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출시를 앞두고 있는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이 결합된 서비스) 공동 오픈 플랫폼’이 시작도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금융결제원과 코스콤이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핀테크 기업들에 거액의 사용료를 물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 오픈 플랫폼은 16개 은행, 25개 증권사가 각각 운영하고 있는 금융전산 프로그램을 표준화된 응용프로그램으로, 핀테크 기업들에 제공하는 것이다. 플랫폼이 만들어지면 핀테크 기업은 자사 기술을 각 금융회사 프로그램에 일일이 맞출 필요 없이 전 금융권과 연동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

금융결제원과 코스콤이 금융회사를 대신해 핀테크 기업의 이용 신청 접수와 승인, 서비스 계약 체결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조선일보DB

16일 복수의 핀테크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핀테크 오픈 플랫폼을 운영하는 금융결제원과 코스콤은 핀테크 업체들에 고객 1인당 연간 1만원 수준의 사용료를 낼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사용료가 확정될 경우 1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 기준으로 연간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100억원이 된다.

A 업체 대표는 “금융결제원과 코스콤이 플랫폼 운영 사업을 일종의 수익사업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수준의 금액이 확정될 경우 투자여력이 있는 거대 핀테크 업체 외에 일반 핀테크 업체들은 플랫폼을 이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B 업체 대표는 “핀테크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주겠다는 취지로 플랫폼이 생기는 만큼, 업체들이 사용료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금융기관이 비용을 내는 식의 지원책이 보완돼야할 것 같다”고 했다.

금융위원회가 핀테크 플랫폼과 함께 준비 중인 자동 자산관리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Test Bed·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 또는 시스템인 설비) 역시 유료화가 논란이다.

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 사업인 줄 알았는데, 이를 운영하는 코스콤이 얼마 만큼의 비용을 낼 수 있는지 의사를 물어 당황했다”면서 “테스트베드 안정성을 위한 비용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고도화하거나 새로 바뀔 때마다 비용을 지불하고 3개월씩 테스트를 받아야하는 구조라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김기한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에 전산 비용이나 직원 운영비용을 전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외부 심사위원들이 서비스를 심사·평가하는 만큼 100만원 이하 수준의 실비 부담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3월 금융위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자문 서비스의 혁신을 선도할 새로운 대안이라고 평가하고, 3개월간 테스트베드를 통해 알고리즘이 검증된 업체는 연말부터 로봇이 직접 일임과 자문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시스템이 준비되는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희망 업체들의 참가 신청을 받아 테스트베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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