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난에 뿔난 대학생들 주거정보 공유, 셰어하우스로 대응

조선비즈
  • 고성민 기자
    입력 2016.06.16 11:10

    “방에서 바퀴벌레 나온다” 리뷰 학생 사이서 인기
    대학 총학생회는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

    대학생들이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공인중개사나 집주인이 알려주지 않는 주거 정보를 공유하고, 집주인의 이른바 ‘갑질’은 리뷰글로 고발한다. 학생 단체인 총학생회는 낮은 기숙사 수용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셰어하우스(share house·여러 명이 한 집에서 공동으로 거주하는 주거 형태)'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 “원룸 리뷰 남겨 정보 불균형 해소”

    서울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4학년 이재윤(25)씨가 작년 말에 만든 주거정보 리뷰 사이트인 ‘집토스’가 인기다. 집토스에 접속하면 서울대입구역을 중심으로 관악구 지도가 보이는데, 지도에 있는 각 건물을 클릭하면 해당 건물 세입자들의 주거 리뷰가 나타난다.

    세입자 정보공유 사이트 집토스에 올라온 ‘주거 리뷰’ 글. /집토스 캡처
    바퀴벌레·곰팡이 서식 여부, 벽간 소음 등은 방을 구하는 임차인이 집을 계약하기 전에 꼭 확인하고 싶어하는 정보 중 하나지만 짧은 시간에 방을 둘러봐서는 알기가 어려운 점에 착안한 것이다.

    집토스에는 “방 내놓은 세입자였는데 주인이 다른 방보다 빨리 빼고 싶으면 돈을 내라고 요구했어요.” “옆집 대화 소리가 들리고, 건물 출입문 여닫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온수가 너무 안 나와요. 재입대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바퀴벌레도 자주 나와요.”와 같은 익명 세입자들의 솔직한 주거 정보가 가득하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중개를 시작했는데, 중개업체로서 임차인들에게 더 자세히 알려줄 정보가 없어서 아쉬웠다”며 “임차인과 임대인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주거 리뷰를 남기는 것이 주거문제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해인 서강대 총학생회 주거생활국장은 “청년들이 주거 소비자로서 힘이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정보의 불균형 때문”이라며 “실제 거주자들의 리뷰를 공유해서, 집주인들이 ‘갑의 횡포’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재윤 대표와 함께 이달 중, 서강대 총학생회는 다른 부동산 스타트업(Startup·초기 벤처기업)과 함께 오는 9월 주거정보 리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 셰어하우스 입주자 모집에 나선 총학생회

    총학생회가 셰어하우스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운영·관리를 하는 것도 대학가의 한 흐름이다. 서울대 총학생회에는 작년부터 셰어하우스 입주자 모집을 시작했고, 고려대 총학생회도 지난 8일 공고를 내고 셰어하우스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셰어하우스 ‘코잠’ 구조도. /고려대 총학생회 제공
    작년 2학기에 ‘모두의 아파트’라는 이름의 셰어하우스 프로그램을 운영한 서울대 총학생회는 올 1학기부터 오피스텔, 다세대를 나눠 쓰는 ‘모두의 하우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모두의 아파트’와 ‘모두의 하우스’는 한 방에 2명(작은 방은 1명)씩 지내고 1인당 보증금은 500만원, 월세는 20만~50만원이다. 일반 아파트 및 오피스텔과 비교하면 보증금 부담이 적고 월세도 저렴한 편이다. 현재 총 52명의 서울대 학생이 셰어하우스를 이용하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지난 8일 셰어하우스인 ‘코잠’의 모집을 시작했다. 코잠 셰어하우스에 입주할 학생들은 전용 140㎡ 정도의 고려대 인근 아파트에 1인당 보증금 68만~90만원, 월세 34만~45만원을 내야 한다. 입주자 인원은 8명이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조만간 입주자를 한 번 더 모집할 계획이다.

    총학생회는 대학교의 기숙사 수용률이 너무 낮아 셰어하우스 모집에 나섰다고 말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교의 기숙사 수용률은 10~30% 수준이다. 연세대가 31.2%로 비교적 높은 편이고 성균관대 22.5%, 서울대 20.4%, 서강대 12.2%, 중앙대 12.1%, 한양대 11.5%, 고려대가 10.5%다. 기숙사가 없는 대학도 있다.

    이윤지 고려대 총학생회 주거생활국장은 “고려대의 기숙사 수용률이 너무 낮아 많은 학생이 비싼 월세를 주고 원룸에서 살고 있다”며 “학생들의 주거비를 낮출 방법을 고민하던 중에 총학생회에서 셰어하우스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총학생회에서 입주자를 모집하는 만큼 학생들의 신뢰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다른 대학들도 주거정보 리뷰와 셰어하우스가 활성화되는 흐름을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 내 한 4년제 대학의 총학생회 관계자는 “아직 셰어하우스나 주거정보 공유 서비스는 하지 않고 있지만 부동산 스타트업 업체 한 곳과 만나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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