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Joyent)를 인수해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아마존의 대항마를 키울 예정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삼성SDS가 물류 부문과 IT서비스 부문으로 분할하기로 계획한 시점에서 이뤄진 대규모 인수 사례여서 향후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조직 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연결한 가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클라우드 기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아마존 대항마 키운다
16일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조이언트를 인수해 아마존이 운영하는 클라우드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대항마를 키울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매년 아마존 측에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댓가로 수천억원을 지불해왔다. 삼성전자는 아마존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서비스도 이용하고 있다.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는 스토리지, 서버 등 정보기술(IT) 인프라 운영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16일 조이언트의 인수를 밝히면서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와 서비스를 확충하게 됐으며, 전반적인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와 더불어 서비스 운영 관련 노하우, 전문 인력의 확보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또 이 회사는 “삼성전자는 조이언트 인수를 통해 스마트폰 분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물인터넷(IoT) 등 늘어나는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하는 자체 기술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 아마존, MS 국내 전략부터 삼성SDS 운명까지 바꿔놓을 수 있어
IT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조이언트가 미칠 파장이 적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1월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한국에서 데이터센터(리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AWS는 클라우드 컴퓨팅, 웹 운영·개발 등 서비스 기반이 되는 데이터센터를 ‘리전(Region)’이라고 부른다. 아마존은 KT와 SKT의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리전을 만들었다. 지난 5월에는 MS는 2017년 1분기 안에 서울과 부산에 1개씩의 리전을 신설하고 데이터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조이언트를 인수해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하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삼성전자 수요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S헬스, 삼성녹스(Knox) 등을 조이언트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옮긴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자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과 강력한 브랜드 파워, 안정적인 재정 지원을 통해 조이언트를 아마존 대항마로 키운다는 계획이여서 향후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아마존이 사실상 경쟁할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삼성SDS가 물류 부문과 IT서비스 부문의 분할을 예고한 가운데, 이번 인수가 삼성전자와 삼성SDS 조직 개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SDS 인력 상당 부문을 흡수해 클라우드 사업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조이언트 인수 후에는 삼성전자 미국 법인 산하 독립 법인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회사를 인수하는 데 수천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