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있다.” 최근 별세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15년 전 한국에 던진 화두다. 저임금 산업화의 ‘종속(Dependent)경제’를 넘어서 혁신적 지식 기반의 ‘선두(Leading)경제’로의 대전환을 조언한 것이다.
‘알파고 충격’이 한국을 강타한 2016년, 지금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도전과 공포의 기로에 서있다. 인공지능(AI)·로봇공학·자율주행차·드론·3D프린터 등 미래 기술이 우리의 삶과 산업 전반에 대혁신을 예고한다. 한편 이런 새로운 미래가 앞으로 가져올 긍정적인 혜택보다는 부정적인 파장에 대한 우려와 불안도 커지고 있다.
올 초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보고서 ‘직업의 미래’에 따르면 미래 신기술로 인해 향후 5년간 2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됨에도 불구하고 결국 5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15년 전 앨빈 토플러의 조언처럼 우리의 미래는 결코 두려워할 대상이 아닌 끝없이 도전하고 쟁취해야 하는 목표다. 지난 6월 영국 경제 주간지 의 ‘인공지능’에 관한 특집보도도 비관보다는 낙관적인 결론을 내렸다.
이런 미래 기술로 세상이 당장 송두리째 바뀌는 것이 아니라 향후 10~20여년간 점진적인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19세기 산업화의 대변혁 속에서 일자리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새롭게 재정의됐고 많은 신산업들이 출현했다.
마찬가지로 국가와 기업, 특히 청년들이 이런 세계적 그리고 사회 전반의 큰 변화를 읽고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AI가 만든 최상의 하루 일과에 따라 무인자동차로 출근해서 로봇에게 업무를 시키고 드론으로 자장면을 주문하는 시대.
이런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만들어 내고 각자 스스로 평생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창의적 사고로 ICT와 제조업 등 다른 분야를 융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서 남보다 더 빨리 도전하고 세계로 나가야 한다.
최근 국내 취업 환경은 어려워졌지만 스스로 무엇이든 배우고, 창업에 도전하고,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더 많아졌다. 정부도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어디서든 취·창업할 수 있도록 창조경제센터 등을 통해 전국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기업·청년들은 '초연결·초지능' 시대의 블루오션을 선점하고자 총성 없는 전투를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이런 디지털 혁명 시대의 최후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헬조선’과 ‘수저론’ 같은 패배주의를 하루빨리 극복하고 이겨내야 한다. 정부는 과감한 규제 개혁을, 기업은 대담한 미래 투자를, 학교는 혁신적 인재 양성을, 청년은 열정적 꿈과 도전에 미쳐야 한다.
한두번의 개혁이나 혁신이 아닌 매일 매 순간 실시간으로 자신의 경쟁력을 높여나가지 않으면 어느 순간 뒤처지는 세상이다. 특히 청년들은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의료·관광·콘텐츠·금융·물류 등 미래 유망 서비스 분야에 뛰어들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기로에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 파고를 넘고 헤쳐나가 새로운 시대의 주역과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혁신과 경쟁에서 밀려 퇴보의 길을 갈 것인가. 한국인들은 가장 어려운 위기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모두가 하나 돼 불가능에 도전하고 극복해서 미래를 창조해냈다.
6·25전쟁 후 절망 속에서 불과 30여년 만에 올림픽을 치르며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그 불굴의 정신과 단결이 다시 필요하다. 그 선두에서 창조와 청년이라는 두 개의 큰 희망의 앞바퀴들이 잘 돌아가야 한다.
/이코노미조선 7월20일자(159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