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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대출' 투자… 朴과장도 8% 벌었다

  • 최형석 기자

  • 입력 : 2016.07.22 03:05

    [Cover Story] 초저금리 시대 주목 받는 'P2P 대출' 투자 … 누적 평균 수익률 10.9%

    IT(정보통신기술) 회사에 다니는 박모(34) 과장은 최근 직장 동료들을 통해 P2P(Peer to Peer·개인 대 개인) 대출 투자를 알게 됐다. 음악이나 영화 파일 등을 온라인에서 개인과 개인 간에 직접 주고받는 것처럼 투자자와 대출자를 직접 연결해 중간 유통 마진을 없앤 대신 대출금리를 낮추고 이자 수익은 높인 게 특징이다. 박 과장은 한 P2P 대출 플랫폼을 통해 1년여간 틈틈이 사업자금·주택자금·개인신용 등 목적의 240건 대출들에 9000만원을 투자했고 20일 현재 원리금 4300만원을 돌려받았다. 현 시점에서 돌려받았어야 할 원금 3967만원의 8.4%인 333만원(세전)을 이자로 챙긴 셈이다. 이자에서 27.5% 세금을 제하더라도 원금 대비 6%의 수익을 봤다. 박 과장은 "스마트폰으로 5분 정도 할애하면 다양한 대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며 "투자한 240건 대출 중 아직 부도는 없고 연체만 4건 발생한 상태"라고 말했다.

    [Cover Story] 초저금리 시대 주목 받는 'P2P 대출' 투자 … 누적 평균 수익률 10.9%
    그래픽=송윤혜 기자
    사상 최저 기준금리(연 1.25%)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대에 그치고 저성장에 주식·펀드 전망도 불투명한 가운데 P2P 대출 투자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중개업체에 접속해 회원 가입, 계좌정보 입력 등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다양한 대출 투자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P2P 대출 투자자는 1만5000여명으로 지난해 2000여명에 비해 올 들어 7배나 증가했다. 박 과장도 스마트폰의 앱을 그렇게 많이 사용하는 편이 아니지만 어렵지 않게 P2P 대출 투자를 하고 있다.

    평균 10.9% 수익률에 매료되다

    [Cover Story] 초저금리 시대 주목 받는 'P2P 대출' 투자 … 누적 평균 수익률 10.9%
    P2P 대출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율이다. 은행 같은 금융 중개 기관을 거칠 필요가 없으므로 수수료 등이 대폭 줄어든 덕이다. 홈페이지에 수익률을 고시한 12개 P2P 중개 업체를 기준으로 했을 때 평균 수익률은 10.9%(세전)였다. 이는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연 1.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의 1년 수익률은 마이너스 4.8% 안팎으로 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높은 수익률이 입소문이 나면서 P2P 대출 투자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22개 회원사의 지난달 24일 현재 누적 대출 취급액은 1526억원이었다. 8퍼센트가 263억원으로 가장 컸고, 테라핀테크(244억원), 빌리(206억원) 등의 순이었다.

    최소·최대 투자액에 대한 제한은 없다. 보통 업체 및 대출 상품별로 최소 투자액은 1만~100만원, 최대 투자액은 수백만원에 이른다. 작년 7월 카셰어링 업체 '쏘카'의 경우 13억원 P2P 대출을 받으며 이례적으로 일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투자받은 경우도 있다.

    부실 가능성은 경계하라

    초기 단계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P2P 업체를 통한 투자는 아직까지는 부실률이 그리 높지 않다. 누적 투자자 8300여명으로 국내 최대 P2P 대출 중개 업체인 8퍼센트의 누적 연체율(2014년 12월~2016년 6월 말)은 0.65%이고, 누적 부도율은 0.1%였다. 지난 5월 말 국내 은행의 대출 연체율(0.74%)과 비교해 봐도 오히려 낮았다. P2P 대출 중개사들은 대출 신청자들을 부채·소득·기존 신용등급·재직 현황·온라인 빅데이터 등으로 심사해 거른다. 대출 규모가 큰 상위 회사들은 신청자의 5% 정도에게만 자격을 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분산 투자로 위험을 피하고, 대출 중개 업체가 대출 상환 불능 상태(부도)에 빠졌을 때에 대비한 안전 장치를 마련했는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재광 한국핀테크연구회장은 "기존 은행 신용평가 시스템의 사각 지대에 있었던 우량 대출자들이 P2P 대출로 옮기면서 비교적 안전하게 금융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 대출자 숫자가 늘면 대출 부실률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 투자자 보호 나선다

    세계 최대 P2P 대출 중개사인 미국의 렌딩 클럽에선 지난 5월 2200만달러 규모의 부당 대출을 이유로 창업자인 르노 라플랑셰 대표가 자리를 물러났다. 조직적인 서류 조작이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P2P 대출 업계에선 '롤모델'로 삼을 정도로 유명한 회사여서 충격이 적지 않았다.

    중국의 경우 P2P 대출 시장이 최근 2년 사이 4조5770억원에서 84조9340억원으로 18배나 폭증하면서 3000개 이상의 중개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 과당 경쟁이 벌어진 끝에 작년 말 기준 1000개 이상 업체에서 부실 대출과 연체율 급등으로 투자자 손실이 발생했다. 결국 270여개 업체가 폐업했다.

    금융위원회는 P2P 대출 시장 확대에 대비해 지난 11일 관계 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투자자 보호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오는 10월 시행될 가이드라인엔 허위·과장 광고 및 확정 수익 보장 금지, 대출 상품 및 업체 정보 공시 등이 담길 예정이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업체도 뛰어드는 경우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얼굴을 볼 수 없는 비대면 투자인 만큼 투자자가 알아서 꼼꼼히 따져본 뒤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P2P(Peer to Peer·개인 대 개인) 대출

    또래나 동년배를 뜻하는 단어인 Peer를 사용해 은행 등 금융회사가 아니라 개인 간 대출을 의미한다. 2005년 영국에서 시작됐다. 전치사 to의 발음이 숫자 '2(two)'의 발음과 같아서 'P2P'라고 쓴다. 이런 대출을 중개해주는 인터넷 사이트 등을 P2P 중개업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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