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GPU 공룡' 엔비디아 차세대 칩 생산

조선비즈
  • 황민규 기자
    입력 2016.08.12 14:40 | 수정 2016.08.12 14:56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을 따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연내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활용해 엔비디아의 전략 GPU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앞서 퀄컴, AMD를 고객군으로 끌어들인 삼성전자는 이번 엔비디아 물량 생산까지 맡으며 글로벌 톱5 팹리스 기업 중 3개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게 됐다. 한동안 연이은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던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실적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전경/삼성전자 홈페이지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경기도 기흥캠퍼스 S1 라인에서 엔비디아의 파스칼(Pascal) 아키텍처 기반 GPU 신제품 생산을 테스트 중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생산라인을 통해 엔비디아의 차기 GPU가 시장에 공급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세계 1위의 GPU 팹리스 업체로 연 매출액이 50억달러(한화 약 5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전통적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에 GPU 생산을 맡겨 왔지만, 최근 공급 불안정 이슈가 이어지자 생산라인을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팹리스 업체 입장에서 파운드리는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팹리스 업체가 아무리 좋은 성능의 칩을 설계해도 파운드리 업체가 제품의 성능과 생산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최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 등으로 반도체 쓰임새도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이번 계약을 따내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2013년 삼성전자는 당시 엔비디아의 주요 아키텍처 중 하나인 캐플러 GPU 생산을 맡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의욕을 보였지만 결국은 목표 수율 도달에 난항을 겪으며 TSMC에 공급업체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14나노 핀펫 공정을 내세워 엔비디아의 파스칼 기반 GPU 물량 확보에 재도전했다. 파스칼 기반 GPU는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딥러닝 등의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야심작이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TSMC와 경합을 벌였지만 수율 문제로 또한번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엔비디아의 파스칼 기반 GPU는 TSMC의 16나노 공정에서 생산되고 있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삼성전자의 14나노 GPU 공정이 안정화하기 시작했다. 엔비디아가 파스칼 기반 GPU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TSMC만으로 물량 조달이 어려워지자 삼성전자가 TSMC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를 새로운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파운드리 분야에서 급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수주 여부에 따라 실적 등락이 반복했고 중국, 대만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로 이익률이 낮아져 고민이 적지 않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퀄컴, AMD에 이어 엔비디아까지 고객사로 확보,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며 "특히 엔비디아와의 계약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데 바탕이 될 만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파스칼 아키텍처 기반 GPU ‘타이탄 X’ /엔비디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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