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와치]① 생명정보 장악에도 나섰다…GSK와 생체전자공학회사 설립

입력 2016.08.02 10:55 | 수정 2016.08.02 13:43

“생명공학과 전자공학 조합으로 불규칙한 신경전달 패턴 바로잡아 질병 정복하겠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Google)이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최대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손잡고 새로운 제약분야인 ‘생체전자공학(Bioelectronics)’에 뛰어들어 관심이 쏠린다.

베릴리생명과학(Verily Life Sciences) 연구원이 개발 중인 제품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 / 베릴리 소개 유튜브 영상 캡처
1일(현지시각)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생명과학분야 자회사인 베릴리생명과학(Verily Life Sciences·이하 베릴리)이 GSK와 합작해 ‘갈바니생체전자공학(Galvani Bioelectronics·이하 갈바니)’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베릴리와 GSK는 앞으로 7년 동안 갈바니에 총 5억4000만 파운드(약 7925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갈바니의 지분 55%는 GSK가, 나머지 45%는 베릴리가 보유한다.

생체전자공학이란 생물공학과 전자공학을 합친 학문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연구 중인 제품은 바이오 센서와 바이오칩이다. 가령, 미생물과 실리콘칩을 합해 살아있는 세포로 확기적인 암 진단 센서를 만들 수 있다. 단백질 등의 생체성분으로 바이오칩을 설계해 컴퓨터소자로 사용할 수도 있다.

갈바니생체전자공학(Galvani Bioelectronics)이 생체전자공학 기술을 활용해 개발하는 바이오칩 가상 이미지 / 출처=9to5google.com
◆ ‘베릴리생명과학’의 목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질병을 이해하는 것”

이번에 GSK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주도한 알파벳 자회사 베릴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질병을 이해한다”는 것을 새로운 사명으로 내세우고 있다. 개인의 유전자를 분석하고 각기 다른 질병의 특성을 파악해 맞춤형 의학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앤디 콘래드(Andy Conrad) 베릴리 최고경영자(CEO)는 눈물로 혈당을 측정하는 콘택트렌즈의 개발자이기도 하다.

베릴리의 시초는 비밀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구글X랩’ 산하의 라이프 사이언스(생명과학) 팀이었다. 2010년 설립된 구글X랩은 구글글래스, 무인자동차, 스마트워치 등 SF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곳이다.

구글은 2014년 9월 차세대 사업으로 헬스케어 분야를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사업 부문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구글은 지난해 8월 지주사 알파벳을 설립하고, 알파벳 산하에 각 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두는 구조로 조직을 개편했다.

당시 생명과학 사업부문도 자회사로 따로 떨어져 나왔다. 이 때만 해도 라이프 사이언스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했다. 지난해 12월 알파벳은 회사의 이름을 ‘베릴리 라이프 사이언스(베릴리생명과학)’로 변경했다. 베릴리(Verily)는 우리말로 ‘참으로, 진실로’라는 뜻이다.

베릴리생명과학은 인류 건강에 혁신을 가져다 주기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의료, 과학 분야 등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베릴리 소개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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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K는 지난 2013년 글로벌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생체전자공학 연구개발(R&D) 조직을 출범시킨 바 있다. 몬세프 슬라우이(Moncef Slaoui) 백신 담당 회장은 “인체에 이식한 초소형 칩을 통해 장기나 신경에 지속적으로 전기 신호를 보내 질병을 치료하는 생체전자공학이 새 비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구글은 GSK 외에도 노바티스, 애브비 등 다국적 제약사와 함께 현재 정보기술(IT) 활용해 혈당 측정기, 건강 관리 플랫폼, 노화방지 치료제, 유전자 분석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 헬스케어 사업에서 꾸준히 영역 넓히는 구글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은 올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주주총회에서 관심 사업으로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등과 함께 헬스케어를 꼽았다.

구글이 차세대 사업으로 헬스케어를 선정하고 연구개발에 돈을 쏟아붓기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당시 구글은 유전자 분석, 인간 생체지도, 신약 개발, 다이어트 지도 등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걸쳐 수십년 투자 계획을 세웠다.

베릴리가 개발한 스마트 콘택트 렌즈 / 베릴리 제공
2014년 구글은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와 함께 눈물로 혈당을 재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시제품을 선보였다. 개발이 완료되면 당뇨 환자들은 혈당 검사를 하기 위해 손가락을 바늘로 찌를 필요 없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해 검사할 수 있다. 구글과 노바티스가 올해 안으로 이 제품의 임상시험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글이 설립한 헬스케어 자회사 ‘캘리코’는 2014년 미국 제약사 애브비와 15억 달러(약 1조5600억원)를 공동으로 투자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노화 방지 연구기관을 설립했다. 캘리코는 구글 ‘문샷(Moonshot)’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는 노화의 원인을 규명하고 인간 평균 수명을 150세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회사는 노화로 생기는 신경계 질환, 암 등의 예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구글은 2014년부터 유전자 정보와 질병 발생의 상관관계를 확인하는 ‘베이스라인(Baseline)’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175명의 건강한 성인의 유전자 정보를 수집해 ‘건강한 인체’ 기준을 마련하고 그 다음 실제 환자들의 유전자 정보를 입력해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암 등 주요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분석하고 질병 치료제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베릴리도 2014년부터 혈당측정기 개발 기업 덱스콤과 채혈 없이 혈당을 측정하는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2015년 9월에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당뇨병 환자를 위한 기술 개발 협약을 맺고 인슐린 주사 시간을 알려주거나 주사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솔루션 등을 개발 중이다.

이번에 GSK와 손잡고 설립하는 합작법인인 갈바니는 천식과 관절염, 당뇨 등의 만성질환 치료를 위한 의료전문기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갈바니 회장을 맡은 슬라우이 GSK 연구소 총책임자는 “생명공학과 전자공학 조합으로 불규칙한 신경전달 패턴을 바로잡아 질병을 정복하겠다”며 “개발에 성공할 경우 전통적인 의약품, 백신 치료와 어깨를 나란히 할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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