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0일 아침 8시부터 롯데그룹 정책본부 등 계열사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호텔롯데 대표이사) 집무실과 자택 등 17곳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 회장 일가가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통해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작년 말부터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내사를 벌였다.

따라서 이번 압수수색은 검찰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신 회장과 ‘호텔롯데’의 경영상 비리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신호탄으로 재계는 받아 들이고 있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서울 소공동 롯데 본사 입구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 자택과 집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신 회장의 핵심 측근이자 ‘롯데그룹의 2인자’ 격인 이모(69) 롯데그룹 부회장 등 호텔롯데 핵심 임원 4~5명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상장을 앞두고 검찰 수사가 시작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이날 아침 검사와 수사관 200여명을 롯데호텔 등 17곳에 보내 회계 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했다.

롯데 측은 “계열사 중에선 현재 롯데호텔, 롯데정보통신, 대홍기획, 롯데홈쇼핑, 롯데시네마 등에서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롯데 본사 1층엔 수십명의 취재진이 모여 검찰 수사관, 롯데 관계자들의 움직임을 살폈다.

관광객들과 일반 시민, 기자들이 섞여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롯데 관계자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곳곳에서 전화 통화를 하거나 삼삼오오 대화를 나눴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서울 소공동 롯데 본사 입구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25층과 26층은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 번 롯데홈쇼핑 압수수색때 오후 7시 이후에 수색이 끝났다. 수색이 언제 끝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검찰은 롯데그룹의 계열사간 자산거래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2 롯데월드 건설 및 인허가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정치권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월드 인허가 과정에서 정치권과, 군,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군에서 항공기 이착륙 위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활주로 각도를 변경하는 등 특혜를 베풀었고, 이 과정에서 거액의 금품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롯데그룹이 오너 일가 3세들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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