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딩 스토리]⑫ "31년 랜드마크 63빌딩 위상 깨"…'아시아의 맨해튼' IFC

조선비즈
  • 이진혁 기자
    입력 2016.07.30 07:31 | 수정 2016.08.01 15:29

    강변북로를 달리며 여의도 쪽을 바라보면 웅장하게 솟은 검은색 빌딩이 눈에 들어온다. 네모 반듯한 주변 빌딩과는 달리 건물 모서리 한 면이 깎여 뜨거운 한낮의 열기를 유난히 더 머금은 것처럼 보인다. 빌딩 표면에 반사된 햇살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반짝이는 모습을 보면 이름난 장인이 공들여 깎은 블랙 사파이어를 보는듯한 느낌도 든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서울을 아시아의 ‘맨해튼’으로 만들기 위해 1조5140억원이 투입된 이 고층빌딩은 지어진 지 이제 갓 5년이 지났지만, 지난 31년간 서울의 초고층 랜드마크로 군림해온 한화63시티(63빌딩∙1985년 준공)의 위상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IFC 오피스타워 1동에서 마포대교 쪽을 바라보면 마포·용산구 일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진혁 기자
    ◆ 여의도 최고(最高) 빌딩…빼어난 한강 조망 자랑

    IFC는 정부가 동북아 금융허브를 만들기 위해 2003년부터 추진한 프로젝트다. 서울시가 시행사인 AIG코리아부동산개발에 99년간 사업부지를 빌려주고 이후 기부채납을 받는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2007년 3월 공사에 들어가, 2011년 10월에 오피스타워 1동이 완공됐고, 2012년 8월 나머지 오피스타워 2개 동과 5성급 콘래드호텔(33층), 복합쇼핑몰인 IFC쇼핑몰이 지어졌다. GS건설 컨소시엄(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았다.

    콘래드호텔과 IFC몰, 오피스타워 3개 동으로 구성된 여의도 IFC. /GS건설 제공
    IFC는 규모와 높이 면에서 여의도의 다른 빌딩을 압도한다. 부지면적 3만3058㎡에 연면적은 50만5236㎡에 달한다. 지상 123층 높이의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연면적이 32만835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도 1.5배 정도 더 넓은 셈이다.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기도 하다. 오피스타워 3동의 높이는 284m(55층)로, 63시티(63층·249m)보다 층수는 낮지만 35m 더 높다.

    초고층 건물답게 첨단공법도 대거 적용됐다. GS건설은 코어후행공법이라는 신기술을 적용했는데, 이 덕분에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공기를 단축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건물을 지을 땐 코어(엘리베이터 부분)를 먼저 올리고 나중에 슬래브를 시공하지만, 코어후행공법은 슬래브를 먼저 올리고 나중에 코어 부분을 작업하는 것을 말한다.

    IFC에서 서쪽을 보면 공작아파트와 삼보아파트, 원효대교 등이 눈에 들어온다. /이진혁 기자
    IFC의 가장 큰 장점은 한강변 인근에 있다는 것이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서쪽으로는 인천 아라뱃길, 동쪽으로는 잠실까지 볼 수 있다. 한강변 일대 조망도 일품이다. 쭉 뻗은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사이로 한강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여의도 LG트윈타워 너머로 마포대교와 마포구, 용산구 일대가 눈에 들어온다.

    멀리는 남산타워까지 조망할 수 있다. IFC 북쪽 바로 앞에는 공사가 중단된 파크원이, 북동쪽으로는 여의도 삼부아파트와 공작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찬 모습도 볼 수 있다.

    다만 일반인은 IFC에서 바라보는 한강과 마포구, 용산구 일대 전경을 보기 어렵다. 오피스타워 3개 동이 모두 업무용 빌딩이라,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만 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IFC 일대 전경. LG트윈타워 옆으로 길게 뻗은 마포대교와 여의대로가 보인다. /이진혁 기자
    ◆ 공실 많고, 매각 이슈도 있어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사업이었지만, IFC를 성공한 개발 프로젝트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IFC가 지어지기 이전에도 여의도는 증권사와 은행, 공공 금융기관 등이 몰려 있어 국내 금융시장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는데, IFC 완공 이후 특별히 글로벌 금융기업의 본사가 입주했다거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실이 지나치게 많다는 문제도 끊임없이 불거졌다. 금융과 별 관계 없는 건자재업체(LG하우시스)와 담배회사(필립모리스)가 입주했고, 2012년 11월 완공된 오피스타워 3동은 입주 희망 기업이 하나도 없어 약 1년 가까이 건물 대부분이 텅 비어 있었다.

    현재 오피스타워 1동, 2동은 공실을 거의 다 채웠지만, 3동은 여전히 70%가 넘는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IFC몰 전경. /이진혁 기자
    하지만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CBRE에 따르면 오피스타워 3동에 올해 2분기 TEC 와 일본 로봇전문기업 야스카와전자(Yaskawa Electric), L.E.K 컨설팅 등이 입주해 지속적으로 공실이 해소되고 있다.

    최근에는 매각 이슈도 있다. AIG는 IFC 보유 후 10년이 지나면 처분할 수 있다는 계약을 서울시와 맺었는데,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AIG와 매각 주관사인 이스트딜시큐어드는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IFC 오피스타워 3개 동과 콘래드서울호텔, IFC몰이며, 매각예상가는 3조원이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