 해외 반출 여부를 심사받아야 한다“면서 “아직 심사 여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협의체 ‘안보’에 힘실려 불허 가능성 높아

    구글의 요청에 대한 반대 의견은 대체로 3가지 관점에서 제기 되고 있다. 구글에 한국의 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하면 국내 주요 안보 시설에 대한 정보가 유출돼 국가 보안상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정밀 지도 반출과 상관없이 이미 기존의 지도 데이터와 위성 사진 데이터만으로도 국내 주요 보안 시설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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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지도 제작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에서 지도를 제작하는 많은 업체들이 구글이 해외로 정밀 지도 데이터를 반출하게 되면 경쟁력을 완전히 잃고 중소업체들은 모두 문닫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구글과 협약을 맺은 지도 업체 한 곳을 제외하고 거의 고사했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이 역차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7월 15일 네이버 자회사인 메신저 서비스 업체 라인의 미국·일본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구글의 국내 정밀 지도 해외 반출 요구에 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을 받자 “국내 업체가 역차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구글처럼 자금력 있는 회사가 한국에 서버를 두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도 서버 기술상 안되니까 한 국가의 법을 바꾸라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국가의 룰(rule)이 있고 상황이 있는데, 그걸 정확히 지켜보려면 서버가 (국내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글과 달리 한국 정부의 지침에 따라 한국에 서버를 둔 해외 업체가 역차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밀지도 국외 반출 협의체의 7개 부처 중 산업통상자원부를 제외한 부서가 지도 반출에 중립적이거나 안보상의 문제를 이유로 불허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 반출 불허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 ‘구글세’ 문제, 서버 국내 설치 등으로 논란은 계속될 듯

    구글 지도 애플리케이션 화면. /앱스토어 캡쳐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 허가 여부와는 별개로 구글이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아 거의 세금을 내고 있지 않다는 ‘구글세’ 문제는 국내 기업 역차별 이슈와 맞물려 계속 쟁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22일 ‘구글세 논란에 대한 검토와 제언’ 정책 보고서에서 구글에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고, 법인세법 내 근거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한미조세협약 과세기준 변경 등 구글세 징수 정상화를 위한 개선 방안도 제안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의 지도 반출의 허용 여부와는 상관없이 구글이 서버를 국내에 두는 지 여부와 앞으로 구글에 세금을 어떻게 부과하는 지 등의 문제는 계속 논의돼야 한다”면서 “그래야 국내 기업의 역차별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측은 이번 지도 반출 허용 여부와 관련해 “현재 구글은 한국 정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후 어떻게 대응할 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구글은 한국에 서버를 둘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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