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와치]③ 국내 정밀 지도 해외 반출 논란, "구글이 한국에 서버 안두는 이유부터 파헤쳐야"

조선비즈
  • 김범수 기자
    입력 2016.08.08 07:35 | 수정 2016.08.08 17:31

    구글의 국내 정밀 지도의 해외 반출 요구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센 가운데, 구글이 한국에 서버를 두지 않는 이유부터 집중 파헤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서버는 각종 데이터를 저장, 처리하는 대용량 컴퓨터다. 한국 정부는 지도 데이터를 받을 수 있는 서버를 국내에 두면, 누구든 별다른 조건 없이 국내 정밀 지도를 쓸 수 있게 한다. 하지만, 구글은 해외에 서버를 두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구글의 요구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고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엇비슷한 주장하고 있다. 8일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과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하는 정책 토론회에서도 구글의 서버 위치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구글은 현재 한국 정부에 5000대 1 축적 지도 정보를 반출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다. 이 지도는 SK텔레콤(017670)이 네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T맵’에 사용중이다. 구글은 미국, 칠레, 대만, 싱가포르, 아일랜드, 네덜란드, 핀란드, 벨기에 8개국에 서버를 두고 있다. 구글은 해당 서버에서 정밀 지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글로벌 서비스에서 한국 지도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구글이 한국 정부에게 요청한 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다. /조선일보DB
    ◆ “구글의 요구는 불공정 게임을 하겠다는 것”

    구글의 대한 포문(砲門)은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열었다. 그는 7월 15일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 업체 라인의 미국·일본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구글의 국내 정밀 지도 해외 반출 요구에 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이 의장은 “구글처럼 자금력 있는 회사가 한국에 서버를 두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도 서버의 기술상 안되니까 한 국가의 법을 바꾸라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국가의 룰(rule)이 있고 상황이 있는 데, 그걸 정확히 지켜보려먼 서버가 (국내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가 이렇게 한다고 하면 당연히 혼났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의장은 “놀라운 건 유튜브(구글의 동영상 서비스)가 (국내에서) 얼마나 돈을 버는 지, 페이스북이 나 인스타그램이 얼마나 버는 지 알 수 없고 이들 회사들이 세금도 내고 있지 않다”며 “돈을 벌면 매출도 알려야 하고 세금도 내야한다. 이는 매우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도구글의 조건없는 정밀 지도 요구에 대해 반대했다. 그는 “구글에만 조건 없이 지도 데이터를 제공하면, 국내법을 준수하고 성실히 납세의무를 다하고 있는 국내외기업들과의 형평성에 위배될 수 있다”며 “오히려 이것이 ‘글로벌 스탠다드(전 세계 표준)’에 역행하는 처사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우리나라는 현재도 국내법에 따라 국내에 서버를 둔 기업 및 해당기업의 제휴업체에는 정밀지도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기업은 물론 애플·바이두 등 외국기업들까지도 국내 법 테두리 안에서 성실히 영리활동을 하고 있다”며 덧붙였다. 구글은 국내 서버 운영이나 안보 관련 내용 삭제 등 우리 정부가 내세운 조건을 따르지 않는 만큼 지도 반출을 불허해야한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도 구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성명서를 통해 “글로벌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국내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면 충분히 서비스가 가능한데, 굳이 해외에 반출해서 이를 운용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고 조세 의무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 지도(Google Maps) 앱 소개 화면. /앱스토어 캡쳐

    ◆ 1대 서버도 국내에 두지 않는 구글의 해명

    구글은 국내 서버를 두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한국에 서버를 둔다고 해도 지도 데이터 반출 이슈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7일 한국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구글은 데이터의 보안성과 서비스의 효율성 및 안정성을 위해 해당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분산, 저장한다”면서 “구글 지도를 포함한 구글 서비스들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공되며, 이는 구글이 사용하는 데이터가 전 세계 곳곳에 위치한 복수의 데이터센터에 저장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궁극적으로 구글이 한국 지도서비스를 한국과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하기 위해서는 지도데이터 반출 허가를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해외 데이터센터에 지도를 포함한 모든 서비스의 데이터를 해외 데이터센터에 분산, 저장해 클라우드 형태로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정밀 지도의 해외 반출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설명이다.

    이같은 구글의 해명은 국내에는 단 1대의 서버를 국내에 두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 서버를 두고 해외 데이터센터와의 백업 등을 통해 각종 데이터를 분산 처리하고 저정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구글의 정밀 지도 해외 반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나타낸 신용현 의원은 “정밀 지도 데이터는 우리 안보 자산이자 미래 산업 자원”이라면서 국내 지도 데이터를 해외 서버로 가져갈 경우 한국 사법 영향권에서 벗어나 글로벌 IT 공룡에 특혜를 주는 꼴이 된다고 설명했다.

    ◆ ‘혁신 vs 안보’ 논리로는 양측 ‘되돌이표’ 공방 계속될 듯

    8일 이우현 의원과 민홍철 의원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하는 정책 토론에는 구글 관계자와 국내 지도 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구글은 정밀 지도의 해외 반출이 국내 기업의 혁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국내 지도 업계 전문가들은 분단이라는 특수 상황에 있는 한국의 안도에 저해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 ‘혁신이냐, 안보냐’라는 잣대로 논리를 전개한다면 양측 공방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정밀 지도 데이터를 활요하면 한국 정보기술(IT) 분야는 물론 산업계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며, 정부가 우려하는 안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권범준 구글 지도 프로덕트 매니저 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구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도를 활용해 온라인 장터, 숙박, 차량 공유 서비스, 실시간 교통 상황 정보 활용 서비스, 증강현실 기반 게임 등을 실시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세계 서비스들과 경쟁하는데 있어 꼭 필요한 것으로, 구글이라는 외국기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내 모든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기회를 넓힐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위치 기반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Pokémon Go)’의 열풍 이후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굳이 고립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구글 지도가 국내에서 활성화하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등 자율주행 관련 서비스도 활성화할 수 있다.

    구글이 정밀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 수 있는 서비스들. /조선일보DB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을 반대하는 쪽은 국내 안보에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구글에 특혜를 제공할 경우 결과적으로 미래 산업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중요 시설 삭제 데이터라고 해도 구글 인공위성 사진 서비스 ‘구글 어스’와 결합하면 정보 일부가 복원돼 주요 시설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럴 경우 테러 등의 국가 위협이 되는 사안에 대한 모의가 쉬워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간정보산업협회 한 관계자는 “구글의 주장대로 조건없이 국내 정밀 지도를 해외에 반출할 경우 자율주행자동차(무인차), 드론(무인기), 위치기반 광고, 자동차용 운영체제(OS)에서 구글이 쉽게 주도권을 쥐게 된다”면서 “최근 우버가 구글 지도 서비스의 인상으로 자체 지도 제작에 나선 것도 구글 지도에 종속될 경우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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