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길이 4㎞의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형성돼있는 서울의 강남 중심업무지구에는 대기업 본사와 고급 호텔, 고층 빌딩들이 몰려있다. 강남 고층 빌딩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인 규모와 크기를 자랑하는 마천루(摩天樓)가 있으니, 바로 강남파이낸스센터(GFC)다.

강남파이낸스센터 전경.

강남파이낸스센터 건물 입구에서 빌딩을 올려다 보면 그 끝이 보이지 않아 반듯한 직사각형의 건물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직사각형 빌딩 윗 부분에 사다리꼴 모양의 뚜껑을 얹은 듯한 모습이다.

◆ 6년 만에 준공된 초대형 오피스 빌딩…주인 3차례 바뀌어

강남파이낸스센터가 현재의 이름을 얻기까지는 굴곡이 있었다. 이 빌딩의 애초 명칭은 아이타워(I TOWER)로, 지난 1995년 현대그룹의 사옥으로 처음 계획됐다.

지하철 2호선 역삼역과 지하로 이어지는 강남파이낸스센터는 대지 면적 1만3156㎡에 연면적 21만2615㎡(지상 13만934㎡, 지하 8만1681㎡), 지하 8층~지상 45층 높이 206m 규모로 설계됐다. 설계 당시, 여의도 63빌딩이나 포스코빌딩, 무역센터 등을 제치고 단일 건물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연면적을 갖췄고, 42층은 서울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실내 수영장으로 계획됐었다.

하지만 이후 현대그룹이 계열 분리를 하면서 아이타워는 현대가(家)의 품에서 멀어졌다. 시공을 맡은 현대산업개발은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를 겪으며 자금난에 공사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공사를 시작한 지 6년 만인 2001년 7월 우여곡절 끝에 빌딩을 준공했다. 하지만 이 빌딩은 곧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6300억원에 팔리면서 빌딩 이름도 스타타워(Star Tower)로 바뀌었다.

우여곡절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빌딩 주인이 된 론스타가 2004년 12월 다시 싱가포르 투자청(GIC·Government of Singapore Investment Corporation)에 9000억원대에 재매각하면서 또 한번 손바뀜이 일어났다. 론스타는 이 거래로 3년 만에 약 3000억원의 이익을 거두면서 소위 ‘먹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스타타워는 GIC에 인수된 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지난 2007년 4월에는 상업시설이 있던 지하 아케이드(지금의 GFC몰)가 리노베이션을 한 뒤 새로 문을 열었고, 같은 해 8월에는 스타타워에서 강남파이낸스센터(GFC)로 이름이 다시 바뀌었다.

현재 건물의 지상 1~2층은 로비로 사용되고 일부 공간에는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3~44층은 오피스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지하 1~2층은 GFC몰로 구성됐다. 지하 2~8층은 차량 1310대를 세울 수 있는 지하 주차장이고, 45층은 기계실이다.

◆ 최첨단 기술 적용된 인텔리전트 빌딩…100여개 입주사 만족도 높아

강남파이낸스센터는 첨단 시스템을 갖춘 내로라 하는 인텔리전트 빌딩으로도 손꼽힌다. 현대산업개발은 설계 당시 화상회의시스템과 빌딩안내 시스템, 통합배선 시스템, 음성전자교환 시스템 등을 도입했고, 설비·전기·조명 시스템을 구역별로 묶어서 관리할 수 있게 설계했다.

강남파이낸스센터의 오피스 공간.

또, ID카드를 이용한 출입관리 시스템이나 롤 스크린 시스템 등 정보통신과 사무 자동화, 빌딩 자동화 기술 등도 적용됐고, 리히터 규모 6~7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오피스 공간에는 기둥이 없어 공간 활용도 높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 건물이란 점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미국 그린빌딩위원회(US Green Building Council)가 개발해 시행하고 있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인 LEED의 플래티넘 등급을 받았다.

이 때문에 입주사들의 만족도도 굉장히 높다. 현재 강남파이낸스센터의 오피스빌딩에는 구글, 이베이(eBay), 나이키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금융 그룹 등 약 60개사가 입주해있고 상업시설에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 커피 전문점 폴바셋, 코다리냉면, 인도요리 전문점 달, CJ 올리브영 등 40여개의 리테일사가 입주해 영업을 하고 있다.

◆ 빌딩 옥상에선 여의도·남산·강남·잠실 일대가 한 눈에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바라본 강남역 일대 야경.

강남파이낸스센터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뛰어난 조망이다. 고층의 사무실에서 보는 경치도 탁월하지만 서울 일대를 한 눈에 둘러보기엔 옥상 만한 곳이 없다. 건물의 헬기 이·착륙 공간으로 쓰이는 옥상에서는 여의도부터 용산, 남산, 강남, 잠실 등 서울 일대를 조망할 수 있다. 다만, 안전 등의 이유로 일반인의 옥상 출입은 어렵다.

북쪽으로 본 360도 전경

건물의 전면인 북쪽을 바라보면 가까이에는 GS빌딩을 비롯한 테헤란로의 고층 빌딩들이 보이고, 멀리는 압구정동과 논현동 일대, 그리고 남산타워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시선을 살짝 왼쪽으로 돌리면 붉은 벽돌색 교보타워 건물을 포함해 강남역 일대가 펼쳐진다. 멀리 여의도와 용산, 이촌동 일대도 조망할 수 있다.

서쪽으로 본 360도 전경

동쪽으로 본 360도 전경

건물의 좌측인 서쪽을 바라보면 테헤란로와 강남역 일대가 보이고, 건물의 우측인 동쪽을 바라보면 삼성역과 잠실 일대가 눈앞에 펼쳐진다. 가까이에 있는 테헤란로의 고층 빌딩들부터 멀게는 준공을 앞두고 있는 제2롯데월드타워도 볼 수 있다.

남쪽으로 본 360도 전경

건물의 뒤쪽인 남쪽은 강남구 일대다. 역삼동과 도곡동, 대치동, 개포동 일대까지 볼 수 있다. 시야에 들어오는 비슷한 높이의 아파트와 빌딩 사이 유독 높게 솟은 건물은 도곡동 타워팰리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