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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과학기술 출연硏 25곳… 과감히 정리해야"

  • 박순찬 기자
  • 입력 : 2016.07.27 03:10 | 수정 : 2016.07.27 03:12

    ['made in Korea' 신화가 저문다] [제2부]

    김승조 서울대 공대 명예교수
    비슷한 내용의 연구 주제인데도 조금씩 이름만 바꿔 연구비 타내

    김승조 교수 사진
    정부 출연 연구기관(출연연)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을 지낸 김승조〈사진〉 서울대 공대 명예교수는 "뚜렷한 목표 없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정부 출연연이 많다"며 "이를 과감히 정리해야 정부 R&D(연구·개발) 예산이 새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은 모두 25곳이다.

    김 명예교수는 "출연연의 연구 분야가 지나치게 세분화되면서 국가 발전보다는 각자의 생존을 위해 운영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 예로 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천연물 연구를 위한 분원(分院)을 강릉에 두고 있지만, 이미 생명공학연구원·식품연구원·한의약연구원 등 유사한 연구를 하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거의 같은 내용의 연구 주제인데도 조금씩 이름만 바꿔 여러 출연연과 대학이 중복으로 연구비를 타내는 상황도 벌어진다"고 했다.

    김 명예교수는 "국내 출연연을 미국의 NIH(국립보건원), NASA(항공우주국)처럼 뚜렷한 목표를 가진 굵직한 3~4개의 그룹으로 재편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국가 경쟁력과 관련된 큰 줄기의 목표 몇 가지에 예산을 집중하고, 나머지 산업 관련 연구들은 기업·대학 등 민간의 영역으로 넘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에 산재(散在)한 소규모 연구원도 문제로 지적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까지 무슨 연구원을 다 하나씩 갖고 있는데, 이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누구도 제대로 짚어보지 않습니다. 모두 정부 예산을 타내려 혈안이 돼 있죠. '왜 지방은 홀대하냐, 다른 데도 다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하냐'는 식의 정치 논리로 만들어진 겁니다."

    김 명예교수는 "지금은 정치권에서 정부 R&D 투자를 늘리려고 노력할 때가 아니라 (정부 자금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목표와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할 때"라며 "무작정 돈을 많이 쓴다고 과학 선진국이 될 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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