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바다 위의 연구소 해양탐사선, 포항 인근 석유 매장층 찾아낼까

조선비즈
  • 김민수 기자
    입력 2016.08.21 12:05

    폭염 원인 규명에서 심해 석유가스 탐사까지...해양과학탐사선이 뜬다

    올 여름 폭염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의 원인으로 작년 말 적도 부근 태평양에서 발달한 엘니뇨 현상을 지목한다. 엘니뇨는 남미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이다. 엘니뇨가 소멸할 때 생긴 열기가 고온 다습한 수증기로 바뀌며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줬다. 한반도의 아열대화는 북서태평양의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이 크다. 쿠로시오 해류는 열대 해양 생물이 북상하는 이동로다.

    한반도 기후 변화와 주변 해양 생태계 변화에 영향을 주는 대양 탐사가 본격화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가 올해 5월 건조를 완료해 최근 시운전에 들어간 종합해양과학조사선 ‘이사부호(號)’가 이르면 11월부터 해양 조사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사부호는 그동안 우리나라 연해와 태평양, 인도양을 조사했던 1400톤급의 해양과학조사선 ‘온누리호(1400톤급)’를 대체하는 5900톤급의 종합조사선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건조한 이사부호./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지난 17일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건조한 국내 유일 물리탐사연구선 ‘탐해2호’가 한반도 인근 해저지질도 작성과 석유가스 자원 탐사를 위해 포항에서 취항했다. 그동안 전용 부두가 없어 임시로 창원시 진해구에 머물렀던 탐해2호는 최근 포항에 전용부두까지 마련돼 탐사의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 ‘바다 위의 움직이는 연구소’ 이사부호...저소음·저진동 장비로 양질의 연구 데이터 확보

    오는 11월 본격 운항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사부호는 해양 환경을 연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저소음·저진동 설계가 구현됐다.

    선박이 움직이면서 발생하는 물결과 기포, 난류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해양 환경을 관측하는 장비인 정밀 음향센서에 영향을 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양과기원 연구진은 선체의 진동이나 소음, 물결의 와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밀 음향센서를 구현했다.

    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시스템을 구축해 선체 관측장비로 획득한 탐사 데이터를 육상 연구소에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했다. 최고 12m의 파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5m의 높은 파도에서 안정적으로 조사 활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파도나 해류가 거친 바다에서도 특정 지점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자율위치제어장치’도 장착됐다.

    이사부호에 탑재된 관측장비를 연구원이 들여다보고 있다./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이사부호에는 해저 8000m까지 탐사가 가능한 초정밀 염분·온도·수심 측정지, 다중 해저퇴적물채집기, 심해영상카메라, 해저퇴적층심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다중 음향측심기 등 고성능 첨단 관측 장비들이 구비됐다.

    이사부호는 한반도 주변의 해양 생태계 변화, 한반도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해류와 엘니뇨 현상의 추이 등을 관측할 계획이다. 특히 해양과기원 연구진은 이사부호가 관측한 데이터를 토대로 내년부터 연구에 돌입하는 ‘북서태평양 태풍과 해양·기후변화 예측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우리나라 태풍 및 기후 예보 정확도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홍기훈 해양과학기술원 원장은 “20여년 간 우리나라 해양 연구를 담당한 ‘온누리호’의 바통을 이어받는 이사부호가 올해 말 본격 가동된다”며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과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등 해양 선진국들이 이사부호 취항에 맞춰 공동연구를 제안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국제 해양 탐사 프로그램 기획 및 추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 보금자리 새로 찾은 ‘탐해2호’...고부가가치 소재 연구에도 나서

    해저 지질을 파악하고 석유나 석유가스 등 자원을 탐색하는 국내 유일 물리탐사연구선 ‘탐해2호’는 지난 17일 포항 전용부두에서 취항했다. 2085톤급의 탐해2호는 1996년부터 한반도 인근 해저지질도 작성과 가스하이드레이트 등 자원 탐사를 진행했다.

    전용 부두시설이 없어서 20년간 어려움을 겪었던 탐해2호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으면서 해양 지질자원 연구와 탐사 활동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운용중인 ‘탐해2호’/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질자원연구원은 올해 3월 포항시에서 유치한 연구시설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포항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와 함께 고부가가치 소재 연구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포항 주변 해양에서 풍부한 점토광물을 탐해2호를 활용해 탐사하고 의약품, 화장품 등 고부가가치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질자원연구원은 탐해2호의 2배 이상 규모인 5000톤급의 탐해3호 건조를 추진하고 있다. 해저 지질 연구에는 주로 탄성파가 활용된다. 탄성파는 음파나 수면파, 지진파 등을 말하는데 진동의 형태로 해저 지질에 쏜 뒤 돌아오는 음원을 분석한다. 탄성파 음원을 분석하는 핵심 장비는 ‘스트리머’라고 불린다.

    사진에 보이는 노란색 호스처럼 둘둘 말려 있는 게 탄성파 음원 탐지 장비인 ‘스트리머’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질자원연구원은 탐해3호에 6km 길이의 스트리머를 8조(8개) 장착해 탐해2호에 비해 월등한 탐사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스트리머는 보통 선체 뒤편에 둘둘 말려있다가 탐사활동시에는 쭉 펼쳐 탄성파에서 전달되는 음원을 수신한다. 탐해2호에는 3km 길이의 스트리머 2조(2개)가 장착돼 있다.

    김규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포항과 주변 지역은 석유 매장 가능성이 큰 지층인 신생대 제3기층이 넓고 두껍게 분포해 있어 자원탐사에 유리한 지질학적 특성이 있다”며 “가스하이드레이트 등 자원 탐사와 점토광물 활용 연구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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