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검토' 당정청 전기료 입장 급선회…누진제 개선 추진키로

조선비즈
  • 전슬기 기자
    입력 2016.08.11 13:10 | 수정 2016.08.11 13:56

    이정현 신임 대표, 심야회의 긴급 소집 ‘전기료’ 대책 검토
    11일 정부 불러 ‘한시 인하’, ‘누진제 개편’ 투트랙 접근 합의

    정부와 새누리당, 청와대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계속되는 폭염(暴炎)에 여론의 불만이 거세지자 ‘누진제 개편 불가’ 입장에서 선회한 모습이다.

    당정청은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대해 올해 7~9월 주택용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단기적 대책’과 전기요금 누진제 전체를 전반적으로 조정하는 ‘중장기 대책’으로 투트랙 접근을 검토할 예정이다.

    ◆ 당정 “전기료 조정 어렵다” 입장서 급선회…이정현 “현장 살펴볼 것”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11일 전기료 누진제 개선책을 점검해보겠다고 밝혔다./사진=새누리당
    정부와 새누리당은 그동안 야당이 주장하는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주택용 전기료 누진제 구간이 축소되면서 낮은 단계의 요금이 올라가 저소득층의 전기료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논리다. 또 누진제 개편으로 인한 한국전력의 이익 손실에 대해서도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새누리당은 정부에 지난해처럼 주택용 전기료에 대한 한시적 인하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정부는 ‘쉽지 않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전기요금에 대한 불만 여론이 거세지고, 새누리당에 ‘이정현 체제’라는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취임 첫날인 10일 곧바로 심야회의를 열어 정부와 전기요금 누진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당정은 이 자리에서 요금 인하 효과를 낼 수 있는 한시적인 누진제 완화 조치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바로 다음 날인 1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과 송언석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불러 최고위원들과 2차 회의를 가졌다.

    당정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기료 누진제에 대해 ‘투트랙’으로 접근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폭염에 대한 단기적 대책 방안을 강구하고, 중장기적으로 전기요금 누진제 체계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정부 측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전기요금 누진제는 개선해야 할 점이 있지 않겠냐"며 “해당 상임위원회 의원들이 현장에 가서 살펴보고, 올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매년 이런 식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 대책을 논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감대가 있었다”며 “주택용 전기료와 관련해 올해 뿐만 아니라 중장기 대책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잡힌 박근혜 대통령과 오찬 자리에서도 전기료 누진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빠른 시일 내 당정협의가 열려 전기료 누진제에 대한 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올해 대책 ‘7~9월 한시적 누진제 완화 조치’ 고려될 듯

    지난달 14일 수원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경기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계속된 폭염 등으로 여름철 전력수요가 폭증하면서 최근 전력예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기도 했다./사진=연합뉴스
    당정이 올해 전기요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지난 7월 부터 오는 9월까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체계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지난해 7~9월 누진제 완화(4단계를 3단계로 통합)를 통한 전기요금 경감 특례를 한시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주택용 누진 단계 4구간(월 366kwh 사용)에도 3구간(월 201~300kwh)과 같은 요금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한시적 전기요금 인하 조치가 이뤄질 경우 소급 적용 부분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7월분 전기요금은 이미 책정돼 고지를 앞두고 있어 8월이나 9월분 요금 고지 때 소급 적용할 방침이다. 당 내부에서는 소급적용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정은 중장기 대책으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중심으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을 살펴볼 예정이다.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은 국회의 입법 과정이 없이 한국전력이 자체적으로 약관을 변경하면 된다.

    국민의당은 한전 약관을 변경해 현행 6단계인 주택용 누진 구간을 4단계로 축소하고,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에 대한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정부의 누진제 개편을 압박 중이다.

    일부 의원들은 한전의 약관을 법으로 상향해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과 비율을 법에 명시하는 개정안도 발의하고 있다.

    국회 산업위는 내주 초 전체회의를 열어 산자부와 한전 등을 상대로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현안 보고를 받고, 개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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